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재관 newsmedical@daum.net
질병관리청(청장 임승관)과 식품의약품안전처가 감사원 감사 등에서 드러난 백신 관리 공백을 메우기 위해 ‘국가예방접종 백신 품질관리 및 안전접종 강화방안’을 발표했다.
의료기관은 이물 등 품질이상을 예방접종통합관리시스템으로 신고하고, 제약사는 신고 접수 후 45일 이내에 최종 조사결과를 보고하도록 하는 것이 골자다.
◆감사원 지적 뒤 ‘전주기 관리’로 전환
이번 방안은 백신 품질이상 신고·조사·조치부터 유통·보관, 접종, 접종 후 이상반응까지 전 과정의 안전관리를 강화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
질병청과 식약처 간 책임과 역할을 명확히 하고, 예방접종통합관리시스템을 활용해 정보 공유를 강화한다는 계획이다.
추진 배경에는 잇단 문제 제기가 있었다.
지난 2월 감사원 감사 등에서 이물 신고 백신 통보 절차 미흡, 제약사 조사 장기화, 동일 제조번호 백신 접종 지속, 국가출하승인 전 접종, 오접종 등이 지적됐다.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백신 안전성 우려가 커지면서 국가예방접종 참여에도 부정적 영향이 나타났다.
(표)국가예방접종 백신 품질이상 신고·접수·관리체계 구축

◆품질이상 신고, 시스템으로 일원화
지금까지는 의료기관이 이물 등 품질이상을 발견해도 신고 절차와 접수기관이 명확하지 않았다.
현행 신고절차가 제약사 중심으로 규정돼 있고, 신고 정보를 공유할 별도 시스템도 없어 신속한 대응에 한계가 있었다.
앞으로 의료기관은 이물, 혼탁·변색, 용기 손상, 라벨 이상, 보관 중 온도이탈 등 육안으로 식별 가능한 품질이상 의심사례를 표준화된 양식에 따라 시스템으로 신고한다.
신고양식에는 의료기관 정보, 바코드로 입력한 백신 정보, 백신 상태, 이물 사진 등이 담긴다.
신고 내용은 제약사에 이메일·문자로 자동 통보되고, 질병청과 식약처가 시스템 등록정보를 함께 확인한다.
조치사항도 시스템에 등록해 신고부터 조치 완료까지 사건 단위로 관리한다. 이를 통해 정보 누락과 조치 지연을 막는다.
이물이 신고된 백신은 제약사가 수거하기 전까지 사용을 중지하고 격리 보관한다.
같은 제조번호 백신을 쓰는 의료기관에는 시스템으로 '접종 시 주의' 알림을 보내 접종 전에 확인하도록 한다.
◆제약사 조사 평균 107일→단계별 45일 기한
이물 신고 백신에 대한 제약사 조사는 그동안 회신 기한 규정이 없어 장기화하기 일쑤였다.
코로나19 백신의 경우 조사결과 회신까지 평균 약 107일이 걸렸다. 조사 결과가 나오기 전에는 접종 보류·중단 같은 선제 조치를 판단할 근거를 확보하기도 어려웠다.
이에 따라 제약사는 조사 과정을 4단계로 나눠 기한 안에 보고해야 한다.
▲접수보고(72시간 이내): 신고 백신 실물을 수거해 육안소견, 제품식별정보, 동일 제조번호 정보 등을 보고 ▲1차 보고(15일 이내): 보관검체 확인, 제조기록 조사 등을 활용한 중간 조사결과 보고 ▲2차 보고(30일 이내): 성분 동정, 정밀분석 데이터 등을 활용한 조사결과 보고 ▲최종 보고(45일 이내): 원인과 사용 가능 여부를 포함한 최종 조사결과 보고 |
절기접종이 몰리는 10~11월이나 위기 시 대국민 접종처럼 일일 접종량이 집중될 때는 공중보건 영향을 고려해 더 신속하게 조사하도록 했다.
1차·최종 보고는 사안에 따라 기한을 연장할 수 있고, 최종결과를 먼저 제출하면 조기 종료할 수 있다.

