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재관 newsmedical@daum.net
의료혁신위원회가 지난 5월 28일 제6차 회의에서 충북·대구 등에서 잇따른 고위험 산모 수용 거부 사례를 계기로 모자의료 체계의 구조적 문제를 진단하고, 사전 대응 중심의 중장기 개편 방향을 중간 보고하며 최종 권고안 마련에 속도를 냈다.
◆분만 감소, 고위험 수요는 그대로
출생아 수는 2019년 30만 3,000명에서 2024년 23만 8,000명으로 21.3% 감소했지만, 고위험 진료 부담은 오히려 가중되고 있다.
35세 이상 고령 산모 비중은 같은 기간 33.4%에서 35.9%로 늘었고, 다태아 비중도 4.6%에서 5.6%로 증가했다.
미숙아는 절대 수가 2만 4,000명 수준을 유지하며 분만이 줄어도 신생아 집중치료 수요는 줄지 않는 구조다.
▲공급 기반은 반대로 빠르게 축소
분만 가능 의료기관은 2019년 440개소에서 2024년 357개소로 18.9% 줄었다.
산모태아집중치료실(MFICU)이 없는 시도도 울산·세종·전남·경북·제주 등 5곳이다.
신생아집중치료실(NICU) 관내 의료 이용률은 경북 5.5%에 그치는 반면 서울은 93.1%로 17배 격차가 벌어졌다.
분만취약지는 2011년 48개 시·군에서 2026년 108개로 2.3배로 늘어났다.
▲인력 유출도 악순환
대학병원 산과 전임교원은 2010년 144명에서 2024년 128명으로 감소했고, 2025년 하반기 전공의 충원율은 산부인과가 48.2%에 불과해 피부과(89.9%), 안과(91.9%)와 큰 격차를 보였다. 높은 의료사고 리스크와 난임·미용 분야로의 이탈이 인력 부족을 심화시키고, 이로 인한 업무 가중이 추가 이탈을 부르는 악순환이 반복되고 있다.

◆지역별 사전 대응체계 구축이 핵심
위원회는 응급 발생 후 반응적·사후적 대응에서 임신 중 예방적·선제적 대응으로 패러다임을 전환하는 것을 개편의 핵심 방향으로 제시했다.
▲산전 진찰부터 위험도 관리
산전 진찰은 거주지 인근 산부인과 병·의원 이용을 원칙으로 하되, 의료취약지는 순회 진료를 활용한다.
임신 초·중반기에 위험 선별(maternity triage)을 실시해 분만 기관을 사전에 선택·지정하고, 고위험 산모는 별도로 등록해 관리한다.
고위험 임산부 정보는 중증·권역 모자의료센터에 사전 공유해 응급 시 대응 시간을 단축한다.
▲응급 이송·전원 체계 강화
조산이나 예측하지 못한 응급상황 발생 시 전원전담팀과 연계해 이송·전원을 지원하며, 병원 간 전원도 119구급차가 담당한다.
모자의료센터는 응급환자 수용을 위한 대기 병상을 상시 운영하고, 응급상황 발생 시 즉시 의료 자문과 이송 안내가 가능한 24시간 전화 상담체계도 구축한다.
◆중증센터 전국 6개로 확대
현재 서울에만 2개소인 중증모자의료센터를 동남권·대경권·중부권·호남권 등 5극 중심 6개소로 단계적으로 확대하는 방안이 제시됐다.
센터별 역할도 명확히 규정된다.
중증센터는 28주 미만·다학제적 진료와 전국 단위 전원 수용을, 권역센터는 28~32주 미만 고위험진료와 권역 네트워크 운영을, 지역센터는 32~34주 중등증 이하 분만·신생아 진료를 각각 365일 24시간 담당한다.
◆국가 책임 강화…포괄 보상 모델 도입
현행 지원 체계는 지원에 따른 책임을 묻지 않아 기관의 서비스 유지 의무가 없다는 한계가 지적됐다.
위원회는 민간 소유·운영 의료기관이 안정적으로 운영할 수 있도록 국가가 책임지고 지원하되, 예비병상 유지 등 공공적 의무를 부과하는 기관 단위 포괄 보상 모델을 제시했다.
고정비 보전, 손실보상, 인건비·당직 유지비 지원을 포함하며, 지원과 의무를 계약으로 묶어 기관의 자율적 철수를 제한하고 운영 안정성을 담보하는 구조다.
◆인력 확보·난임치료 표준화도 병행
인력 부족 대응으로는 모자의료센터에 관련 전문인력을 집중하는 단기 방안과 함께, 세부 전문의 양성 위주 수련 과정의 포괄적 진료역량 중심 개편, 개원가로 이탈한 전문의 재유입을 위한 재교육 프로그램, 진료지원 간호사·조산사 등 대체인력 양성 방안이 제시됐다.
국립대병원에 분만·신생아 전공 교원을 국가가 배정하는 방안도 논의됐다. 아울러 고위험 다태아 임신을 줄이기 위해 난임치료 시 단일배아 이식(SET) 진료 표준을 개발해야 한다는 의견도 제시됐다.
위원회는 이번 중간 보고를 바탕으로 최종 권고안을 마련해 오는 6월 25일 예정된 제7차 의료혁신위원회에서 발표할 예정이다.
충북·대구의 고위험 산모 이송 실패 사례로 드러난 모자의료 체계의 구조적 취약성을 메울 수 있는 실효성 있는 정책이 마련될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메디컬월드뉴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