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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최혜국 약가 인하’ 정책, 국내 제약사에 기회와 위기 공존 미국 정부 “미국인은 더 이상 가장 비싼 약값 지불하지 않을 것” 2025-05-13
김영신 medicalkorea1@daum.net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 12일(현지시간) 미국인과 납세자가 처방약에 지불하는 가격을 다른 나라들이 지불하는 가격과 일치시키는 ‘최혜국(Most Favored Nation, MFN) 약가 제공’ 행정명령에 서명하면서 글로벌 제약시장에 큰 파장이 예상된다.


◆ 미국 행정명령의 주요 내용과 배경

이번 행정명령은 미국인들이 처방약에 지불하는 가격을 다른 국가 수준으로 낮추는 것을 목표로 한다. 


백악관은 명령일부터 30일 이내에 가장 선호되는 국가의 가격 목표를 제조업체에 전달하고, 미국 환자들이 중개인(middlemen)을 거치지 않고 제약기업으로부터 직접 최혜국 가격으로 의약품을 구입할 수 있는 메커니즘을 수립할 것이라고 밝혔다.


▲ 외국의 ‘무임승차’ 대응

백악관은 행정명령의 배경으로 “제약회사들이 자사 제품을 할인해 해외 시장에 진출하고 미국에서의 높은 약가를 통해 그 할인액을 충당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최근 자료에 따르면, 미국인들이 유명 브랜드 의약품에 지불하는 가격은 다른 OECD 국가가 지불하는 가격의 3배 이상이며, 미국은 세계 인구의 5% 미만이지만 전 세계 의약품 수익의 약 75%를 지원하고 있다는 것이다.


▲ 제약업계 반발

미국제약협회(PhRMA)는 “최혜국 약가인하는 미국 환자들에게 나쁜 거래가 될 것이며, 회원사들의 수천억 달러 미국 투자계획을 위태롭게 할 것”이라며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조지타운대 법대 로렌스 고스틴 교수는 트럼프 대통령의 첫 번째 임기 동안에도 유사한 정책이 법원에 의해 막혔으며, 이번에도 제약회사로부터 소송이 홍수처럼 밀려올 것이라고 전망했다.


◆ 국내 제약업계에 미칠 영향과 대응 전략

한국바이오협회 바이오경제연구센터는 이번 정책으로 인해 국내 제약업계에 다양한 변화가 예상된다고 전망했다.


▲ 약가 인상 압력 증가

미국 정부 및 제약사들이 한국 등 OECD 국가를 대상으로 혁신의약품에 대한 약가 인상 요구가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또한, 최혜국 약가 정책으로 제약사들이 전략적으로 해외의 낮은 약가를 택하기보다 상대적으로 높은 약가를 받을 수 있는 미국으로 더 사업을 집중할 가능성도 있다.


▲ 현지화 전략 변화

트럼프 행정부는 ‘약가 인하’와 ‘수입 관세 인상’이라는 두 축을 중심으로 미국 제약시장을 급격히 변화시키고 있다. 

국내 주요 제약사들은 미국의 관세 및 현지 생산 확대 정책에 대응해 미국 내 위탁생산(CMO) 계약을 통해 현지 완제의약품 생산 비중을 늘리고, 향후 현지 생산시설 투자도 적극 검토 중이다.


▲ 밸류체인 변화

지난달 행정명령에서는 PBM 등 중개인에 대해 수수료 공개 등의 조치를 취하도록 한 데 이어, 이번 행정명령에서는 중개인을 거치지 않고 제약기업이 직접 소비자에게 최혜국 약가로 판매할 수 있도록 하는 조치가 포함되어 미국 사보험 시장에서의 밸류체인 변화가 예상된다.


◆ 셀트리온, 바이오시밀러 기업에 긍정적 효과 기대

이런 가운데 셀트리온은 이번 행정명령이 바이오시밀러 제조사에게 유리하게 작용할 것이라며 세 가지 기회요인을 제시했다.


▲ 중간 유통 구조 단순화

셀트리온은 “이번 행정명령을 통해 처방약급여관리업체(PBM) 등 중간 유통 구조가 개선되면 오리지널 제품 기반 고수익 제약사들의 유통 지배력이 약화될 것”이라며 “바이오시밀러 제조사가 PBM이 아닌 정부와 직접 약가를 협상할 수 있어 시장 확대의 기회가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 바이오시밀러 처방 가속화

미국에서는 중간 유통사 리베이트 문제로 바이오시밀러 가격이 병원 처방 시 오리지널 수준으로 높게 형성돼 환자에게 실질적인 혜택을 제공하지 못하고 있다. 

셀트리온은 “중간 유통 구조 개선으로 바이오시밀러의 실제 처방 가격이 인하돼 유럽과 유사한 수준으로 바이오시밀러 처방 확대가 가속화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 제품 포트폴리오 확장 기회

최혜국 약가로 의약품을 공급하기 위한 병행 수입이 활성화될 경우, 셀트리온은 기존에 출시하지 않았던 제품을 추가로 선보일 수 있는 기회를 확보할 것으로 예상했다. 

미국 내 직판 영업망을 보유한 셀트리온은 유럽 시장에서의 경험을 토대로 제품 포트폴리오 확대 및 마케팅 시너지를 활용해 판매 가속화를 기대하고 있다.

(표)업계별 세부 대응 사례

한편 국내 제약업계는 트럼프 행정부의 MFN 약가 정책이 바이오시밀러 기업에는 기회가 될 수 있지만 혁신신약 개발 기업에는 도전이 될 수 있다고 평가하고 있다. 

정부와 업계는 미국 시장 내 현지화 및 가격 전략 조정, R&D 투자 효율화, 생산비 절감 등 비용구조 개선 노력을 강화하고, 정책 불확실성에 대비해 시나리오별 대응책을 마련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메디컬월드뉴스 김영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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