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신 medicalkorea1@daum.net
보건복지부가 지난 13일 보건의료정책심의위원회를 열고 2027년 이후 의사인력 증원분 전체를 지역의사제 정원으로 적용하는 방안을 논의했다.
이에 대한의사협회와 전국의과대학교수협의회 등 의료계는 추계 절차의 위법성을 지적하며 감사원 공익감사를 청구하고 충분한 검증 없는 ‘속도전’ 결정을 비판하고 나섰다.
◆정부, 2027년 의대정원 심의 기준 구체화
복지부는 지난 13일 국제전자센터(서울 서초구)에서 보건의료정책심의위원회를 개최하고 2027년 이후 의사인력 양성규모 결정을 위한 심의 기준의 구체적 적용 방안을 논의했다.
이날 회의에서는 지난 12월 29일 1차 회의에서 논의한 심의 기준을 바탕으로, 과반수의 공급자단체 추천위원으로 구성된 의사인력 수급추계위원회의 추계 결과를 존중하기로 재확인했다.
특히 지역의료 격차와 필수·공공의료 인력 부족 해소를 목표로, 2027년 이후 의사인력 증원분 전체를 지역의사제 정원으로 적용하는 방안이 집중 논의됐다.
▲지역의사제 형태
지역의사제는 의료취약지 등 특정 지역에서 일정 기간 근무하는 제도로, 의대 신입생을 선발해 학비를 지원하고 10년간 의무복무하는 복무형과 기존 전문의가 국가·지자체 및 의료기관과 5~10년 근무 계약을 체결하는 계약형으로 구성된다.
▲공공의료사관학교 신설 및 의대 없는 지역 신설 계획
정부는 공공의료사관학교(가칭) 설립 및 의대 없는 지역에 의대 신설에 따른 인력 양성 규모와 배출 시점을 고려해 논의를 진행하기로 했다.
또한 추계위에서 채택한 세 가지 수요 모형과 두 가지 공급 모형 간 조합을 모두 고려하여 미래 의료환경 변화 및 보건의료 정책 변화를 반영하기로 했다.
▲교육의 질 확보 및 예측 가능성 고려
의과대학 교육의 질 확보와 관련해서는 2026학년도 모집인원 총 3,058명 대비 2027학년도 입학정원 변동률이 일정 수준 이하가 되도록 하는 방안과 소규모 의과대학의 적정 교육인원 확보 방안이 논의됐다.
2024년·2025년 입학생이 함께 수업을 받고 있는 현실도 고려 대상에 포함됐다.
예측 가능성 및 안정성 확보를 위해서는 법령상 수급 추계 주기 5년을 고려하여 2025년 추계에 따른 정원을 2027학년도부터 2031년까지 5년간 적용하는 방안이 검토됐다.
이 기간 입학생들이 2033년부터 2037년까지 배출되는 점을 고려해 2037년을 수급 관리 기준연도로 설정하고, 차기 수급 추계는 2029년에 실시하는 방안이 논의됐다.
정은경 보건복지부장관은 “양적 규모나 숫자에 매몰되지 않고 의사인력 규모 논의의 궁극적인 목적인 지역·필수·공공의료 강화를 목표로 논의를 이어가겠다”고 밝혔다.
◆의협, 감사원 공익감사 청구…“법적 요건 미충족”
이에 대해 대한의사협회는 보건복지부를 대상으로 감사원에 공익감사를 청구했다.
의협은 보건의료기본법 제23조의2에 따라 보건의료인력 수급 추계 시 반드시 지역 단위 수급 추계와 전문과목 및 진료과목별 수급 추계를 분석하고 반영해야 하지만, 수급추계위원회가 이러한 세부 분석을 생략하거나 형식적으로 처리했다고 지적했다.
또한 보정심이 불충분한 추계를 토대로 졸속 의결을 시도하고 있으며, 정부 중심의 편향된 인적 구성을 쇄신하지 않았다고 비판했다.
의협은 “감사원의 감사 결과는 잘못된 정책을 바로잡을 마지막 기회였으나 정부는 과학적 근거 재검토와 절차적 투명성 확보 요구를 이행하지 않고 있다”고 주장했다.
◆의대교수협 “현재 공백에 10년 뒤 효과, 시간축 불일치”
전국의과대학교수협의회는 지난 14일 반박논평을 통해 정부 정책의 시간축 불일치 문제를 제기했다.
의대교수협은 “정부가 현재 공백을 근거로 정책을 추진하면서 효과는 최소 10년 뒤에야 나타나는 양성규모 중심 대책만 제시한다면 원인과 처방의 시간축이 맞지 않는다”며 “공백은 지금인데 그 사이의 공백은 누가 책임지는가”라고 반문했다.
또한 정부 추계 자료에서 일부 시나리오에는 단기 잉여 구간이 나타나는 점을 들어, 현재 문제가 의사 총량이 아니라 분포·유인·근무환경·법적 부담·전달체계 등 구조 요인에서 발생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의대교수협은 “정원 논의와 별개로 필수의료 보상 정상화(수가), 의료사고 부담 구조 개선, 전달체계 및 수련 인프라 개선이 먼저 패키지로 추진되어야 한다”며 해당 패키지의 확정 일정표를 국민 앞에 제시할 것을 요구했다.
▲“2월 3일 속도전 아닌 숙의와 검증 필요”
의대교수협은 1월 15일 추가 논평을 통해 “정부가 2월 3일을 결정 마감일로 먼저 못 박는 순간 숙의는 사라지고 결정을 정당화하는 절차만 남는다”고 비판했다.
특히 2027~2029년 의대 교육·수련 여건은 추계가 아니라 현장 운영계획으로 검증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의대교수협은 “강의·실습·수련 인프라, 지도전문의·수련병원 역량, 실습 수용능력 등 핵심 조건이 확인되지 않은 채 정원만 결론 내리면 그 부담은 국민과 학생, 환자에게 돌아간다”고 우려했다.
이어 “복지부가 실무 설명에서는 3,058명(모집 기준)을 말하면서 대외 메시지에서는 5,058명을 정상 기준처럼 두고 ‘감원’ 레토릭을 사용한다”며, “정부는 감원 레토릭이 아니라 근거·절차·책임의 시간표로 답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복수 시나리오 상정 예정, 논란 지속 전망
보정심은 이번 회의 논의 결과를 반영하여 복수의 시나리오별 양성규모 안을 차기 회의에 상정할 예정이다.
정부는 지역·필수·공공의료 강화라는 목표 아래 의사인력 정책을 추진하겠다는 입장이지만, 의료계는 절차적 정당성, 교육여건 검증, 구조적 개선과제 선행 등을 요구하며 반발하고 있어 2월 3일 최종 결정을 앞두고 논란이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메디컬월드뉴스 김영신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