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신 medicalkorea1@daum.net
대한의사협회 의료정책연구원이 ‘응급이송체계의 문제에 대한 분석과 해결 방안 연구’ 보고서를 통해 현행 응급의료체계가 통일된 조정기관 없이 분절화되어 있어 환자 이송에 문제가 있다고 지적하며, 실시간 통합 응급의료시스템 구축을 촉구했다.
◆ 현 응급이송체계의 문제점
우리나라 응급이송체계는 통일된 조정기관이 없어 지역별, 응급실 수준별 유기적 역할 분담과 협조가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
▲ 병원 전 단계와 병원 단계 응급의료정보 미연계
병원 전 단계와 병원 단계의 응급의료정보가 연계되지 못하고 각각 존재하는 점도 문제로 지적됐다.
특히 소방청은 관련 정보를 외부에 공개하지 않아 통합적 관리가 어려운 실정이다.
2022년 국가응급진료정보망(NEDIS) 자료 분석 결과에 따르면, 전체 응급환자 중 권역응급의료센터가 21.0%, 지역응급의료센터가 44.7%를 진료했으며, 환자의 91.1%는 직접 내원한 것으로 나타났다.
전원 비율은 평균 7.1%였지만, 권역응급의료센터는 14.0%로 상대적으로 높았다.
▲ 중증도와 입원율 불일치
권역응급의료센터의 입원 비율은 27.6%인 반면, 지역응급의료기관을 방문한 환자는 12.2%만 입원한 것으로 나타났다.
응급 진료 후 전원된 환자 비율은 1.7%였으며, 한국형 응급환자 분류도구(KTAS) 기준 중증도가 높을수록 전원 비율이 높았다.
주목할 점은 권역응급의료센터를 방문한 경증(KTAS 4,5) 환자 중에서도 14.8%가 입원한 것으로, 중증도 분류와 실제 치료 필요성 간 불일치가 있음을 보여준다.
◆ 해외 응급의료체계 사례
▲ 일본: ‘구급 안심센터’로 효율적 환자 분류
일본은 ‘구급 안심센터 사업’을 통해 응급상황 발생 시 #7119에 연락하면 의사, 간호사가 직접 상담에 응하며 환자 상황에 맞게 구급차 이송 및 직접 방문 등을 안내한다.
일본의 응급의료센터는 1~3차로 분류되며, 중증 환자만을 위한 병실을 확보해 두고 구급차로 후송되는 환자만 수용하는 시스템을 갖추고 있다.
▲ 미국: 주 전역 통합관리 ‘MIEMSS’ 운영
미국 메릴랜드주는 주 전역의 응급의료서비스를 메릴랜드 응급의료서비스시스템연구소(MIEMSS)에서 통합 관리하고 있다.
이를 통해 일관된 응급 대응체계를 구축하고, 응급 상황 시 즉시 대응 가능한 의료자원을 신속히 파악해 배치함으로써 환자에게 빠른 의료서비스를 제공한다.
▲ 캐나다: ‘CritiCall’ 시스템으로 병원 간 직접 연결
캐나다 온타리오주는 ‘CritiCall’ 시스템을 운영해 병원에서 적절한 의료서비스 제공이 어려운 경우, 급성기 병원 서비스와 주립병원자원시스템(PHRS)을 활용해 상담을 제공하고 적절한 병원과 전문의를 연결해준다.
상태가 위중한 환자의 경우 이송까지 담당하는 통합 시스템을 갖추고 있다.
◆ 응급의료체계 개선 방안
연구팀은 “환자 이송 시 수동적으로 전원 요청을 받고 전화를 돌려 운 좋게 병원을 찾아주는 역할에 머무르는 것이 아닌, 신속한 응급 의료 제공을 위한 시스템 구축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에 다음과 같은 개선 방안을 제시했다.
▲ 실시간 통합 조정기관 설립
보건복지부(중앙응급의료센터)는 실시간 응급 의료 제공이 가능한 시스템을 구축하고, 이를 상위에서 조정할 수 있는 조직을 구성해야 한다.
▲ 환자 추적 가능한 QR코드 시스템 도입
119로 이송된 환자가 응급실에 도착한 후에도 정보가 연결되도록 환자 고유번호 QR코드 시스템을 도입해 국가 응급의료정보체계(NEDIS)와 연동함으로써 환자 전원 시에도 동선 파악이 가능하도록 해야 한다.
▲ 의료진 간 직접 연결 시스템 구축
환자 전원 시 국내 이전 1339 및 캐나다의 CritiCall 시스템처럼 응급실을 거치지 않고 해당 의료진과 직접 연결하는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
▲ 응급실 의료진 보호 법률 강화
응급실 의료진에 대한 법적 위협 요인들을 줄여 의료진들이 진료에 집중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기 위한 법률제도 개선이 필요하다.
이번 연구는 응급의료체계의 통합 관리와 실시간 정보 공유의 중요성을 다시 한번 확인시켰다.
골든타임 내 적절한 치료가 이루어질 수 있도록 통합 응급의료시스템 구축은 더 이상 미룰 수 없는 과제이다.
[메디컬월드뉴스 김영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