◆조사 끝나기 전에도 접종보류·회수
제약사는 품질이상 원인을 제조·공정, 유통·보관, 접종, 추가조사 필요로 분류하고 근거를 함께 제시한다.
유통·접종 과정 문제는 질병청이, 제조 공정 문제는 식약처가 조치한다. 추가조사가 필요하면 두 기관이 공동으로 검토한다.
단기간에 이물 신고가 잇따르는 등 위해 우려가 높으면 제약사 조사가 끝나기 전이라도 조치할 수 있다.
질병청은 접종을 보류하고, 식약처는 판매중단·회수에 나선다. 최종 조사에서 위해성이 없는 것으로 확인되면 잠정조치를 해제하고 접종을 재개한다.
두 기관은 보고기한을 정하는 과정에서 13개 국가예방접종 백신 공급 제약사, 한국바이오의약품협회와 네 차례 간담회를 열었다. 이를 통해 국내외 제약사의 기술적·행정적 여건을 반영했다.
(표)단계별 보고(제약사→질병청,식약처) 절차

◆온도이탈 시 ‘즉시 격리·보건소 보고’
유통 단계에서는 콜드체인 관리를 강화한다.
조달·위탁유통업체와 의료기관에 대한 현장점검과 교육을 늘리고, 자동온도기록장치 활용을 확대한다. 의료기관마다 장치 구비율에 차이가 있고, 담당자가 없거나 바뀔 때 관리 공백이 생긴다는 지적에 따른 조치다.
온도이탈 시 대응 절차도 구체화했다.
의료기관은 이탈 백신을 즉시 격리해 '사용 금지'를 표시하고, 관할 보건소에 보고한 뒤 제약사에 안정성 평가를 문의해야 한다. 품질이상이 확인되면 백신비를 반납한다. 온도이탈이 잦거나 부적합 백신을 접종한 기관은 방문점검과 위탁계약 해지 대상이 된다.
국가출하승인 전 접종의 재발도 막는다.
코로나19 유행 당시 출하승인 전 배송을 예외적으로 허용했는데, 일부 의료기관이 승인 여부를 확인하지 않고 접종한 사례가 나왔다.
질병청은 당시 시행한 시스템 정비, 봉함지 부착, 문자 전송 등의 조치를 사전확인 절차로 정리해 올 하반기 마련할 매뉴얼에 담는다는 계획이다.
◆2027년 3월 QR·바코드로 ‘접종 백신 대조’
오접종 예방에는 디지털 기술을 도입한다.
2027년 3월부터 피접종자 정보를 QR로 변환해 스캔하면 접종 이력이 자동으로 조회된다. 백신의 QR·바코드를 스캔하면 접종할 백신과 실제 투여할 백신이 맞는지 대조하고, 유효기간을 화면에 실시간으로 표시한다.
그동안은 정보를 수기로 입력해 착오 가능성이 있었다.
교육 체계도 손본다.
올바른 접종술기와 오접종 유형·예방법·대응방법을 하나의 과목으로 통합하고, 모든 예방접종 심화교육 과정의 필수과목으로 지정한다.
오접종이 발생하면 보건소 등이 표준화된 점검양식으로 현장을 점검한다. 접종기관의 오류가 확인되면 재교육·주의·위탁계약 해지 등 행정지도를 병행한다.
◆건보 자료 연계해 이상반응 ‘능동감시’
접종 후 이상반응 감시는 신고에 의존하던 수동감시에서 능동감시로 확대한다.
신규 도입 백신과 대상자 확대, 용법·용량 변경 백신의 접종자를 추적조사한다. 올해는 용량이 바뀐 수두 백신과 대상이 확대된 HPV 백신 접종자를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진행한다.
국가예방접종 데이터와 건강보험 의료이용 자료는 월 1회 준실시간으로 연계·분석한다.
이를 통해 이상반응 안전성 신호를 조기에 탐지하고, 접종과 이상반응 간 인과성 판단 근거를 확보한다.
미국 식품의약국(FDA), 세계보건기구(WHO) 등 해외기관의 이상반응 정보도 매월 모니터링한다.
지자체의 역학조사 역량을 높이기 위해 역학조사관 교육을 상·하반기에 1회씩 실시한다.
질병청에는 의학·약학 전문성을 갖춘 전담 역학조사관을 배치해 지자체를 지원한다. 배치 근거는 ‘예방접종관리법’을 제정할 때 하위법령으로 마련할 예정이다.
질병청은 10월에 개정사항을 파악하고 시스템 세부 실행계획을 세웠다.
12월까지는 ‘국가예방접종 사업 관리 지침’과 ‘백신 보관 및 관리 가이드라인’ 등에 개선사항을 반영한다.
품질이상 신고·오접종 관리 전산화는 내년 상반기에, 시범 운영과 보완은 내년 하반기에 진행한다.
임승관 질병관리청장은 “국가예방접종 백신이 국민 건강과 직결되는 만큼 공급과 접종, 이상반응 감시 전 과정에서 안전관리가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이번 방안으로 백신 품질문제에 신속히 대응하고 의료기관의 안전한 접종을 지원해, 국민이 안심하고 국가예방접종에 참여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메디컬월드뉴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