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신 medicalkorea1@daum.net
폐동맥고혈압(PAH) 치료제 윈레브에어·벨레트리, 간질성폐질환 관련 폐고혈압(ILD-PH) 치료제 타이바소, 만성혈전색전성 폐고혈압(CTEPH) 치료제 아뎀파스 등 4종의 임상적 유효성은 확인됐지만 급여 등재가 지연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대한폐고혈압학회 김계훈 차기회장(전남의대)은 지난 6월 26일 서울 코엑스 마곡에서 개최된 제11회 학술대회(PH Korea 2026) 기간 중 진행한 기자간담회에서 폐동맥고혈압(PAH) 치료제 윈레브에어·벨레트리, 간질성폐질환 관련 폐고혈압(ILD-PH) 치료제 타이바소, 만성혈전색전성 폐고혈압(CTEPH) 치료제 아뎀파스 등 4종의 신속한 도입과 건강보험 적용 필요성을 제시했다.

◆“해외서 검증된 치료제, 적시 공급 체계 필요”
김 차기회장은 “해외에서 임상적 유효성과 안전성이 확인된 치료제들이 국내 환자들에게도 적시에 제공될 수 있도록 허가 및 건강보험 등재 절차가 보다 효율적으로 운영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이들 치료제가 각각 다른 임상 상황에서 대체 불가능한 역할을 하고 있음에도, 등재 절차 지연이나 급여 미적용으로 환자 접근성이 제한되고 있다”고 덧붙였다.
◆소타터셉트(윈레브에어), 허가 후 300여일 지나도 등재 지연
액티빈 신호전달을 억제해 폐혈관 리모델링을 개선하는 기전의 소타터셉트는 STELLAR 임상연구에서 기존 치료제 대비 6분 보행거리 40.8m 증가, 폐혈관 저항 34% 감소, 임상적 악화·사망 위험 84% 감소(위약군 대비, p<0.0001)를 보였다.</p>
2024년 12월 혁신성을 인정받아 정부의 허가-평가-협상 병행 시범사업 2차 대상 약제로 지정됐지만, 허가 후 약 300일이 지난 현재까지 등재가 지연되고 있다는 것이 학회 설명이다.
학회는 지연 배경으로 경제성평가에서 신약의 점증적 비용효과비(ICER)를 이용한 비용효과성 평가에 의존하는 현행 체계의 한계를 짚었다.
과거에 도입돼 약가가 낮게 책정된 기존 치료제와 비교되면서, 신약의 혁신성이나 삶의 질 개선 효과가 충분히 반영되지 못한다는 것이다.
학회에 따르면 최근 5년간 항암제의 허가부터 등재까지 평균 소요기간은 1년 10개월인 반면, 희귀질환 치료제는 평균 2년 11개월, 최장 3년 10개월이다.
관련하여 지난 2025년 3월 한국선천성심장병환우회와 한국환자단체연합회는 공동성명서를 통해 신속한 등재를 촉구했으며, 환자 가족들이 국회에 제출한 국민동의 청원에는 약 1만1000명이 동의했다.

◆에포프로스테놀(벨레트리), OECD 국가 중 한국만 30년째 미도입
가장 강력하고 오래 검증된 폐혈관 확장 치료제로 꼽히는 에포프로스테놀은 1996년 NEJM에 게재된 임상연구에서 중증 특발성 PAH 환자의 1년 생존율을 미치료군 47%에서 82%로 끌어올린 것으로 보고됐다.
그러나 국내에는 현재까지 정식 허가·공급되지 않아, 중증·고위험 환자들이 치료받을 기회를 얻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 학회의 설명이다.
실제로 청원24에 제기된 ‘OECD 국가 중 한국만 30년째 없는 에포프로스테놀 도입’ 관련 청원에 대해 식품의약품안전처는 지난 3월 6일 국내에 사용될 수 있는 의약품을 확보한 의약품제조업자 또는 수입자의 품목허가 신청이 있는 경우 신속히 검토하고 있으나, 현재까지 관련 품목허가 신청이 없는 상황이라고 답변한 것으로 확인됐다.
도입 절차상 한국희귀의약품센터가 신청서 접수부터 심사, 선정, 발주까지 긴급도입 절차를 담당하며, 학회와 환우회가 도입 절차 전반을 주도하고 있다.
다만 한국선천성심장병환우회는 제약사 측에 자료를 요청한 뒤 4월 초 자료 송부 후 진행이 정체된 상태이며, 파랑새환우회와 한국희귀·난치성질환연합회는 도입신청서 접수 절차 진행이 필요한 단계에 머물러 있다.
◆타이바소(Tyvaso), 세계 유일 허가 치료제인데 비급여
간질성폐질환 동반 폐고혈압(PH-ILD)은 진행이 빠르고 치명적인 중증 희귀질환으로, 평균 생존기간은 1~2년에 불과하다.
타이바소는 PH-ILD 적응증으로 전 세계에서 유일하게 허가된 치료제다.
2024년 7월 식품의약품안전처가 글로벌 혁신제품 신속심사 지원체계(GIFT) 대상으로 지정해 신속심사 후 허가했지만, 이후 두 차례 급여 등재를 시도했음에도 모두 비급여 결정이 내려졌다는 것이 학회 설명이다.
학회에 따르면 국내 폐이식 대기 환자의 약 50%가 이식 전 사망하며, 이식받지 못한 환자의 1년 내 사망률은 30%를 넘는다.

◆아뎀파스(Adempas), CTEPH 급여 신청 후 2년 넘게 지연
수술이 어렵거나 수술 후에도 폐고혈압이 남아있는 CTEPH 환자에게 유일하게 입증된 표적 치료제인 아뎀파스는 지난해 6월 28일 바이엘이 PAH·CTEPH 적응증으로 최초 보험급여를 신청했다.
이후 올해 2월 PAH는 급여가 인정됐으나 CTEPH는 비용효과성 불분명 판정을 받았다.
바이엘은 지난 6월 CTEPH 급여 확대를 재신청했으며, 심평원은 지난 3월과 5월 두 차례 학회에 의견을 요청한 것으로 나타났다.
학회에 따르면 3분기 중 추가 의견 요청과 4분기 재정 심의 및 고시가 예상되지만, 최초 급여 신청 이후 2년 넘게 급여 적용이 지연되고 있는 상황이다.
학회 추산에 따르면 국내 전체 CTEPH 환자는 연간 약 200명이며, 이 중 수술이 불가능하거나 수술 후 잔존·재발한 환자는 약 122명, 실제 약제 사용이 예상되는 환자는 약 85명 수준이다.
◆“치료 기회, 더 이상 늦출 수 없어”
김 차기회장은 희귀·난치성 질환의 특성상 환자 수가 적다는 이유로 치료제 접근성이 낮아져서는 안 된다는 점을 강조하며, “신약의 혁신성과 특수성을 반영할 수 있는 유연한 평가 기준 마련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신속한 등재 절차 마련과 함께 정부의 적극적인 정책 결정을 요청한다”고 밝혔다.
[메디컬월드뉴스 김영신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