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응급실 ‘의무수용’ 본회의 통과…대한응급의학의사회 “면책 없는 강제, 책임은 국가가 져야” 이송기관 미정 시 상황실·119가 수용기관 지정…지정 병원은 수용해야 2026-10-12
김영신 medicalkorea1@daum.net

응급환자 이송기관이 신속히 정해지지 않으면 중앙응급의료상황실과 119구급상황센터가 수용기관을 지정하고 해당 기관에 수용 의무를 지우는 응급의료법 개정안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다.

이에 대해 대한응급의학의사회가 지난 1일 성명을 내고 면책 기준은 모호한 채 의무와 처벌만 남긴 입법이라며 강한 유감을 표시했다.


◆개정안 “지정받으면 받아야 한다”

▲수용 거부 ‘정당한 사유’ 네 가지로 못 박아

개정안 제48조의2 제6항은 중증응급환자를 이송할 기관이 신속히 정해지지 않을 경우 지역 이송체계에 따라 중증응급의료센터 등을 수용기관으로 지정할 수 있도록 했다. 

지정받은 기관은 환자를 수용해야 한다. 법은 6개월 뒤 시행된다.

거부할 수 있는 정당한 사유는 제6조 제4항에 네 가지로 제시됐다. 

시설·장비·인력이 모두 운용 중인 경우, 최종진료 인력이 다른 중증환자를 진료 중이거나 예정된 수술 시간이 겹치는 경우가 있다. 

통신·전력 마비나 화재·붕괴 같은 재난, 그 밖에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사유도 포함된다.

의사회 자료에 따르면 ‘정당한 사유 없이 수용을 거절할 수 없다’는 조항은 2021년 12월 마련됐다. 그러나 정당한 사유의 범위를 둘러싼 이견으로 시행령을 만들지 못했다. 

2023년 1월 개정령안은 규제심사에서 무산됐다. 2024년 4월에는 병상포화·수술불가·전문의 부재로 사유를 제한한 복지부 지침이 나왔다.


▲혁신위 “수용의무와 함께 면책도 검토해야”

같은 날 의료혁신위원회가 논의한 권고안은 중증응급환자의 경우 119구급상황관리센터와 광역응급의료상황실을 핫라인으로 연결해 이송기관을 신속히 배정하도록 했다. 

다만 이송병원과 초기 안정화 병원을 정할 때는 해당 기관의 수용의무 부담과 함께 면책도 병행해 검토해야 한다고 명시했다.

지정 경로가 작동하지 않을 때를 대비한 규칙도 제시했다. 담당 진료과가 불분명하면 우선 수용한 뒤 협진한다. 

수용 역량을 넘어서면 사전에 정한 대체 경로로 보낸다. 필요한 전문과가 없으면 안정화가 가능한 기관에 먼저 보낸 뒤 전원한다. 

전문위원회 논의에서도 우선 수용·초기 처치 후 전원 경로와 면책 기준을 마련해야 한다는 의견이 나왔다.


◆의사회 “의무는 법에, 면책은 요원”

▲“수용 명시는 곧 처벌하겠다는 말”

의사회는 지난 9월 29일 기자회견에서 형사책임 면책 범위가 모호한 상태로 수용 의무와 처벌 조항만 일방적으로 부과됐다고 주장했다. 

상황의사와 구급지도의사의 책임 한계, 이송 결정에 따르는 법적 위험도 그대로라는 지적이다.

의사회는 수용해야 한다는 말이 법에 명시되는 순간 수용하지 않으면 처벌하겠다는 말과 같이 받아들여야 한다고 했다. 

최종치료 역량이 없는 상황에서 수용을 강제하면 기존 환자와 이송된 환자 모두를 치명적인 위험에 빠뜨린다는 경고도 덧붙였다.


▲“정당한 사유, 실시간으로 입증할 수 없어”

정당한 사유 조항의 실효성도 문제 삼았다. 

의사회는 시설·인력·장비나 최종치료 인력의 부족은 실시간으로 객관적으로 증명할 수 없다고 봤다. 이를 입증하지 못해 처벌받는다면 결국 현장에 무조건적인 강제 수용을 강요하는 셈이라는 것이다.

회원 설문에서도 같은 인식이 드러났다. 수용기관 지정·의무수용 제도에는 92%가 반대했다. 

중대한 과실이 없으면 면제한다 해도 법적 위험이 줄지 않을 것이라는 응답이 86%였다. 정당한 사유 규정에 동의하지 않는다는 응답은 75%였다.


▲“책임은 끝까지 국가가 져야”

본회의 통과 직후 낸 성명에서 의사회는 국가가 이송부터 최종치료까지 책임지겠다고 공언한 만큼 법안 발의자와 관계당국이 모든 책임을 끝까지 져야 한다고 밝혔다. 

현장 전문의에게 책임을 떠넘기는 일은 결코 없어야 한다는 것이다.

의사로서의 윤리적·직업적 소명은 자발적인 신뢰와 윤리의 영역이며, 강요와 처벌로 이룰 수 있는 가치가 아니라는 주장도 거듭했다. 

의사회는 민형사상 면책을 위해 EMTALA와 같은 구체적이고 객관적인 기준을 마련하는 방안을 논의할 준비가 돼 있다고 밝혀왔다.


◆6개월 이내 ‘의무와 면책’의 경계

수용 의무를 논할 때 면책을 함께 다뤄야 한다는 문제의식은 혁신위 권고안과 의사회 입장에 모두 담겨 있다. 차이는 개정안이 의무수용을 먼저 법에 추가했다는 점이다.

중증응급환자의 범위와 정당한 사유 일부는 대통령령에 맡겨졌다. 

의사회는 “시행까지 남은 6개월 동안 시행규칙과 지침을 만들 때만큼은 현장의 목소리를 듣고 문제점을 다시 깊이 숙고해 달라”고 강조했다. 

[메디컬월드뉴스 김영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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