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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체검사 위·수탁 보상체계 전면 개편…위탁관리료 폐지·수가 분리 20년간 유지된 검사료 일괄청구 방식 폐지, 위·수탁 기관별 수가 신설 2025-12-24
김영신 medicalkorea1@daum.net

보건복지부가 지난 23일 건강보험정책심의위원회를 통해 검체검사 위·수탁 보상체계를 전면 개편하고 검사 질 관리를 강화하는 방안을 논의했다. 

20여 년간 유지돼 온 위탁검사관리료를 폐지하고 위·수탁 기관별 수가를 분리 신설하는 내용이 핵심이다.


◆위탁관리료 폐지하고 위·수탁 수가 분리 신설

정부는 검체검사 위·수탁 시장의 투명성과 공정성을 제고하고 검사 질을 담보하기 위한 보상체계 개편 방안을 추진한다.

2024년 기준 검체검사는 3억4000만 건(전체의 20%), 2조6000억 원 규모(전체의 35%)가 위·수탁으로 실시되고 있다. 그간 규정과 다른 시장 관행 등으로 보상체계 왜곡, 검사 질 저하, 환자안전 문제가 꾸준히 제기돼 왔다.

현행 고시에는 위탁검사관리료(검사료의 10%)와 검사료(100%)를 분리 지급하도록 돼 있지만, 실제로는 위탁기관이 일괄 청구한 뒤 수탁기관과 상호정산이 이뤄지고 있다.

이에 따라 위·수탁기관 간 검사료 할인, 과잉 경쟁 등으로 검사 질이 저하되고, 위탁검사관리료는 검사료와 보상영역이 중첩되는 한편 검사료 할인과 결합해 보상체계가 왜곡되는 한계가 있었다. 

위탁검사관리료에는 채혈 등 가검물 채취가 포함돼 있고, 검사료에도 검체 채취가 포함돼 보상 영역이 겹친다.


◆2400억원 재원, 진찰료 등 저보상 영역에 투입

정부는 검사료와 보상영역이 중첩되는 위탁검사관리료를 폐지하고, 검사료 내에서 위·수탁기관별 수가를 신설해 보상체계를 합리화하며, 검사료 할인 등을 방지하기 위해 청구·지급 방식을 개선한다는 계획이다.

위·수탁 수가의 수준은 현행 위탁검사관리료, 위·수탁기관 역할, 상대가치 상시 조정 과정에서의 재정 영향 등을 고려해 결정한다. 위탁검사관리료 폐지에 따른 재원은 2024년 기준 2400억 원으로, 진찰료 등 저보상 영역 인상에 활용할 예정이다.

위·수탁 보상체계 개편은 내년 상반기에 고시 개정을 추진하되, 상대가치 상시조정 시기에 맞춰 시행한다는 계획이다.


◆검사 질 제고 위한 인증기준 강화

검체검사 질 제고를 위해 수탁기관 규모, 검사 특성 등에 따라 인증기준을 개선하고 학회의 인증기준·절차에 대한 관리를 강화한다. 환자안전사고 보고 의무화·조사·제재 규정, 재수탁 제한 규정 등도 마련한다는 계획이다.

세부 인증기준 등은 학회, 관계기관, 전문가 논의를 거쳐 2026년 상반기까지 마련해 법령 및 고시 개정을 추진한다.

최근 검체 변경 사고 및 수탁기관 대형화, 위탁검사 증가 등에 따라 검사 질 관리, 환자안전 강화 요구가 증대되고 있는 상황이다.


◆의료계 “환자 안전·일차의료 위축 우려” 강력 반발

이에 대해 대한이비인후과학회와 대한비뇨의학회는 지난 22일 성명을 내고 “환자 안전과 진단체계를 충분히 고려하지 않은 채 추진되고 있다”며 깊은 우려를 표명했다.

이비인후과학회는 “검체검사는 의사의 진단 과정에서 질환을 판단하고 치료 방향을 결정하는 핵심 수단”이라며 “검사료에 대한 일률적인 삭감은 검사 효율화가 아닌 검사 시행 위축과 혼란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비뇨의학회는 “검체검사 수입 감소가 의원급 진료비의 실질적 하락으로 직결돼 필수 검체검사의 시행 규모 축소나 검사 주기 조정으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며 “중장기적으로는 불필요한 상급의료 이용 증가, 질병 진행에 따른 치료비 상승 등으로 전체 의료비 지출을 오히려 확대시킬 가능성이 높다”고 주장했다.

특히 성병 진단에서 95% 이상의 높은 민감도와 특이도를 보이는 PCR 검사의 경우, 동일한 수가 인하율을 일괄 적용하면 외부 수탁 성병 PCR 검사의 임상적 활용이 위축될 우려가 있다고 경고했다.


◆분리 청구로 행정 혼선·민감정보 유출 위험 제기

두 학회는 위탁기관과 수탁기관이 각각 청구하는 구조가 도입될 경우 여러 문제가 발생할 것으로 우려했다.

이비인후과학회는 “행정 절차의 복잡성으로 인해 검사 결과 확인 지연, 환자 불편 증가, 진료 연속성 저하가 우려된다”고 밝혔다.

비뇨의학회는 “수탁기관 분리 청구가 시행될 경우 성병 검사 등 민감 상병과 관련된 개인정보 보호 위험이 구조적으로 증가할 수 있다”며 “대규모 개인정보가 소수의 대형 수탁기관에 집중될 경우, 유출 시 피해는 환자 개인을 넘어 사회적 문제로 확산될 가능성이 높다”고 경고했다.

한국임상고혈압학회도 강력 반대 성명을 발표하며 “20여 년간 안정적으로 운영되어 온 검체검사 체계를 일방적으로 해체하는 행정 폭거”라고 비판했다. 

이어 환자 결제 부담 증가, 질병정보 노출 위험 확대, 검사 오류 시 책임 소재 불명확, 행정비용 폭증 등도 문제로 지적했다.


◆“의료계와 충분한 논의 필요” 요구

이비인후과학회는 의료계와 충분한 논의와 합의를 우선할 것, 검사 접근성·신속성·질 관리·환자 안전을 종합적으로 고려한 보완적 대안 마련, 제도 조정이 불가피하다면 상대가치 개편 시 검사 관련 보상체계를 명확히 하여 필수의료 위축을 방지할 것을 정부에 요청했다.

비뇨의학회는 “본 제도 개편에 대한 전면적인 재검토를 요청하며, 불가피한 경우 시행에 앞서 시범사업을 통한 충분한 검증이 선행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복지부는 “이번 개선방안을 통해 검체검사 위·수탁 시장의 공정성과 투명성을 제고하고, 검사 질을 담보하고 환자안전을 강화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며 “의료계 의견을 지속적으로 수렴하여 제도 개편을 차질 없이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메디컬월드뉴스 김영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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