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신 medicalkorea1@daum.net
대한산부인과의사회(회장 김재연)가 지난 4월 5일 제55차 춘계학술대회 기자간담회에서 지난 3월 30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를 통과한 의료분쟁조정법 개정안에 대해 “끝이 아니라 시작”이라며, 실효성 있는 제도 안착을 위한 보완 입법 방안을 제시하는 한편 개정안에 포함된 독소조항에 대해 강한 우려를 표명했다.
◆“배상보험 국가 부담, 아직 선언적 수준”…4대 보완 입법 제안
산의회는 이번 개정안이 의료진의 사법 리스크 완화와 환자의 신속한 보상이라는 큰 틀을 갖췄지만, 핵심 과제인 의사배상책임보험 국가 부담 제도는 아직 선언적 수준에 머물러 있다고 지적했다.
현재 통과된 법안은 국가가 보험료의 '일부를 지원할 수 있다'는 임의 규정만 두고 있어, 예산 편성 과정에서 제도 자체가 무력화될 위험이 있다는 것이다.
이에 산의회는 4가지 보완 입법 방안을 제안했다.
첫째, 고위험 필수의료 분야에 대한 국가 지원 비율을 최소 70% 이상으로 명문화하는 '하한선 규정' 도입이다.
둘째, 일반 회계 예산에 의존하는 현 방식 대신 자동차보험이나 산재보험과 유사한 형태의 '필수 의료 사고배상기금'을 설치해 안정적 재원을 확보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셋째, 보험 가입과 형사 특례의 연동 구조를 강화하되, 국가 지원을 받는 의료기관에 '의료사고 입증을 위한 자료 제출 의무'를 부과해 환자 권익도 동시에 보호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넷째, 현재 분만에 국한된 불가항력 사고 국가 책임 보상을 응급의학·소아 진료 등 필수의료 전반으로 확대하고, '불가항력 사고 판정 기준'을 법률로 구체화할 것을 요구했다.
◆“12대 중과실, 의사를 잠재적 범죄자로 모는 것”
산의회는 개정안의 세부 내용에 대해서도 강한 비판의 목소리를 냈다.
우선 형사 면책의 예외 사유로 규정된 '12대 중대한 과실'에 대해, 예측 불가능한 변수가 항상 존재하는 분만 현장에서 무엇이 ‘예측 가능한 위험’인지를 사후적으로 재단하는 것은 의사들을 잠재적 범죄자로 몰아넣는 결과를 초래한다고 지적했다.
“중과실의 범위를 대폭 축소하지 않으면 고위험 산모를 기피하는 방어 진료가 양산될 수밖에 없다”고 경고했다.
◆“2억 자기부담금, 소규모 분만 의원엔 사망 선고”
산의회는 필수의료 배상보험 한도를 15억 원까지 상향하면서 사고당 2억 원의 자기부담금을 설정한 것에 대해서도 강하게 반발했다.
“경영난에 허덕이는 지방의 소규모 분만 의원에는 보험이 있어도 사실상 파산을 의미하는 선고와 다름없다”며 “의료기관의 규모와 경영 현실을 고려하지 않은 일률적인 자기부담금 제도는 반드시 개선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설명의무 법제화를 형사 면책의 전제 조건으로 삼는 것에 대해서도 반대 입장을 밝혔다.
산의회는 “환자의 알 권리는 중요하지만, 긴박한 응급 상황이 빈번한 산과 진료에서 설명의 절차적 흠결을 근거로 형사 면책을 박탈하는 것은 본말이 전도된 처사”라고 비판했다.
이어 “보험료 국가 부담 제도의 입법적 완결성이 확보되지 않으면 필수의료진의 현장 복귀는 요원할 것”이라며 “의료진은 소신껏 진료하고 환자는 국가의 보호 아래 안심하고 치료받을 수 있는 법적 토양을 반드시 만들겠다”고 덧붙였다.
[메디컬월드뉴스 김영신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