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응급의학의사회 “호남 응급이송 시범사업 즉각 중단하라” 예산·준비·협의 없는 ‘3무 계획’, 현장 강제 통보에 의료진 반발 2026-02-03
김영신 medicalkorea1@daum.net

대한응급의학의사회가 보건복지부와 소방청이 호남지역을 대상으로 추진 중인 ‘응급환자 이송체계 혁신 시범사업’에 대해 즉각 중단을 요구하고 나섰다. 

대한응급의학의사회(회장 이형민)는 3일 성명서를 통해 정부가 추진 중인 호남지역 응급이송 시범사업의 즉각 중단을 촉구했다. 

의사회는 “응급실 미수용 문제 해소를 명분으로 국무총리 산하 범부처 응급의료체계개선 TFT가 구성됐지만, 근본 원인 진단이나 실효성 있는 대안 없이 현장 준비가 전무한 시범사업을 일방 통보했다”고 비판했다.


◆사전 협의 없는 일방 통보에 현장 반발

이형민 회장은 “지난주 아무런 사전 협의나 예고 없이 호남지역 응급의료기관들을 대상으로 시범사업을 하겠다는 통보를 받았다”며 “보건복지부와 소방청 공동 주관으로 되어 있지만 실제로는 총리실의 압력으로 진행된 것으로 전해 들었다”고 밝혔다.

보건복지부와 소방청은 광주광역시, 전북특별자치도, 전라남도를 대상으로 2월 말부터 5월까지 ‘응급환자 이송체계 혁신 시범사업’을 추진한다는 계획이다. 

시범사업은 보건의료기본법 제44조를 근거로 중증응급환자의 골든타임 내 적정병원 신속 이송과 효율적 응급의료체계 유지를 목표로 한다.

시범사업의 핵심 내용은 중증응급환자에 대한 광역상황실의 병원 선정 강화다. 

중증응급환자의 경우 광역상황실이 수용능력을 확인해 병원을 선정하고, 골든타임 내 병원 선정이 안 될 경우 우선수용병원을 지정해 안정화 처치를 제공하도록 했다. 

중등증 이하 환자는 구급대가 이송 프로토콜과 병원의 사전고지에 따라 이송하며, 병원의 수용거부 사유를 구체화하고 질환별 수용곤란 사전고지를 의무화했다.


◆“예산·준비·협의 없는 3무 계획”

의사회는 시범사업이 세 가지 치명적 결함을 안고 있다고 지적했다. 

첫째, 재정적 뒷받침과 구체적 실행 방안, 현장 의료진과의 사전 협의가 전무한 ‘3무 계획’이라는 것이다. 

둘째, 왜 호남지역인지, 왜 선거를 3개월 앞둔 민감한 시점인지에 대한 합리적 설명이 없는 불투명한 사업이라고 비판했다. 

셋째, 현장 응급의료진을 법적·제도적으로 보호할 안전장치가 마련되지 않았다고 강조했다.

이형민 회장은 “세부적인 내용은 그동안 우리가 지속적으로 반대해온 응급실 강제배정을 공식 시범사업을 통해 확정하고 전국으로 확대하겠다는 것”이라며 “현장 응급의료진들은 분노하고 있고, 이런 식으로 응급실 뺑뺑이가 나아지거나 해결된다고 아무도 생각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응급실 던지기, 체계 붕괴 초래할 것”

의사회는 “환자를 적정한 치료 대책 없이 응급실에 진입시키는 것은 혁신이 아니라 위험의 방치”라며 “정책을 현장에 강요할수록 과도한 업무 부담을 지고 있는 의료진의 이탈은 가속화되고, 이는 중장기적으로 더 많은 응급실 미수용 사례를 양산하는 부작용을 낳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의사회는 정부가 ‘어떻게 환자를 병원에 빨리 밀어넣을 것인가’에만 매몰돼 있다고 비판하며 “이는 결국 의료기관에 모든 책임을 전가하는 ‘응급실 던지기’에 불과하다”고 지적했다.

이어 “정부는 보여주기식 성과를 얻을지 모르나, 그 대가는 환자와 의료진을 위험에 빠뜨리는 응급의료 체계의 파국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시범사업 참여 거부 등 강력 대응 예고

의사회는 “진정으로 시범사업이 필요하다면 현장과 충분히 논의하고 제도적·법적·재정적 기틀을 갖춘 뒤 시행돼야 한다”며 “현장의 목소리를 묵살한 채 강행된다면 회원들은 시범사업 참여 거부는 물론 광역상황실 근무 거부 등 모든 가능한 방법을 포함한 강력한 실력 행사를 통해 우리의 의지를 관철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형민 회장은 “조급하고 준비가 부족한 졸속 사업으로는 근본적인 원인 해결과 개선은 요원하다”며 “정치적 득실이나 전시성 홍보 성과가 응급의료라는 생명의 가치보다 앞설 수는 없다”고 강조했다.


의사회는 “응급실 미수용 문제는 응급실의 수용 역량이 강화될 때에만 해결될 수 있으며, 그 수용 여부를 최종적으로 판단하는 주체는 현장에서 환자의 생명을 직접 책임지는 응급의학 전문의들”이라며 “보여주기식 정책이 아닌 지속 가능한 응급의료 체계 구축을 위한 근본적인 개혁을 요구한다”고 밝혔다.

[메디컬월드뉴스 김영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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