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신 medicalkorea1@daum.net
일차의료기관의 방문진료 참여를 가로막는 가장 큰 장애물은 정보 부족과 낮은 수가, 인력 부족인 것으로 조사됐다.
대한재택의료학회 2025년 추계 심포지엄에서 발표된 ‘지역의사회를 중심으로 한 의료·돌봄 제공 체계 확립’ 연구 결과 이같이 확인됐다.
고상백 연세대 원주의과대학 예방의학교실 교수가 발표한 이번 연구는 일차의료기관과의 연계 체계를 구축하고 일차의료 방문진료센터를 설계하는 것을 목표로 진행됐다.
연구는 문헌 고찰, 전문가 인터뷰, 현장 방문, 설문조사 등 다각적 방법론을 활용해 2025년 7월까지 약 6개월간 진행됐다.
연구책임자로는 이건세 건국대 교수를 비롯해 총 9명의 연구진이 참여했다.
◆방문진료 필요 인구 최대 150만명 추산
연구팀은 방문진료가 필요한 인구를 약 50만에서 150만명으로 추산했다.
거동 불편으로 미충족 의료를 경험한 추계 인구는 28만명이며, 노인요양시설 거주자는 24만명이다.
장기요양 등급자는 116.8만명(2025년 3월 기준)이며, 이 중 1-3등급 중증 등급자는 약 47만명이다.
전체 장애인 261만명 중 심한 장애인 수는 96.6만명이며, 연간 암 사망자 수는 9만명으로 사망 전 진료가 필요한 말기암 환자도 상당수다.
여기에 급성기 치료 후 전환기 치료가 필요한 대상까지 포함하면 잠재적 방문진료 대상자는 최소 50만명에서 최대 150만명으로 추정된다.
그러나 현실은 이와 크게 동떨어져 있다.
2019년 시범사업 시행 이후 2024년 상반기까지 방문진료 혜택을 누린 환자는 의원 기준 총 2만 3,274명에 불과했다.
국회입법조사처 실태조사에 따르면 거동불편 환자의 8.4%만이 방문진료 서비스를 이용하고 있다.

◆전국 의원의 2.8%만 시범사업 참여
일차의료 방문진료 수가 시범사업에 신청한 기관은 987개소(심평원 특수운영기관 정보 기준)로 전국 의원 3만 6,502개소 대비 약 2.8%에 불과했다.
실제 청구를 진행한 기관은 303개소로 더욱 미미한 수준이다.
지역 간 격차도 심각했다.
서울·경기 지역의 방문진료 청구 의원 수는 157개로 전국 303개의 52%를 차지했다. 방문 횟수는 4만 8,433회로 전국 7만 8,931회의 61%에 달해 수도권 집중 현상이 뚜렷했다.
병원 접근성이 낮은 지방에서 방문진료가 더욱 필요함에도 불구하고 실제로는 수도권에 집중되는 역설적 상황이 발생하고 있다.

◆방문진료 미참여 이유 1위는 “정보 부족”
연구팀은 대한재택의료학회, 한국재택의료협회, 대한의사협회 재택의료특별위원회 소속 의사 126명을 대상으로 온라인 설문조사를 실시했다.
조사 기간은 2025년 7월 22일부터 31일까지 10일간이었다.
응답자 중 시범사업에 대해 인지하고 있었지만 참여 신청을 하지 않았거나(54.8%) 신청은 했지만 참여하고 있지 않다(8.7%)고 답한 ‘미참여자’가 63.5%로 가장 많았다.
시범사업의 존재 자체를 모르고 있던 ‘미인지자’도 7.9%나 됐다.
반면 “시범사업을 신청하고 실제로 수행하고 있다”고 답한 참여자는 28.6%인 36명에 불과했다.
방문진료에 참여하지 않는 주된 이유로는 “방문진료에 대해 잘 몰라서”가 22.5%로 1위를 차지했다.
이어 “인력이 부족해서” 20.0%, “수가(보상)가 낮아서” 18.7%, “복잡한 행정 절차” 13.8%, “환자 발굴의 어려움” 8.8% 순이었다.
주목할 점은 미참여 사유 중 ‘방문진료에 대해 잘 모르는 경우’를 제외하면 해당 사유가 해결됐을 때 참여 의향이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는 점이다.
이는 적절한 지원과 개선이 이뤄진다면 참여율을 높일 수 있는 여지가 있음을 시사한다.

◆참여자의 92%, 방문진료와 일반진료 병행
시범사업 참여자 36명의 대부분(92%)은 방문진료와 일반진료를 병행하고 있었으며, 참여 시점도 개원 이후인 경우(83%)가 많았다.
