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신 medicalkorea1@daum.net
국립암센터가 2월 27일 소아청소년암 진료 및 연구 발전 심포지엄을 통해 전문 인력 부족과 낮은 수가로 붕괴 위기에 처한 소아청소년암 진료체계를 진단하며 국가 책임제 도입과 공공의료 강화를 위한 정책 방향을 논의했다.
◆5년 생존율 85% 달성 vs. 진료 기반은 위기
국내 소아청소년 혈액암 환자의 5년 생존율은 약 85%로 미국 등 선진국 수준에 도달한 것으로 나타났다.
국립암센터 소아청소년암센터 박미림 센터장은 “국가 암 등록 데이터 기반의 체계적 관리가 이러한 성과에 큰 역할을 했다”면서도 “전문 인력 확보와 지속 가능한 연구 기금 지원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연세의대 한정우 교수는 “신경모세포종, 윌름스종양 등 주요 소아 고형암에서 높은 완치율이 나타나고 있다”며, “차세대 염기서열 분석(NGS)을 활용한 맞춤형 정밀 의료 도입으로 난치성 환자들에게 새로운 치료 기회가 열리고 있다”고 밝혔다.
다만 고위험군 환자를 위한 신약 접근성 확대와 다기관 공동 연구 지원의 필요성을 함께 제언했다.
경상국립의대 박은실 교수는 소아청소년암 생존자의 약 3분의 2가 심혈관계 질환 등 후기 합병증을 경험한다는 점을 지적하며, “권역별 거점병원을 중심으로 한 장기 추적 관찰 가이드라인 마련이 시급하다”고 촉구했다.

◆누적 적자 70억·전문의 1인당 환자 20명…수가 개편 시급
울산의대 김혜리 교수는 상급종합병원 소아혈액종양과의 5년 누적 적자가 약 70억 원에 달하며, 전문의 1인당 담당 환자가 20명을 넘는 등 업무 부하가 한계에 이르렀다고 경고했다.
김 교수는 “소아청소년암은 소아·암·중증이 결합된 가장 취약한 분야임에도 불구하고 낮은 수가와 인력난으로 진료 체계가 붕괴 위기에 처해 있다”며, “소아청소년암 특수성을 반영한 별도 수가 신설과 국가 책임제 도입이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지방 환자 50%, 인프라는 수도권 집중…지역 진료 불균형 해소 과제
충남의대 임연정 교수는 소아청소년암 환자의 약 50%가 지방에 거주하지만 진료 인프라가 수도권에 집중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추진된 진료체계 구축사업 성과를 공유했다.
임 교수에 따르면 지역 거점병원을 중심으로 24시간 응급 대응 및 고난도 치료 체계가 마련된 결과, 입원 건수가 2024년 대비 26.2% 증가하는 등 지역 내 진료 완결성이 높아졌다.
임 교수는 “안정적인 인력 확보와 국가 예산의 지속적 지원을 통해 전국적인 진료 불균형을 해소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다기관 임상연구 지원체계도 필요
성균관의대 성기웅 교수는 소아청소년암의 낮은 발생 빈도와 희귀성으로 단일 기관 연구가 어렵다는 현실을 지적하며 '소아청소년암 임상연구 지원센터' 구축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성 교수는 "학회 차원의 독립적인 지원센터를 통해 임상시험의 질적 향상과 환자들의 치료 기회 확대를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일본은 국제 협력·규제 혁신으로 ‘드럭 래그’ 극복
일본 국립암센터 아유무 아라카와 박사는 저출산으로 단일 국가 임상시험이 어려워진 상황에서 유럽 소아암 혁신 치료 연합, 아시아 소아종양 그룹 등 국제 협력 네트워크를 통한 공동 연구를 활발히 추진 중이라고 소개했다.
또한 미승인 약물에 대한 환자 접근성을 높이는 환자 제안 요양 서비스(PPHS) 활용과 신약 개발 시 소아용 개발 계획 의무화 등 규제 혁신을 통해 신약의 국내 도입이 지연되는 ‘드럭 래그’ 문제를 극복하겠다고 강조했다.
서울의대 신희영 교수는 소아청소년과 전공의 급감과 전문의의 수도권 쏠림으로 진료 체계가 위기에 직면해 있다고 진단하며, 지역 거점병원 중심의 국가 소아청소년암 진료체계 구축과 교육·심리·재활을 아우르는 통합 케어 서비스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환자 수와 관계없이 국가가 끝까지 책임져야”
패널 토론에서는 이주영 한국백혈병소아암협회 경인지회 국장과 소아암 경험자 등이 참석해 진료환경 개선, 연구 중단이 환자 치료에 미치는 영향, 국가 책임 영역 확대, 사회적 인식 개선 등을 심도 있게 논의했다.
참석자들은 소아청소년암이 공공의료의 핵심 영역이라는 데 공감하며 지속 가능한 진료·연구 생태계 구축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양한광 국립암센터 원장은 “소아청소년암은 환자 수와 관계없이 국가가 끝까지 책임져야 할 분야”라며 “이번 심포지엄을 계기로 현장의 목소리를 정책과 연구 전략에 적극 반영해 공공 중심 소아청소년암 진료체계를 더욱 강화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메디컬월드뉴스 김영신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