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동맥스텐트 시술을 받은 이후 안정기에 접어든 환자들에게 혈전합병증과 출혈합병증을 동시에 낮추는 이상적인 단일-항혈소판제 용법이 처음으로 정립, 발표됐다.
서울대학교병원 심혈관센터 김효수 교수팀(구본권 박경우 양한모 한정규 강지훈 교수)은 지난 16일 미국심장학회 연례대회인 ACC2021의 LBCT (Late-Breaking Clinical Trial)세션에서 국내 역사상 최대 규모의 다기관 임상연구인 HOST-EXAM RCT의 연구결과를 발표했다.
이번 연구결과는 최고 권위지 The Lancet(IF=60.39)에 논문으로도 공개됐다.
‘HOST-EXAM trial’라고 명명된 이번 연구에는 8년간 전국 37개 병원의 연구자들이 약 5,500명의 관동맥 스텐트 삽입 환자를 등재했다.

◆클로피도그렐, 아스피린보다 우월 증명
이번 연구에 참여한 환자들은 관동맥스텐트 시술을 받고 약 1년 동안 재발이나 합병증 없이 안정된 환자들로 이후 장기혈전예방 치료로서 단일-항혈소판제 요법이 필요한 환자들이었다.
교수팀은 단일-항혈소판제 요법으로서 아스피린 100mg 혹은 클로피도그렐 75mg 을 무작위 배정하여 투여하면서, 24개월 동안 관찰했다.
일차목표점인 ‘모든 심장/뇌혈관 관련 사건’의 발생 건수는 클로피도그렐 군에서 5.7%, 아스피린 군에서 7.7%였다 (위험비 0.73, 95% 신뢰구간 0.59, 0.90), 유의수준 p=0.0035).
심장뇌혈관 사건들을 세분화해 분석한 결과, 혈전 사건과 출혈 사건 공히 클로피도그렐 군에서 유의하게 적게 발생했다.
결국 관동맥스텐트 시술 이후 급성기를 무사히 통과한 안정된 환자에게, 일생 동안 투여할 단일-항혈소판 치료제로 클로피도그렐이 아스피린보다 우월한 것이 증명됐다. 즉 전체 사건 수를 27% 경감시키면서, 환자의 혈전, 출혈 사건도 각각 30%씩 경감시켰다.

◆치료지침vs. 실제 진료현장 차이 ‘혼란’ 
기존의 세계 치료지침에서는 관동맥스텐트 시술 이후에 안정된 환자들에게 사용하는 단일 항혈소판제로서 아스피린을 권장했다.
하지만 이러한 권장사항은 2000년대 이전의 연구를 바탕으로 이루어진 권장사항이었으며, 당시에는 관상동맥질환의 치료가 현재의 치료 방법과 매우 상이했으며, 현재 표준치료인 최신약물 방출스텐트도 사용되지 않았다.
2000년대 들어서 아스피린과 다른 항혈소판제인 클로피도그렐이 진료현장에 널리 적용되고 안전성이 입증됐지만 단일-항혈소판제로서 아스피린과 클로피도그렐을 비교하는 연구가 없었다.
이로 인해 치료지침에서는 아스피린을 권장하고 있지만 실제 진료현장에서는 클로피도그렐이 적지 않게 사용되는 등 혼란의 상태에 있었다는 설명이다.
이번 연구를 총괄한 김효수 교수는 “이번 연구를 통해 관동맥스텐트 시술 이후에 안정된 환자들에게 사용하는 단일-항혈소판제로 아스피린보다는 클로피도그렐이 우월하다는 것을 세계 최초로 규명할 수 있었다”며, “이번 연구 결과는 전 세계 의사들에게 상당한 도움이 될 것이다. 이번 연구를 통해 전 세계적으로 치료지침이 변화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한다‘고 밝혔다. 

한편 이번 연구는 지난 2013년에 시작해 약 8년 만에 첫 논문을 출판했다. 이어서 후속 논문들도 발표할 예정이다.
이번 연구는 서울대병원 MRCC(센터장 강현재 교수)의 관리와 연관 기업체들의 연구비 출연을 바탕으로 서울대병원 심혈관센터에서 수행했다.
[메디컬월드뉴스 김영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