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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첫 ‘군발두통 진료지침’ 발표…치료제 사용 제한, 제도 개선 촉구 환자들 “극심한 고통에 자살률 높고, 총상보다 심한 통증” 2025-03-19
김영신 medicalkorea1@daum.net

대한두통학회(회장 주민경)가 국내 최초로 ‘군발두통 치료 진료지침’을 발표해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이를 통해 치료제 사용 제한 및 제도 개선 등에 대한 실마리가 마련됐다는 평가도 나왔다.

◆ 국내 첫 진료지침, 국제적으로도 드문 시도

대한두통학회는 지난 13일 군발두통 치료 진료지침 제정을 기념한 온라인 기자간담회를 개최하고 국내 첫 군발두통 진료지침을 공개했다. 


군발두통에 대한 진료지침은 국제적으로도 흔치 않은데, 유럽신경학회는 2006년, 미국신경학회는 2016년에 진료지침을 발간한 바 있다.


대한두통학회 진료지침위원회 정필욱(강북삼성병원 신경과 교수) 위원장은 “그동안 두통학회는 편두통 진료지침을 중점적으로 다뤘지만, 심한 일차두통임에도 국내외에서 제대로 된 진료지침이 드문 군발두통 진료지침을 계획하게 됐다”며, “참고할 만한 국외지침이 부족한 것이 어려운 점이면서 동시에 진료지침 개발이 필요한 이유였다”고 설명했다.

◆ 근거와 전문가 의견 결합한 차별화된 지침

이번에 발표된 진료지침은 총 3개 파트로 구성됐다. 

▲파트 1은 근거 기반 급성기 치료 약제로, 스마트립탄 피하주사, 졸미트립탄 비강스프레이, 스마트립탄 비강스프레이, 경구용 졸미트립탄, 산소 투여가 강한 수준의 권고를 받았다. 


▲파트 2는 근거 기반 예방 치료 권고안으로 스테로이드 주사, 경구용 스테로이드, 리튬, 베라파밀, CGRP 항체 등이 포함됐다.

특히 두통학회는 유럽이나 미국과 달리 전문가 의견을 독립항목으로 강화한 ▲파트 3을 추가했다. 


정필욱 교수는 “근거수준이 낮지만 임상에서 효과적으로 사용되는 약제가 많아, 전문가 의견을 포함하지 않으면 임상현장과의 괴리가 심할 수 있다”고 말했다.

◆ “자살 두통”이라 불리는 극심한 고통

군발두통은 두통 질환 중 가장 극심한 통증을 유발하는 질환이며, 과거에는 ‘자살 두통’이라는 별칭이 붙을 정도로 환자에게 큰 고통을 준다. 


대한두통학회 이미지(서울대병원 신경과 교수) 연구이사는 약 1,600명의 군발두통 환자를 대상으로 한 연구 결과를 인용하며 “환자들이 군발두통의 통증을 10점 만점에 9.7점으로 평가했다”고 밝혔다. 


이는 분만(7점대), 췌장염(7점대), 요로결석(6.9점), 총상(6점), 골절(5.2점)보다 훨씬 높은 수치다.

이 이사는 “많은 군발두통 환자들이 적절한 치료를 받지 못하면 큰 고통을 겪게 된다. 편두통과 치료 방침이 완전히 다르기 때문에 편두통으로 잘못 진단받아 편두통 치료제를 복용해도 전혀 효과가 없다”고 밝혓다.


◆ 5년 이상 진단 지연되는 현실적 문제

군발두통의 유병률은 1,000명당 1명 정도로 알려져 있지만, 제대로 진단되지 않는 경우가 많아 정확한 통계를 파악하기 어렵다. 


군발두통 진단이 어려운 이유에 대해 대한두통학회 임원들은 “1차 두통이기 때문에 어떤 검사에서도 진단할 수 있는 생체표지자가 없어 두통 전문가가 아니면 진단하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국외 연구와 대한두통학회의 코호트 연구에서도 진단 지연이 평균 5년 정도 걸리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 이사는 “군발두통 환자들이 직장을 잃는 비율이 굉장히 높다”며 “한 달, 두 달을 매일같이 아파서 근무를 못하다 보니 직장을 유지하지 못하고 자영업이나 프리랜서로 바뀌는 비율이 높아 사회적 영향도 크다”고 말했다.


◆ 효과적 치료제 사용의 행정적 장벽

학회는 진료지침 제정에도 불구하고 실제 진료 현장에서 권고 약제를 사용할 수 없는 현실적 문제도 지적했다. 


정 이사는 “산소 투여가 효과적인 급성기 치료제임에도 군발두통에 급여가 적용되지 않아 가정 산소치료 처방에 어려움이 있다”며, “효과적인 예방 치료 약재인 베라파밀, 리튬 같은 약제들도 군발두통에 대해 허가 및 보험 등재가 되어 있지 않아 오프라벨로 사용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대한두통학회 주민경 회장은 “가이드라인을 만든 이유 중 하나는 군발두통으로 허가받은 약들이 너무 제한적이기 때문이다. 가이드라인을 통해 국가에서 여러 상황을 고려할 수 있는 근거를 마련하고자 했다”고 밝혔다.

◆ 환자 삶의 질 개선을 위한 학회의 노력

한편 대한두통학회는 진료 환경 개선을 위해 학회 차원에서 정책 제안 및 의료진 교육을 진행하고, 권고 약제 접근성 확대 방안을 모색한다는 계획이다. 


정 이사는 “여러 두통 질환이 적절하게 진단되고 치료될 수 있도록 의료진에 대한 보수교육과 대중 강좌를 주기적으로 시행하고 있다”며, “인식을 높이면 군발두통 환자들이 적절한 치료를 받아 고통이 줄어들 것”이라고 말했다.


주 회장은 “사회의 요구와 의사, 환자들의 필요에 맞춰 앞으로도 계속 가이드라인을 발간할 예정”이라고 강조했다.

[메디컬월드뉴스 김영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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