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신 medicalkorea1@daum.net
소아청소년과 ‘엑소더스’가 가속화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문을 닫은 소아청소년과 의원 전문의 3명 중 1명 이상(35.4%)이 소아청소년과와 관련 없는 의료기관에서 근무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 코로나19 여파로 소아과 급감
연세대 보건행정학부 노진원 교수와 건강보험심사평가원 건강보험혁신센터 구준혁 주임연구원 연구팀은 심평원 자료를 바탕으로 소아과 폐업 현황과 전문의들의 이동 경로를 분석했다.
조사 결과 전국 소아청소년과 의원 수는 코로나19 발생 전인 2019년 2,229곳에서 2022년 2,135곳으로 94곳 감소했다.
2020~2022년 3년간 285곳이 새로 개원한 반면, 379곳이 폐업해 실제 감소 규모는 더 컸다.
저출생으로 이미 경영난을 겪던 소아청소년과는 코로나19로 인한 호흡기질환 환자 급감으로 더 큰 타격을 입었다.
◆ 전문의 35%, 타과목 진료로 이동
연구팀이 폐업 요인을 분석한 결과, 원장 연령이 65세 이상이거나 개업 기간이 5년 미만인 의원에서 폐업 위험이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
해당 기간 폐업한 소청과 전문의 364명의 경로를 추적한 결과 ▲ 29.7%(108명)는 현재 의료기관 근무 이력이 확인되지 않아 은퇴나 휴직으로 추정, ▲ 34.9%(127명)는 다른 소아과 관련 의료기관으로 이직, ▲ 35.4%(129명)는 소아과와 무관한 의료기관에서 근무 중으로 나타났다.
특히 비소아과 분야로 간 129명 중 102명은 일반의원, 24명은 요양병원, 2명은 한방병원, 1명은 정신병원으로 이직했다.
일반의원으로 이직한 102명 중에서도 74명은 진료과가 명시되지 않은 곳에서 진료하고 있었다.
◆ “근무환경 개선·공정한 보상 시급”
연구팀은 이번 조사가 코로나19 기간 중 폐업한 소청과 전문의들의 근무 경로를 추적한 최초의 연구라고 밝혔다.
노진원 교수는 “소청과는 환자 진료에 상대적으로 많은 시간이 소요되고 업무 강도도 높다”며, “전문의들이 전공 분야에 계속 종사하도록 하려면 근무 환경 개선과 공정한 보상이 필수”라고 지적했다.
연구팀은 소아 진료 붕괴와 의료진 이탈을 막기 위해선 정부의 적극적인 개입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소청과 전문의들의 대규모 이탈은 향후 아동 의료 서비스의 질 저하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했다.
이번 연구결과는 대한의학회 국제학술지 ‘대한의학회지’(JKMS) 최신호에 게재됐다.
[메디컬월드뉴스 김영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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