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신 medicalkorea1@daum.net
의대 교수들의 ‘수련 보이콧’이 확대되는 모습을 보이는 가운데 정부는 유감을 표하며 법적 조치 검토를 할 수 있다는 입장을 제시했다.
◆6개 의대 교수 비대위 “하반기 전공의 모집에 동의 못해”
6개 의대(가톨릭대, 고려대, 서울대, 성균관대, 연세대, 울산대 의대) 교수 비상대책위원회가 2024년 하반기 전공의 모집과 관련해 입장문을 통해 “전공의들의 온전한 복귀 없이 일부 충원에 의존하는 미봉책 전공의 수련 시스템으로는 양질의 전문의 배출이 어렵다.”라며, “전공의 교육의 주체인 진료과 교수들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보건복지부의 지도에 따라 진행되는 하반기 전공의 모집에 동의하기 어렵다.”라고 밝혔다.
특히 “상급년차 전공의 부재 상황에서는 1년차 전공의 수련의 질 저하가 매우 우려되고, 지방 사직 전공의가 수도권 병원으로 옮길 경우 가뜩이나 열악한 지역 필수 의료의 몰락으로 이어질 수 있다.”라며, “수련병원 정상화, 의대교육 현장 정상화를 위해서 보건복지부, 교육부는 땜질식 처방이 아닌 근본적 처방으로 상생의 정책을 펼쳐 주시길 기대한다.”라고 덧붙였다.
삼성서울병원 영상의학과는 입장문을 통해 “하반기 전공의 모집 시 올바른 의료 정립을 희망하는 전공의들의 온전한 복귀에 지장이 있을 것으로 생각된다. 타원 및 본원의 소위 인기과 쏠림 현상으로 인해 지역 필수 의료의 붕괴가 우려된다.”라며, “상급연차 전공의의 부재 시 1년차 전공의의 수련의 질 저하를 피할 수 없다.”라고 주장했다.
이어 “삼성서울병원 영상의학과 교수들은 본 과의 하반기 전공의 모집에 동의하지 않음을 밝힌다.”라고 덧붙였다.
◆“교수 보이콧 가시화시 법적 조치 검토”
이런 움직임에 대해 정부는 유감의 뜻과 함께 교수 보이콧이 가시화되면 법적 조치도 검토한다는 입장이다.
보건복지부 조규홍 장관은 23일 서울청사에서 열린 의사 집단행동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 회의를 주재하며 “최근 일부 의대 교수들이 하반기에 모집될 전공의의 교육과 지도를 거부하는 ‘수련 보이콧’ 의사를 밝혔다. 이는 대다수 의대 교수들의 뜻은 아닐 것이라 믿는다, 사직 전공의들의 복귀를 지속 설득하고 용기를 내 의료현장에 돌아온 전공의들을 따뜻하게 맞아주는 현명한 스승과 선배의 모습을 기대한다.”라며, “환자들의 불안과 불편을 외면하는 것 같아 매우 안타깝다.”라고 지적했다.
(사진 : 조규홍 장관 중대본 회의 주재, 서울=연합뉴스 최재구 기자)
복지부 권병기 필수의료지원관도 중대본 회의 후 브리핑에서 “일부 의대 교수 비대위에서 이번에 뽑는 전공의를 제자로 인정할 수 없고, 교육과 지도를 거부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라며, ”출신 학교나 출신 병원으로 제자들을 차별하겠다는 성명은 의학 교육을 책임지고 있는 교육자로서 온당한 태도가 아니며 헌법적으로나 인권적 가치에도 반한다. 각 병원은 전공의법에 따라 수련 계약과 수련 규칙의 내용을 성실히 이행해야 한다.“라고 말했다.
이어 “용기내 수련을 계속하고자 하는 전공의를 위축시키는 것으로, 유감의 뜻을 표하며, 교수 보이콧이 가시화될 경우에는 내부적으로 법적 조치를 검토해 나가겠다.”라고 덧붙였다.
◆의대생 학부모들 “2025학년도 증원 중단·재학생 학습권 보장” 촉구
한편 전국의대학부모연합은 23일 정부세종청사 교육부 앞에서 집회를 열고 “교육부는 의대 교육시설 확충을 신속히 진행하고, 의대 교수 1,000명을 3년간 증원하겠다고 하지만, 지금도 부족한 기초의학 교수의 급격한 채용이 가능하냐. 당장 내년 3월에 3∼4배 늘어난 25학번 신입생의 교육 공간과 관련 예산은 준비될 수 있는 것인지 묻고 싶다.”라며, “의대 재학생 1만 8,000명의 제대로 된 학습권을 보장해달라.”라고 촉구했다.
(사진 : 의대생 학부모들의 외침, 세종=연합뉴스 배재만 기자)
이어 “교육부가 ‘유급도 안 된다, 휴학도 안 된다’라고 하면서 진급을 위해 특례 조치를 마련한 것은 대학 교육 전체를 망치는 것이다. 의대 학칙을 바꿔가며 유급·휴학을 막지 말고, 물리적·인적 자원이 준비되지 않은 의대 증원 정책을 의료 전문가와 재검토해달라.”라고 강조했다.
[메디컬월드뉴스 김영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