참여자의 91.7%가 “일차의료 방문진료 수가 시범사업”을 수행하고 있었으며, 약 3분의 2는 “장애인 건강주치의 시범사업(61.1%)”과 “장기요양 재택의료센터 시범사업(58.3%)”에도 참여하고 있었다.
참여자들이 가장 시급한 개선 과제로 꼽은 것은 수가 인상이었다.
78.6%가 수가 인상을 최우선 과제로 응답했으며, 간호조무사 수가 부재, 이동 관련 지원 없음, 복잡한 제도와 청구·행정 처리의 어려움, 업무 전산화 미비, 본인 부담금 부담 등이 주요 문제로 지적됐다.

◆전문가 인터뷰로 본 현장의 목소리
연구팀은 실제 방문진료를 수행 중인 의사 4명을 대상으로 심층 인터뷰도 진행했다.
인터뷰 대상자들은 다양한 배경에서 방문진료를 시작했지만 공통적으로 지속 의향을 밝혔다.
인터뷰 결과 이동과 접근성 문제가 공통적으로 지적됐다.
도심 주차 문제, 야간·위급 방문의 어려움, 좁은 골목 접근성, 장비 운반의 어려움 등이 주요 장애 요인이었다.
행정 업무 측면에서는 서식 작성 시간 부담, 정보 및 시스템 단절, 중복 서식과 표준화 부재, 자료의 이중 기록 등이 문제로 제기됐다.
환자 발굴 경로는 지역 요양기관, 입소문, 요양보호사, 지역의사회, 콜센터 등 다양했지만 정보 단절 문제가 공통적으로 존재했다.
주요 스트레스 요인으로는 장거리 이동, 야간 대응 부담, 일정 불확실성, 가족·환자 기대 불일치와 소통 부재 등이 꼽혔다.
교육 및 훈련 필요성에 대해서는 현장 동행 중심 교육, 실무 사례 기반 교육, 가이드라인 교육, 지역 상황 반영 교육 등이 제안됐다.
◆현장 방문으로 확인한 성공 사례와 한계
연구팀은 전주시의사회 통합돌봄지원센터, 은평구 살림의료 방문의료지원센터, 도봉구 동동가정의학과의원, 진천군 돌봄스테이션 등을 방문해 운영 현황을 파악했다.
▲전주시의사회 통합돌봄지원센터
2019년 9월 설립돼 회장 1명, 센터장 1명, 사회복지사 2명, 간호사 1명 등 총 5명 체제로 운영 중이다.
2025년 4월 기준 20명의 의사가 참여하고 있으며, 이 중 14명은 일차의료 방문진료 수가 시범사업에도 참여하고 있다.
재정은 국고 50%, 전북도비 10%, 전주시비 40%로 구성되며 총 1억 6,000~7,000만원 규모다.
인건비 약 1억 1,000만원, 운영비 약 1,700만원, 사업비 2,800만원으로 편성돼 있다. 의사회 예산은 투입되지 않는다.
그러나 예산 제약으로 인해 대상자 확충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방문당 약 19만원(수가 청구 불가 기관), 출장비 5만원을 사업비 내에서 제공하고 있어 확대에 한계가 있다.
▲은평구 살림의료 방문의료지원센터
다학제 팀 진료 수가를 세분화해 운영하고 있다.
의사 방문진료 수가(12만 8,000원), 치과의사 방문진료(12만 8,000원), 방문재활(10만원), 생애말기 돌봄(6만 2,000원), 방문구강관리 치위생사(6만 2,000원) 등으로 구성됐다.
방문진료 활성화를 위한 지원 수가로 포괄평가비(8만 6,000원), 정기방문관리료(14만원), 야간/휴일 활동비(3만원), 동반인력 활동비(3만 5,000원) 등을 별도로 책정했다.
▲도봉구 동동가정의학과의원
의사 3명, 간호사 2명, 간호조무사 3명, 방사선사 1명, 코디네이터(사회복지사) 1명 등 총 10명으로 구성돼 있다.
2023년 월 6,070건이던 방문 횟수가 2025년 5월 이후 100건대로 증가했으며, 최근에는 월 13만 5,146건으로 지속 증가하고 있다.(다시확인 필요합니다. 앞뒤가 안맞고 가능한 숫자도 아니라서)
일일 운영은 오전 9시 야간 이슈 확인으로 시작해 당일 스케줄을 확정한다.
