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신 medicalkorea1@daum.net
보건복지부가 1월 6일 서울 중구 컨퍼런스하우스달개비에서 보건의료정책심의위원회(보정심) 제2차 회의를 개최하고, 의사인력 수급추계위원회가 지난해 12월 30일 확정한 추계 결과를 공식 보고받으면서 2027학년도 이후 의대정원 결정을 위한 본격적인 논의에 착수했다.
◆2035년 최대 4900명, 2040년 최대 1만1000명 부족 전망
이날 보정심에 보고된 수급추계 결과에 따르면, 2035년 의사 수요는 13만6000명에서 13만8000명 사이로 추정되는 반면, 공급은 13만3000명에서 13만5000명 수준에 그칠 것으로 나타났다.
2040년에는 수요가 14만4000명에서 14만9000명으로 증가하지만, 공급은 13만8000명에서 14만명 수준에 머물러 격차가 더욱 벌어질 전망이다.
구체적으로 수요추계 1안(ARIMA 모형)은 2035년 13만8206명, 2040년 14만9273명으로 가장 높게 나왔으며, 수요추계 2안(조성법 1)은 2035년 13만6340명, 2040년 14만5636명으로 집계됐다.
수요추계 3안(조성법 2)은 2035년 13만5938명, 2040년 14만4688명으로 상대적으로 보수적인 수치를 제시했다.
공급 측면에서는 확률론적 모형을 적용한 공급추계 1안이 2035년 13만3283명, 2040년 13만8137명으로 나타났고, 이탈률 기반 경쟁위험모형을 활용한 공급추계 2안은 2035년 13만4883명, 2040년 13만9673명으로 소폭 높게 산출됐다.
이에 따라 수요와 공급 간 격차는 추계 모형 조합에 따라 2035년 최소 1055명에서 최대 4923명, 2040년 최소 5015명에서 최대 1만1136명에 이를 것으로 분석됐다.
◆고령화·의료기술 발전 등 구조적 변화 반영
수급추계위원회는 지난해 8월부터 12월까지 총 12차례 회의를 거쳐 추계 모형과 가정, 변수 등을 정교하게 설계했다.
수요추계에서는 과거 의료이용 추세를 통계적으로 분석하는 ARIMA 모형과 함께, 통계청 장래인구추계를 반영해 인구 고령화의 영향을 구조적으로 반영하는 조성법 모형을 병행 적용했다.
공급추계에서는 의대 입학정원을 3058명으로 설정하되, 2025년 입학정원은 4567명을 적용했다. 의사 국가시험 합격률은 최근 10년 평균을 적용했으며, 면허의사의 사망 확률과 임상활동 확률을 성별·연령별로 세분화해 반영했다.
특히 추계위는 AI 기술 도입에 따른 생산성 변화와 근무일수 조정 등 미래 의료환경 변화를 시나리오로 제시했다.
AI 생산성이 6% 향상되고 근무일수가 5% 감소할 경우, 2035년 수요는 13만7545명, 2040년에는 14만8235명으로 조정됐다. 또한 의료이용 적정화 등 보건의료 정책 변화를 반영할 경우 2035년 수요는 13만6778명, 2040년에는 14만7034명으로 더욱 감소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추계 방법론의 한계와 주기적 재추계 필요성
추계위는 추계 결과 발표와 함께 방법론적 한계를 명확히 밝혔다.
코로나19와 의정 갈등 등 특수 요인으로 인한 의료이용량 변동성이 잔존하고 있으며, 시계열 모형으로 20년 이상 장기 추계 시 예측 오차가 확대될 수 있다는 점을 지적했다.
추계위는 “장기 시계열 자료 확보의 한계가 있으며, ARIMA 등 시계열 모형의 장기 추계 시 불확실성이 증가한다”며 “단일 모형의 결과를 확정적으로 해석하는 데는 한계가 있어 다양한 시나리오를 반영한 범위로 해석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에 따라 추계위는 정기적인 5년 주기 수급추계와 필요 시 보완 추계 실시, 업데이트되는 데이터 기반 추계치 갱신 등을 제안했다.
또한 마이크로시뮬레이션 등 고도화된 추계 모형 도입을 위한 개인 단위 데이터 기반 구축과 관계 기관 간 자료 교류의 적극적 추진 필요성도 제시했다.
◆지역·전문과목별 불균형 해소가 핵심 과제
추계위는 총량 추계만으로는 지역별·분야별 불균형을 설명하는 데 한계가 있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전체 의사 수가 충분하더라도 필수의료 분야와 지방 의료기관의 인력 부족 문제는 여전히 심각한 상황이다.
이에 추계위는 “지역 의료 공백, 필수의료 문제에 대한 정책적 대응이 필요하다”며 “수급 구조 개선을 위한 종합적 정책 패키지 마련과 지속적 모니터링을 통한 중장기적 의사 인력 양성 공급이 요구된다”고 밝혔다.
또한 AI 등 기술 발전이 의료 분야에 미치는 영향력을 지속적으로 모니터링하고, 근무일수 조정 등을 통해 의료인의 과도한 업무 부담을 줄이는 근무환경 조성도 병행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보정심, 3차 회의서 양성규모 심의기준 구체화
보정심은 추계위의 추계 결과를 토대로 3차 회의에서 의사인력 양성규모에 대한 본격적인 논의를 이어갈 예정이다.
특히 지난 1차 회의에서 논의된 의사인력 양성규모 심의기준의 구체적 적용방안이 집중 논의될 전망이다.
복지부가 제시한 심의기준은 ▲추계위의 추계 결과 존중 ▲지역의료 격차와 필수·공공의료 인력 부족 상황 해소 목표 ▲미래 의료환경 변화 및 정책 변화 고려 ▲의과대학 교육의 질 확보 ▲양성규모의 안정성 및 예측 가능성 확보 등이다.
정은경 보건복지부 장관은 “현실적 제약 속에서도 현 시점에서 관측 가능한 자료와 전문가 간 합의 가능한 가정을 토대로 결과를 도출해 주신 추계위 위원장님과 위원님들의 노고에 감사드린다”며 “추계위의 추계 결과를 존중한다는 기본 전제하에 앞으로 본격적으로 2027학년도 이후 의사인력 양성규모를 논의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한편 이번 추계 결과는 단순히 의대정원 증원 규모를 결정하는 수치를 넘어, 향후 15년간 한국 의료체계의 지속가능성을 좌우할 핵심 데이터로 평가된다.
보정심은 추계 결과의 불확실성과 방법론적 한계를 인정하면서도, 과학적 근거에 기반한 정책 결정의 출발점으로 삼는다는 입장이다.
[메디컬월드뉴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