김영신 medicalkorea1@daum.net
의료기사법 개정안이 지난 19일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법안심사제1소위원회에서 ‘계속심사’로 보류됐다.
이후,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힘 간 공방이 격화되는 가운데 대한의사협회와 대한치과의사협회 등은 국회 앞 궐기대회를 통해 ‘결사 저지’입장을 보이고 있다.
◆민주당 “특정 집단 눈치 보며 민생 외면”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위원 일동은 지난 21일 성명서를 내고 “국민의힘 보건복지위원들의 입법 방해로 통합돌봄을 절실히 기다리던 노인과 장애인, 환자와 가족들의 삶이 내동댕이 쳐졌다”고 비판했다.
민주당은 의료기사의 병원 밖 서비스 제공에 대한 법적 근거 마련을 국민의힘 김미애 간사와 서명옥 의원이 가로막았다고 지목했다.
민주당은 이번 법안심사소위가 여야 간사실이 정부 수정대안에 대해 이견이 없음을 확인한 뒤 처리를 위해 개회된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김미애 간사는 의사단체가 반대에 나서고 의사 출신 국민의힘 의원들이 편승하자 여야 협상 결과마저 우롱했다”며 “입법을 외면한 것은 국회의원으로서 직무유기이자 입법권 남용”이라고 규탄했다.
◆국민의힘 김미애 간사 “졸속 처리 불가…정부 준비 부족”
이에 대해 국민의힘 김미애 보건복지위 간사는 같은 날 입장문을 통해 “통합돌봄 취지에 적극 공감한다”면서도 “국민건강과 환자안전이 걸린 입법을 충분한 검토 없이 처리할 수는 없다”고 반박했다.
김 의원은 소위 준비 과정에서 조문상 문제점과 환자안전 우려, 현장 혼란 가능성을 지적할 때마다 정부가 그때그때 수정안을 고쳐왔다고 설명했다.
김 의원은 법안소위 전문위원 검토보고서에서도 의료인과 의료기사 간 업무관계 변화에 따른 직역 갈등 우려, 의사와 의료기사 간 직접적 지휘·감독 관계 배제 시 국민 건강·안전 위해 가능성, ‘지도’와 ‘처방’ 개념 혼용에 따른 해석 혼란 등이 지적됐다고 근거를 제시했다.
또한 통합돌봄지원법이 2024년 2월 본회의를 통과해 올해 3월 시행됐음에도 정부가 제대로 준비하지 못한 점을 꼬집으며 “법안이 곧바로 통과되지 않았다고 야당 탓을 하는 것은 무책임한 태도”라고 맞섰다.
◆의사 출신 의원들도 잇따라 우려
국민의힘 내에서는 의사 출신 의원들이 연이어 반대 입장을 밝혔다.
서명옥 의원은 22일 페이스북을 통해 “‘지도’와 ‘처방’ 개념이 함께 사용되면서도 책임 범위와 법적 정의가 정리되지 않았다”며 “현장에서 혼선이 발생할 경우 국민 안전 공백은 누가 책임질 것이냐”고 반문했다.
이어 “현장의 혼란을 우려하는 목소리를 특정 직역의 이해관계로 몰아가는 것은 불필요한 직역 갈등을 조장하는 행태”라고도 지적했다.
한지아 의원도 지난 18일 정부 수정안에 대해 “환자안전보다 책임 공백을 만들 가능성이 크다”고 밝혔다.
◆의협·치협 “결사 저지” 궐기대회
대한의사협회와 대한치과의사협회는 지난 19일 국회 앞에서 ‘의료기사법 개정 결사 저지’ 전국 의사·치과의사 대표자 궐기대회를 진행했다.

의협은 브리핑을 통해 “계속심사 결정은 환자 안전과 의료체계의 기본 원칙을 지키고자 하는 의료계의 우려가 국회에 전달된 결과”라며, “계속심사는 종결이 아니라 보류”라며 지속적인 대응을 예고했다.
의협은 이 법안이 없으면 방문재활이나 통합돌봄이 불가능한 것처럼 언급되는 데 대해서도 반박했다.
의협은 “재활의료기관 수가 시범사업에서 방문재활이 이미 명문화돼 진행되고 있다”며 “통합돌봄 사업이 지지부진한 것은 서비스 설계구조의 문제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핵심 쟁점 ‘지도’냐 ‘처방·의뢰’냐
의협은 법안 반대의 핵심 논리로 책임 구조 설계 문제를 제시했다.
의협은 “의사의 지도·감독 없이 처방·의뢰만으로 의료기사 업무가 독자적으로 수행될 경우, 환자 상태 변화에 대한 판단과 위험 상황 대응, 책임 소재에 공백이 커진다”며 “의사의 지도·감독이 배제된 의료행위는 환자 안전을 보장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또한 “‘지도’가 아닌 ‘처방·의뢰’만으로 업무 수행을 가능하게 하겠다는 방식에 집착하는 것은 특정 직역의 업무 범위 확대를 앞세운 졸속 입법으로 비칠 수밖에 없다”고 주장했다.
대법원도 의료기사 제도에 관해 “특정 분야의 의료행위를 의사의 지도하에서 제한적으로 행할 수 있도록 허용한 것”이라 판시한 바 있고, 헌법재판소 역시 “의료기사 업무는 국민 건강과 직결되므로 반드시 의사의 지도 아래 수행되어야 한다”고 밝힌 바 있어, 법적 해석을 둘러싼 논란도 쉽게 가라앉기 어려운 상황이다.
◆향후 전망…“법적 공백” vs ‘환자 안전’ 조화가 관건
민주당은 “국민께서 간절히 원하는 통합돌봄에 필요한 입법을 위해 계속 나아가겠다”는 입장이다.
국민의힘은 “국민건강과 환자안전이라는 원칙 아래 적극 논의하되 졸속 처리는 불가하다”는 기조를 고수하고 있다.
의협은 “정부·관계기관과 지속적으로 협력하며 국민 건강과 생명 안전을 최우선에 두겠다”면서도 “법안 재추진 시도에 대한 경계를 늦추지 않겠다”는 입장이다.
[메디컬월드뉴스 김영신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