방문 팀은 운전원+의사+간호 3인 1팀으로 편성되며, 소형 업무용 차량을 사용한다. 평일 위주로 운영하며 업무폰은 17시 30분 이후 비응답, 공휴일은 휴무로 경계를 명확히 한다.
연계 네트워크는 동 주민센터, 요양보호사, 방문요양·간호센터 등과 협력하며, 지역 내 4~10여 곳과 밀접하게 협력하고 있다.
케이스 카톡방(의사·간호·코디)으로 상시 정보를 공유하며, 지역의사회 대상으로 청구·산정 컨설팅도 제공한다.
◆전문가 자문회의에서 제기된 핵심 이슈
연구팀은 대한재택의료학회·대한의사협회 재택의료 특별위원회 공동 세미나를 통해 전문가 자문을 받았다.
방문진료 전문가들은 “방문진료는 모두에게 조금씩보다 잘하는 곳에 확실히 지원해야 한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전문가들은 방문진료의 특성상 중증 환자 비중이 높고 야간·주말 대응이 필수적이라는 점을 강조했다.
대응 불가 시 지속이 어렵고, 경증 위주 진료는 한계가 있으며, 차량·프린터·의료기구·조무사 인건비 등 세팅 비용이 높다는 점도 지적했다.
‘가볍게 시작하는 모델’의 한계도 제기됐다.
수가·품질 불균형 초래, 표준화 어려움, 6~12개월의 러닝커브 필요, 환자 수 대비 효과 및 지속성 의문 등이 문제점으로 꼽혔다.
데이터 기반 현황 분석 결과, 전국 방문진료 환자 1만명 중 70%를 상위 28개 재택의료센터가 담당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전문가들은 저변 확대보다 거점(앵커)센터 강화가 효율적이라는 의견을 제시했다.
지역보건소장들은 용어와 범위 표준화 필요성, 보건소의 역할과 한계, 의사회 역량 공백 문제 등을 지적했다. 보건소는 환자 발굴과 연계, 행정 및 재정 지원, 거버넌스 조성은 가능하지만 공무원 신분상 직접 진료는 곤란하다는 입장이다.
현장 실무자들은 주차·동선 문제, 청구 지원 체계 필요성, 가족·돌봄 교육 필수성, 안전장치 마련 등을 요구했다.
특히 “월 50건 정기 환자 풀 확보가 자생력 전환점”이라는 구체적 지표를 제시했다.
◆정책 제언과 향후 과제
연구팀은 정책 개발 방향으로 제도적 기반 확립, 수가 및 재정 체계 개편, 인력·교육 정책, 디지털헬스·정보 정책, 지역사회 거버넌스 및 홍보 정책 등을 제시했다.
▲제도적 기반 측면
용어·범위 표준화, 보건소 역할 명확화, 돌봄통합지원법(2026년 시행 예정)과 연계한 제도 설계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수가 및 재정 체계는 거리·중증도·야간 가산 등 현실화, 간호조무사·물리치료사 등 동행 인력 수가 신설, 지자체 매칭 예산과 예산 다각화, 콜센터·행정인력 운영비 반영 등이 제안됐다.
▲인력·교육 정책
‘재택의료는 비주류가 아닌 필수 의료’라는 인식 확산 캠페인, 재택의료 인증제(교육·경험 기준) 도입, 온라인·모바일 기반 가족·요양보호사 교육 콘텐츠 개발 등이 제시됐다.
▲디지털헬스·정보 정책
의료·복지·요양 데이터 연동 통합 플랫폼 구축, 원격 모니터링 시스템 도입, AI 기반 위험 예측 및 환자 관리 알고리즘 개발 등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지역사회 거버넌스
보건소-의사회-복지기관 협의체 운영 근거 법제화, ‘내 지역 방문진료기관 찾기’ 통합 플랫폼 구축, 지역의사회 법인화 지원 등이 제안됐다.
고상백 교수는 “방문진료 5,000개, 재택의료센터 500개를 목표로 해야 한다”며 “방문진료의 저변이 확대돼야 그중에 재택의료센터에 참여하는 의원도 나온다”고 강조했다.
이어 “방문진료를 활성화하기 위한 수가 세분화, 현실화 및 고도화, 재택의료를 위한 교육 실시, 법률적 보완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박건우(사진 오른쪽) 이사장은 “이번 연구는 지금 이 시기 재택의료의 현상황을 잘 알려주는 연구이자, 1인 개원의가 어떻게하면 재택의료에 참여 할 수 있는가를 심층적으로 살펴본 후, 모델을 제안한 실효성 높은 연구라고 생각한다” 라고 밝혔다.
[메디컬월드뉴스 김영신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