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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 복지위 소위 ‘의료기사법 개정안’ 기습 상정 예고…의료계 강력 반발 의협·치협·지역의사회 등 “환자 안전 위협하는 졸속 입법” 2026-05-18
김영신 medicalkorea1@daum.net

대한의사협회를 비롯한 의료계가 18일 국회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의료기사 업무 수행 기준을 ‘의사의 지도’에서 ‘처방·의뢰’로 변경하는 내용의 의료기사법 개정안에 대해 즉각 철회를 요구하며 강력 반발에 나섰다.


◆의료계 “의료 안전의 근간 허무는 개악”

김택우 대한의사협회 회장은 이날 오후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통해 “현행법상 의사의 지도 하에서만 가능하도록 한 의료기사의 업무를 '처방·의뢰'만으로도 수행할 수 있도록 허용하는 개정안은 국민 건강에 직접적인 위해를 일으킬 수 있다”며 즉각 철회를 촉구했다.

이번 기자회견에는 대한의사협회뿐 아니라 대한치과의사협회, 대한재활의학회, 대한재활의학과의사회, 대한정형외과의사회 등은 물론 경상남도의사회와 부산광역시의사회 등의 지역의사회도 긴급 성명을 발표하며 강력 반대 입장을 보였다.

◆쟁점 핵심…“처방·의뢰 전환 시 즉각 대응 불가능”

의료계가 가장 강하게 문제 삼는 것은 의료기사 업무 수행 기준의 변경이다. 

현행 체계에서 의사의 ‘지도’는 의료기사가 소속된 의료기관 내에서 환자 상태 변화에 의사가 직접적이고 즉각적으로 개입할 수 있음을 전제로 한다.

김택우 회장은 “이를 ‘처방·의뢰’로 바꾸는 순간, 특히 의료기관 밖에서 상황이 발생한다면 의사의 관여는 불가능해지고 의료사고 발생 가능성이 높아진다”고 경고했다. 

이어 “의사의 처방이나 의뢰만을 받은 의료기사가 단독으로 업무를 수행한 결과 환자에게 악결과가 발생했을 때 누구의 책임으로 해야 하겠느냐”며 “그 피해는 결국 환자와 가족이 떠안게 된다”고 지적했다.

경상남도의사회도 성명에서 ▲환자 안전을 위협하는 변칙적 무면허 의료행위 허용 ▲의료 면허 체계 붕괴와 보건의료 질서 혼란 ▲책임 소재 불명확으로 인한 국민 피해 가중 등 세 가지를 반대 근거로 제시했다.

◆“19일 소위 기습 상정은 입법 폭거”

의료계의 반발을 더욱 촉발한 것은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법안심사 제1소위원회가 19일 오후 2시 의료기사법 개정안을 원포인트로 전격 상정하려 한다는 소식 때문이다. 

당초 예정에 없던 소위원회가 이례적으로 급히 개최되는 것으로, 의료계는 이를 ‘졸속 심사’이자 ‘기습 상정’으로 규정했다.

부산광역시의사회는 성명에서 “의료 전 직역에 걸쳐 이 법안의 심각한 문제점에 대한 우려가 광범위하게 공유되고 있음에도 국회가 이 모든 목소리를 외면한 채 졸속 상정을 강행하려 한다면 이는 국민건강을 정치적 편의의 수단으로 삼는 행위”라고 규탄했다. 

경상남도의사회 역시 “타당한 숙의 과정도 없이 밀어붙이겠다는 것은 입법 폭거”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돌봄통합에 법 개정 불필요…현행 체계로 충분”

남인순·최보윤 의원이 대표발의한 해당 개정안은 돌봄통합지원법에 따른 통합돌봄체계 추진과 방문재활 확대를 추진 배경으로 제시하고 있다. 

그러나 의료계는 현행 체계만으로도 돌봄통합 및 방문재활이 가능하다는 입장이다.

김택우 회장은 “2023년 1월경부터 진행 중인 정부 시범사업을 통해 의사의 ‘지도’ 하에서도 돌봄통합 및 방문재활이 가능하다는 점이 확인됐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정부 추진 로드맵에 따르면 물리치료사의 방문재활은 2028년 또는 2029년 안정기에 도입될 예정으로, 현 단계에서 법 개정을 서두를 필요성도 부족하다”고 덧붙였다.

의료계는 돌봄통합사업에 적극 협력하고 있으며 의사들이 핵심적 역할을 수행하고 있음에도, 이러한 전문가 의견이 묵살된 채 개정안이 발의됐다는 점도 문제로 제기했다.


◆대안 ‘한지아 의원 발의안’ 제시

의료계는 대안도 함께 제시했다. 

대한의사협회는 의료기관 외에서도 의사의 지도가 가능하도록 공간적 범위를 중심으로 ‘지도’ 개념을 확장하는 방안을 제안했다.

구체적으로는 한지아 의원이 대표발의한 개정안(의안번호 2218348)이 대안으로 거론됐다. 

이 법안은 정보통신기술 기반 원격지도 개념을 도입해 의사의 지도·감독이라는 대원칙을 유지하면서도 의료기관 밖에서의 재활 서비스 제공에 법적 근거를 마련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부산광역시의사회도 “남인순·최보윤 의원 발의 개정안을 즉각 폐기하고, 한지아 의원 발의안을 중심으로 환자 안전을 담보하는 합리적 입법을 신중히 추진하라”고 요구했다.

◆“법안 폐기될 때까지 전국 연대 저지”

의료계는 해당 개정안이 의료기사법상 임상병리사, 방사선사, 물리치료사, 작업치료사, 치과기공사, 치과위생사 등 모든 의료기사 직종에 적용된다는 점에서 파급력이 광범위하다고 우려했다. 

김택우 회장은 “의료체계의 근간을 흔드는 입법 시도에 대해서는 결코 용납할 수 없다”며 내일 소위원회에서의 일방적 논의 중단과 법안 철회를 강력히 요구했다.

경상남도의사회는 “이 개정안이 완전히 폐기될 때까지 전국 의료계와 굳건히 연대하며 단호하게 저지할 것”을 선언했고, 부산광역시의사회도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지키기 위해 대한의사협회와 함께 끝까지 저항할 것”을 강조했다.

[메디컬월드뉴스 김영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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