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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폐고혈압학회-메디컬월드뉴스③]폐동맥고혈압, 병명 코드는 있어도 ‘기타 순환기질환’ 분류 KCD상 세분화 없어 KDRG ‘일반질환군’에 머물러··· 전문센터 관리 근거 부족 2026-09-11
김영신 medicalkorea1@daum.net

폐동맥고혈압과 관련된 질병 분류 체계의 한계와 개정 방향이 제시됐다.

대한폐고혈압학회 김대희 총무이사(울산의대)는 지난 6월 26일 서울 코엑스 마곡에서 개최된 제11회 학술대회(PH Korea 2026) 기간 중 진행한 기자간담회에서 ‘표준질병사인분류(KCD) 개정을 통한 폐고혈압 환자의 보장성 강화’라는 주제 발표에서 이같이 밝혔다.


◆“현행 분류, 폐고혈압 질환 부담 반영 못 해”

김 총무이사는 “현행 질병 분류 체계는 폐고혈압 환자의 임상적 특성과 질환 부담을 충분히 반영하지 못하는 한계가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KCD 개정을 통해 폐고혈압 관련 질환 분류를 보다 체계화하고 명확히 함으로써 환자들의 의료 접근성과 건강보험 보장성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며, “질환 특성에 부합하는 분류체계 정비는 국가 차원의 환자 관리 체계를 고도화하는 데에도 중요한 기반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폐동맥고혈압, KCD상 세분화 없이 ‘F8000’에 묶여

발표에 따르면 원발성 폐동맥고혈압의 KCD 코드 I27.0은 입원환자 질병군 분류체계인 KDRG(한국형 질병군 분류코드) V4.6 기준 F8000(기타 순환기 질환)으로 분류되며, 이는 전문질환군이 아닌 일반질환군에 해당한다.

KDRG는 환자군을 전문질환군(DRG-A)·일반질환군(DRG-B)·단순질환군(DRG-C)으로 구분해 상급종합병원 입원료·수가 우대 여부와 전문센터 인력·시설 배치 기준으로 활용된다.

KCD 코드가 바뀌면 KDRG 분류도 함께 바뀌는 구조여서, 코드 세분화가 선행돼야 전문질환군 진입이 가능하다는 것이 학회의 설명이다.

학회에 따르면 현재 KDRG상 전문질환은 관상동맥 우회로 조성술, 심박조율기 설치술 등 주로 대형병원에서만 시행 가능한 수술·시술 위주로 분류돼 있다.

반면 폐동맥고혈압은 약물 치료 중에도 치명도가 높고 기계적 보조 요법이 필요한 경우가 있지만, 코드 자체가 세분화되지 않아 이 같은 질환 특성이 분류체계에 반영되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 학회의 지적이다.


◆국제 비교서도 “한국만 세분화 없다”

학회가 제시한 국제 비교 자료에 따르면 미국 ICD-10-CM은 원발성 PAH(I27.0)와 이차성 PAH(I27.21), 좌심 질환 연관 PH(I27.22), 폐질환·저산소 연관 PH(I27.23), 만성혈전색전성 PH(I27.24), 기타 이차성 PH(I27.29) 등 7개 코드로 세분화돼 있으며, WHO ICD-11 역시 BB01.0~BB01.4의 5개 코드로 WHO 5개 그룹에 직접 대응시키고 있다.

반면 한국 KCD-8은 2021년 개정 이후에도 그룹 2~5에 해당하는 질환이 모두 I27.2 코드 하나로 묶여 있어, 원인별 세분화가 이뤄지지 않고 있다는 것이 학회의 분석이다.

◆상급종합병원 구조전환과 맞물린 보장성 문제

보건복지부는 지난해 6월 18일 상급종합병원의 지정 및 평가 규정 일부개정안을 행정예고하고, 입원환자 KDRG 분류체계를 기존 4.4버전에서 4.6버전으로 개정하는 내용을 담아 상급종합병원 질병군 분류체계에 반영하기로 했다.

김 총무이사는 “이 과정에서 질병군별 환자 구성비율이 상급종합병원 지정·평가의 핵심 기준으로 활용되는 만큼, 폐동맥고혈압이 여전히 일반질환군에 머물 경우 전문센터 운영 근거나 입원료 우대, 전문의 충원 등에서 불리한 위치에 놓일 수 있다”고 우려했다.

이어 현행 분류상 폐동맥고혈압이 일반질환군(F8000)에 속해 있어 상급종합병원 구조전환 과정에서 경증·중등증 환자 회송 대상으로 분류될 가능성을 지적하며, “이 경우 전문치료 접근이 오히려 어려워질 수 있다”고 밝혔다.

◆학회, KCD 세분화·전문질환군 지정 추진

회는 미국 ICD-10-CM 체계를 참고해 I27.0(원발성·특발성 PAH), I27.21(이차성 동맥성 PAH), I27.22(좌심 질환 연관 PH), I27.23(폐질환·저산소 연관 PH), I27.24(만성혈전색전성 PH), I27.29(기타 이차성 PH) 등으로 세분화하는 개정안을 제안했다.

김 총무이사에 따르면 이러한 세분화가 이뤄지면 통계청의 KCD 개정 요청, 심평원의 KDRG 코드 반영, 복지부의 상급종합병원 지정기준 별표 개정을 거쳐 전문질환군 지정이 가능해진다.

학회는 이번 개정이 실현되면 상급종합병원 접근성 보장, 전문센터 집중 관리, 수가·본인부담 구조 개선의 세 가지 효과로 이어질 것으로 기대했다.

김 총무이사는 “특히 폐고혈압 전문센터 운영 여부가 사망률을 32% 낮춘다는 해외 연구(CHEST, 2020)를 근거로, 전문질환군 지정이 병원의 전문센터 인력·시설 유지 유인으로 작용해 치료 질 향상에 기여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CTEPH, 질병코드조차 없어 산정특례 사각지대

학회는 만성혈전색전성 폐고혈압(CTEPH)에 대한 국가 지원 정책도 함께 제안했다.

학회 추산에 따르면 국내 CTEPH 환자는 174명 수준으로, 폐동맥고혈압(PAH, 약 6000명)과 마찬가지로 희귀·난치성 질환임에도 별도 KCD 질병코드가 없고, 희귀질환 지정이나 산정특례 등록 대상에서도 제외돼 있다.

이에 따라 연간 진료비는 산정특례가 적용되는 PAH의 400만~500만원과 달리, CTEPH는 산정특례 없이 약 3400만원에 달하는 것으로 학회는 추산했다.

김 총무이사는 “폐동맥고혈압은 이미 희귀질환 산정특례 대상으로 인정받고 있지만, 학회는 KCD 개정을 통해 KDRG 전문질환군(DRG-A) 지정까지 이뤄지면 상급종합병원 적합질환자 인정 기준에도 추가로 포함될 수 있다”고 전망했다.

학회는 2026년도 지침 방향이 단순 상병명 위주에서 연령·기저질환 등 환자 상태를 반영하는 방식으로 전환되고 있는 점도 폐동맥고혈압 포함의 근거가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김 총무이사는 “KCD 개정을 통해 폐고혈압 관련 질환 분류를 체계화하는 작업이 단순한 통계 정비를 넘어, 환자들이 적절한 시기에 전문 치료를 받을 수 있는 제도적 기반을 마련하는 일”이라고 강조했다.

[메디컬월드뉴스 김영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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