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신 medicalkorea1@daum.net
내시경 연수교육 평점 인정을 둘러싼 의사회들의 갈등이 이어지고 있다.
대한위대장내시경학회가 내시경 전문의 인증 제도 강화를 추진하는 가운데, 대한가정의학과의사회와 대한외과의사회는 새 학회 창립과 헌법소원 등으로 대립 양상을 보이고 있다.
◆ 위대장내시경학회 “내시경 전문의(인증의) 제도 전문성 인정”
대한위대장내시경학회(회장 곽경근)는 지난 7일 롯데호텔서울에서 개최한 ‘2025 제46회 추계학술대회 기자간담회’에서 내시경 전문의(인증의) 제도의 전문성 강화 내용을 제시했다.
학회는 지난 2017년부터 내시경 인증의 제도를 운영해 왔지만 이번 학술대회부터 필기시험제도를 도입했다.
올해 6월 말까지 서류심사를 통과한 회원들을 대상으로 진행된 시험에는 위내시경 시험에 23명, 대장내시경 시험에 26명이 응시했다(동시 응시 3명).
필기시험은 학회에서 발행한 증례집을 바탕으로 문제은행 400문제를 추려 위·대장 내시경 각각 20문제를 출제했다.
곽경근 회장은 “시행 첫해여서 그런지 신청하신 분이 좀 적은 것으로 파악했다. 이는 개선될 것으로 생각한다”며 “점수와 합격 여부에 대해서는 사정위원회를 열어 최종 결정할 예정이다”고 밝혔다.

내시경 연수 교육 평점 인정을 위한 헌법소원과 관련해 곽 회장은 “일련의 여론전을 통한 문제 제기와 헌법소원은 수련 체계의 전문성을 무시하고 그 역량을 깎아내리는 접근이다. 어떤 의사에게 내시경을 받는 것이 유리한 지는 소비자들이 잘 선택할 것”이라고 말했다.
조승철 공보이사도 “내시경은 누구한테 받아야겠다는 것을 국민들은 오히려 더 잘 알고 있다. 위대장내시경학회 인증의 시험에 응시한 회원 중 위내시경은 80% 정도가 타과 회원이었고, 대장내시경은 60%가 타과 회원이었다. 이는 타과 회원들도 각자 소속 학회나 의사회에서 주최하는 인증 제도를 얼마나 신뢰하고 있는지를 보여주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 가정의학과의사회 ‘일차의료소화기내시경학회’ 창립 추진
대한가정의학과의사회는 7일 백범김구기념관에서 열린 춘계학술대회·연수강좌 기자간담회에서 “대한가정의학회와 협력해 학회 내 내시경위원회를 발전시켜 ‘일차의료소화기내시경학회(가칭)’ 창립을 추진하고 있다”고 밝혔다.
강태경 회장은 “현행 국민건강보험공단의 내시경 검진 교육·평가·인증 체계는 특정 과 중심으로 운영돼 가정의학과와 외과 등에서 시행하는 교육들이 동등한 인정을 받지 못하는 불합리한 구조에 놓여 있다”며 “이는 국가암검진 정책이 보다 폭넓은 전문과의 참여를 담보하지 못하는 한계”라고 지적했다.
새롭게 준비하는 학회는 이러한 불균형을 해소하고 모든 일차의료 전문과 의사들이 공정하게 참여할 수 있는 체계를 마련하는 것을 지향한다는 것이다.

