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신 medicalkorea1@daum.net
의료돌봄통합체계의 원활한 작동을 위해 요양병원과 요양시설 간 역할 재정립이 반드시 필요하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김성주(더불어민주당/전주시병/재선)간사는 “우리나라는 2025년에 인구의 20%를 노인이 차지하는 초고령사회에 도달할 예정이다”며, “노인 인구 증가로 인해 요양병원과 요양시설의 수요가 높아질 것으로 판단한다”고 강조했다.
(표)의료돌봄통합체계 도식화
◆2008년부터 장기요양보험제도 도입
실제 우리나라는 노인 인구가 급증하는 추세에 반해, 핵가족 중심의 가구 구성으로 노인에 대한 가정 내 돌봄이 어려워진 상황이다.
이에 공공 차원에서 노인돌봄체계 마련이 필요해졌고 2008년부터 장기요양보험제도가 도입되어 시설서비스와 재가서비스 등을 제공하고 있다.
장기요양보험제도는 설계 당시 급성기병원-요양병원-요양시설로 이어지는 의료돌봄체계를 구성함으로써, 시의적절한 의료서비스와 요양서비스의 순차적 제공을 목표로 했다.
요양병원은 장기요양보험 적용대상은 아니지만, 급성기병원과 요양시설 사이에서 환자에게 의료처치와 요양을 동시에 제공한다는 점에서, 의료돌봄체계의 중요한 구성요소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김 의원은 “이상적인 의료돌봄체계를 제공하기 위해서 요양병원과 요양시설 간 역할 재정립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요양병원…의료필요도 낮은 환자 입원, 장기 입원 등 문제
현재 국내의 요양병원과 요양시설은 각각 의료기관과 요양기관으로서 본연의 역할이 정해져 있음에도, 그 역할이 혼재되어 서로 간 유기적인 연계체계를 구축하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다.
요양병원의 경우, 의료필요도가 낮은 환자의 입원, 장기 입원 등이 문제되고 있다.
김 의원이 건강보험공단으로부터 제출받은 ‘요양병원만 이용한 장기요양등급 판정자 현황’에 따르면, 장기요양등급 판정자 중 요양급여를 미이용하는 14만 5,000명의 32.6%(4만 7,000명)가 요양병원을 이용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의료적 필요도가 낮아 주간보호서비스나 재가서비스를 받는 것으로도 충분한 3등급 이하 판정자 12만 1,000명 중 3만 명(24.7%)이 요양병원에 입원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요양병원 장기입원이 문제
요양병원의 평균 입원일 수는 급성기병원에 비해 현격히 긴 것으로 파악됐다.
김 의원에 따르면 의료기관 종별 평균 입원일 수는 9~12일 내외였지만 요양병원은 100일 이상으로 집계돼 요양병원의 장기입원 문제를 드러냈다.
요양시설에서는 의료필요도가 높은 환자의 입소, 2등급 미만 입소자 증가 등의 문제가 발생하고 있다.
◆요양원 입소자 중 1등급 판정자 39%…의료∙간호 처치 필요
건강보험공단의 ‘요양원 입소자 중 의료∙간호 처치 필요 인원’ 자료에 따르면, 요양원 입소자 중 1등급 판정자의 39%, 2등급 판정자의 13%가 전문적인 의료∙간호 처치가 필요한 인원인 것으로 나타났다.
요양병원에 입원해야 하는 환자임에도 요양시설에 입소해 건강상태에 맞는 전문적 의료서비스를 받지 못하는 상황이며, 이는 요양병원과 요양시설의 역할이 혼재되어 있다는 점을 보여주는 사례라는 것이다.
◆최근 5년간 3, 4등급 판정자 최다 입소
요양시설 입소기준은 원칙적으로 요양등급 1, 2등급 판정자만 입소 가능하며, 3등급 이하 판정자는 재가서비스를 제공받을 수 있다.
다만 예외적으로 3등급 이하 판정자도 입소 가능하지만 최근 5년간 등급별 이용자 수를 살펴보면 3, 4등급 판정자가 가장 많이 입소한 것으로 파악됐다.
김 의원은 “요양병원과 요양시설 간 역할 정립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아, 요양병원에 입원해야 할 사람이 요양시설에 있으며, 요양시설에 입소해야 할 사람이 요양병원에 입원하는 기형적인 상황이 지속되고 있다”며, “요양병원과 요양시설의 역할 재정립을 통해 의료돌봄통합체계를 개편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보건복지부와 건강보험공단이 협의해 신속히 개선방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메디컬월드뉴스 김영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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