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신 medicalkorea1@daum.net
“희귀 간질환인 원발성 담즙성 담관염(PBC) 치료제 '아이커보(성분명 엘라피브라노)'가 국내 허가에도 불구하고 보험급여가 적용되지 않아 환자들이 치료 접근성의 벽에 부딪혀 있다”
대한간학회 임영석 이사장은 이같이 밝히며 “정부에 신속한 보험급여 적용을 정중히 요청한다”고 밝혔다.
◆PBC, 인지도 낮은 진행성 희귀 간질환
PBC는 간 안의 작은 담관이 지속적으로 손상되며 간경변증과 간부전으로 진행할 수 있는 진행성 희귀 간질환이다.
환자들은 극심한 피로감과 참기 어려운 가려움증으로 일상생활과 사회생활에 어려움을 겪으며, 질환 진행에 대한 불안 속에 살아간다.
임영석 이사장은 “PBC 환자들에게 더 큰 문제는 질환 자체에 대한 인식 부족”이라며 “진단 이후에도 환자들이 질환의 특성과 장기적 위험성을 충분히 이해하지 못하는 경우가 적지 않고, 주변에서도 PBC를 잘 알지 못해 적절한 관심과 지원을 받기 어려운 현실”이라고 지적했다.
희귀질환이라는 이유로 사회적 인지도가 낮고 정보 접근성이 제한되면서 질환 관리의 중요성이 충분히 알려지지 못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표준치료 한계, 아이커보가 채운 치료 공백
다행히 PBC는 조기 발견과 적절한 치료로 진행을 늦추고 간 손상을 최소화할 수 있는 질환이다.
현재 표준치료는 우르소데옥시콜산(UDCA)이지만, 약 30~40%의 환자는 충분한 치료 효과를 얻지 못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들 환자는 질환 진행 위험이 높음에도 오랫동안 실질적인 치료 대안 없이 치료 공백 상태에 놓여 있었다.
아이커보는 이러한 환자들을 위해 국내에서 허가된 최초이자 유일한 PBC 2차 치료제다.
기존 치료만으로 충분한 효과를 얻지 못한 환자들에게 새로운 치료 기회를 제공하며, 질환 악화를 늦추고 더 나은 치료 결과를 기대할 수 있도록 돕는 치료 옵션으로 평가된다.
▲보험 미적용에 치료 대기 이어져
문제는 보험급여다.
치료제가 국내에 허가됐음에도 급여가 적용되지 않아 환자들은 여전히 치료 접근성의 벽 앞에 서 있다.
대한간학회는 이미 해외 여러 국가에서 PBC 환자들이 치료 혜택을 받고 있는 상황에서, 선진국인 한국의 희귀 간질환 환자들이 기약 없이 치료 접근을 기다려야 하는 현실을 안타깝게 바라보고 있다고 밝혔다.
임 이사장은 “치료제가 존재함에도 급여 적용 지연으로 인해 환자들이 치료를 시작하지 못하거나 미루어야 하는 상황은 희귀질환 정책이 해결해야 할 대표적인 과제”라며 “PBC는 기다려주는 질환이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질환이 진행되는 동안 간 손상은 지속적으로 누적될 수 있으며, 비가역적 간 손상이 진행된 이후에는 회복에 한계가 있어 손상 발생과 질환 진행을 억제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설명이다.
임 이사장은 “환자들에게 기약 없는 기다림은 단순한 행정 절차를 기다리는 시간이 아니라 질환이 악화될 수 있는 시간이며, 치료 적기를 놓칠 수 있는 시간”이라고 밝혔다.

◆“신속등재는 희귀질환 정책 성숙도 보여주는 지표”
대한간학회는 아이커보 신속등재가 단순히 하나의 신약 급여 여부를 결정하는 문제가 아니라고 봤다.
이는 한국이 희귀 간질환 환자들을 의료체계 안에서 얼마나 책임지고 보호할 것인가에 대한 질문이자, 간질환 정책의 성숙도를 보여주는 중요한 지표라는 것이다.
임 이사장은 “국가 간질환 정책의 수준은 가장 많은 환자를 어떻게 치료하는가보다, 치료가 필요한 환자를 어떻게 보호하는가에서 드러난다”고 말했다.
대한간학회는 PBC 환자들이 치료 적기를 놓치지 않도록 아이커보의 신속한 보험급여 적용을 정부에 정중히 요청했다.
또한 허가사항에 부합하는 환자들이 불필요한 제도적 장벽 없이 적절한 시기에 치료받을 수 있도록 합리적인 급여기준이 마련되도록 전문가들의 의견을 충분히 수렴해 줄 것도 당부했다
[메디컬월드뉴스 김영신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