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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임신중지약물 국가의료체계 도입 추진…대한산부인과의사회 “입법 없이는 안돼” 성평등부·복지부·식약처 공동, 국가정책조정회의서 도입방안 보고 2026-09-17
김영신 medicalkorea1@daum.net

정부가 16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제14회 국가정책조정회의에서 인공임신중지 약물의 국가의료체계 내 정식 도입 방안을 보고한 가운데, 대한산부인과의사회는 같은 날 입장문을 내고 환자 안전과 의료인의 법적 보호가 담보되지 않는 도입에는 반대한다며 국회의 입법을 촉구했다.


◆성평등부·복지부·식약처 공동 도입방안 보고

성평등가족부(장관 원민경)는 보건복지부(장관 정은경), 식품의약품안전처(처장 오유경)와 공동으로 인공임신중지 약물 도입 방안을 국가정책조정회의에 보고했다.

이번 조치는 국정과제 및 지난 7월 이재명 대통령의 임신중지 약물 허용가능성 검토 지시에 따른 후속조치로, 음성적으로 유통돼 온 임신중지 약물을 국가의료체계를 통해 도입·관리해 여성의 안전과 건강권을 보장하기 위한 것이다.

성평등부는 도입 필요성과 기대효과를, 복지부는 단계적 도입 방안과 약물 사용 관리 계획을, 식약처는 허가·심사 계획을 각각 보고했다.

◆낙태죄 헌법불합치 이후 지속된 입법 공백

성평등부는 낙태죄 헌법불합치 결정(2019년 4월) 이후 입법 공백이 이어지며 임신중지 약물 도입이 지연돼 여성의 건강·안전 문제가 발생하고 있다고 밝혔다.

▲안전성이 검증되지 않은 약물의 불법 유통과 대체재 성행 ▲여성의 건강 상태에 따른 수술·약물 선택권 제한 ▲시기 지연에 따른 임신중지 비용 증가 등 사회경제적 부담이 도입이 시급한 배경으로 꼽혔다.

성평등부는 제도화를 통해 사용 실태 파악과 안전한 약물 사용·사후 관리가 가능해진다고 설명했다.


◆식약처, 임신 9주 이내 사용 약물 허가심사 진행

식약처에 따르면 현재 허가·심사가 진행 중인 임신중지 약물은 임상시험 자료를 근거로 임신 63일(9주) 이내 사용으로 신청됐다.

식약처는 약물의 안전성·효과·품질을 확보하고 의약품 위해성 관리계획 등 허가 신청자료를 철저히 심사해 관련 절차를 진행한다는 계획이다.


◆복지부 “초기 2년 의료기관 내 직접 처방·조제 원칙”

복지부는 약물 도입 초기 2년간 의료기관 내 의사의 직접 처방·조제를 원칙으로 관리하고, 부작용 및 안전성 검토를 거쳐 점진적 확대 방안을 검토한다는 방침을 보고했다.

원민경 성평등가족부 장관은 “그동안 제도적 미비로 여성이 안전하게 의료체계에 접근할 권리가 보장되지 못했다”며, “이번 도입 방안 발표로 국가의료체계 하에서 보다 안전한 임신중지가 이루어지고 사회경제적 상황에 처한 여성들의 부담도 경감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정은경 복지부 장관은 “약물 허가 이후 안전한 사용 여건 조성을 위해 노력하겠다”고 말했으며, 오유경 식약처장은 “국민 안전을 최우선으로 허가 신청자료를 철저히 검토하겠다”고 말했다.


◆산부인과의사회 “도입 반대 아니지만 입법 없이는 안돼”

대한산부인과의사회는 이날 입장문을 통해 먹는 임신중지약(미페프리스톤·미소프로스톨 복합제, 이른바 '미프진') 도입 자체에 원칙적으로 반대하지 않는다면서도, 행정 지침만으로는 관련 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며 국회의 입법을 강하게 촉구했다.

의사회는 헌법재판소가 2019년 4월 11일 낙태죄 조항에 헌법불합치 결정을 내렸고 해당 조항이 2021년 1월 1일 효력을 상실한 뒤 5년 넘게 후속 입법이 마련되지 않고 있다고 지적하며, 입법 공백의 책임은 국회에 있다고 밝혔다.


의사회는 특히 ▲불완전유산·과다출혈 등 합병증 발생 시 후속 수술적 처치와 응급의료 연계가 필요하다는 점에서 안전망 없는 도입은 환자 안전을 위협한다는 점 ▲현재의 입법 공백 상태에서 약물이 도입될 경우 의료인이 처방·집행 과정에서 형사처벌 우려에 직면할 수 있다는 점을 우려로 제기했다.

이에 국회에 ▲형법·모자보건법 개정을 통한 임신중지 관련 규율 명확화 ▲허가·처방·조제·투약·부작용 보고에 이르는 제도적 근거 마련 ▲응급이송이 가능한 의료기관 요건 및 수가 보상 체계 마련 ▲의료인의 법적 보호 방안 마련 ▲양심적 처방 거부 의사에 대한 보호 방안 마련 등 5가지를 요구했다.

의사회는 “임신중지 문제와 미프진 도입은 개별 의료기관의 판단이나 행정부의 지침만으로 풀 수 있는 사안이 아니며 법 개정이 반드시 필요하다”면서도 “국회의 입법 논의에 적극 참여해 현실적이고 안전한 제도 설계를 위해 협력하겠다”고 밝혔다.

[메디컬월드뉴스 김영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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