강 회장은 “일차의료소화기내시경학회 창립을 통해 열린 교육, 공정한 평가, 건강한 경쟁을 바탕으로 국민이 안심하고 내시경 검사를 받을 수 있는 환경을 구축하고, 일차의료가 국민 건강을 지키는 든든한 버팀목이 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강준호 의무부회장은 “가정의학회의 내시경 교육도 오래 전부터 진행해 왔고, 전문적인 질 관리에 대한 노력도 있었다. 국가암검진 내시경 교육 평점 인증 문제는 이미 몇 년 전부터 계속 요구해 왔지만 가정의학과 의사들의 입장에서는 기울어진 운동장에 서 있는 상황이다. 대한의학회 공식 학회도 아닌 곳에 대한 평점을 인정한 것은 불공정하다”며 “독점의 폐해가 이미 드러나고 있다. 공정하고 신사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학회를 창립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 외과의사회, 헌법소원 통해 ‘형평성’ 문제 제기
대한외과의사회는 7일 서울 스위스 그랜드호텔에서 개최한 추계학술대회 기자간담회에서 대한외과학회와 지난 4월 제기한 국가암검진기관 평가 지침 관련 위헌 소송에 대한 당위성을 설명하면서 형평성을 강조했다.
최동현 회장은 “일각에서는 마치 외과가 내시경의 전문성을 부정하거나 영역다툼을 시도하고 있다는 식의 비판을 하고 있지만, 문제의 본질은 단순한 진료과 대결이 아니다”며 “내시경은 특정 진료과만의 전유물이 아니라는 명제하에 국가암검진기관 평가 기준의 형평성과 절차적 정당성에 문제 제기를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현재 국가암검진기관의 내시경 평가에서, 특정 학회의 연수평점만을 인정하는 체계는 타 진료과(특히 외과)의 연수교육과 자격제도를 제도적으로 차별하는 결과를 낳고 있다”며, “다툼이 아닌 공정한 기준 수립을 요구하기 위해 헌법소원을 제기했다. 내시경 검사의 질 향상과 안전성을 위해 모든 의료인과 학회가 협력하는 것이 중요하며, 이러한 협력을 통해 국가암검진사업의 본래 취지를 실천할 수 있다고 확신한다”고 덧붙였다.

이세라 명예회장는 “외과의사는 합병증 관리까지 할 수 있어 내시경을 더 안전하게 할 수 있다. 비합리적이고 형평성에 어긋나는 정책 결정으로 의사들을 차별로 몰아넣고 있다. 정책을 담당하는 이들이 균형을 잘 맞춰야 한다”고 밝혔다.
외과의사회에 따르면 최근 헌법소원 과정에서 복지부는 “국가검진 평가는 민간 위탁기관이 자율적으로 기준을 설정한다”고 답변했다.
이에 대해 외과계는 “민간 위탁이라는 이름으로 특정 학회에 평가 기준 수립 및 자격 인정 권한을 일임하는 것은 위임의 한계를 넘어선 것”이라고 주장했다.
◆ 위대장내시경학회 “타과 공동대응” 경고
위대장내시경학회는 가정의학과와 외과의 내시경 연수 평점 인정 요구에 대해 반대 입장을 분명히 했다.
이정용 이사장(대한내과의사회장)은 "대한내과의사회, 대한위대장내시경학회, 대한내과학회를 중심으로 소화기 관련 전문 학회와 공동 대응할 것이다. 만약 가정의학회나 외과학회에 내시경 연수 평점을 인정한다면 내과의사회도 진단검사와 영상검사 등급을 자체적으로 운영하겠다고 할 것이다. 다른 곳에서는 우리 분야를 터치하면서 우리는 왜 가만히 있어야 하나“라고 반문했다.
이어 ”우리 학회는 복지부·국립암센터와 정책 파트너 역할을 하고 있다. 국가암검진사업은 국민 건강권 보호를 위한 제도이며, 의료인의 임상 경험과 교육이 매우 중요한 과정이다. 검진의 질 향상을 위해서는 형식적 교육이 아니라 학문적 기반과 임상 전문성을 반영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 6주기 평가 관심 집중
정부는 5주기 검진기관 평가지침을 개정하면서 대한가정의학회와 대한외과학회 내시경 검진 의사를 인정하는 자격 권한을 모두 인정하기로 기준을 변경했지만, 연수교육 평점은 현행대로 대한소화기내시경학회와 대한위대장내시경학회 교육만을 인정하는 상황이다.
갈등이 지속되는 가운데 6주기 검진기관 평가는 어떻게 변경될지를 두고 관심이 더욱 높아지고 있다.
[메디컬월드뉴스 김영신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