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신 medicalkorea1@daum.net
정부가 18일 조규홍 제1차장 주재로 의사 집단행동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본부장: 국무총리)회의를 개최해 하반기 전공의 모집 일정을 차질없이 진행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전공의들이 지원할지는 알 수 없는 상황인 가운데 사실상 모집을 하지 않는 병원들도 늘어나고 있는 상황이다.
◆“근무 여건부터 수련 프로그램까지 속도감 있게 개선” 추진
정부는 지난 8일 발표한 ‘전공의 복귀 대책’에서 각 수련병원들이 7월 15일까지 미복귀 전공의에 대한 사직처리를 완료하고, 17일까지 하반기 전공의 모집인원을 신청할 것을 안내했다.
이에 따라 지난 17일까지 최종 전공의 결원 규모가 수련환경평가위원회에 제출됐으며, 이를 토대로 하반기 전공의 모집 일정을 차질없이 진행한다는 계획이다.
조규홍 제1차장은 “전공의 여러분은 열악한 여건에서도 국민과 환자를 위해 필수의료를 선택하신 대한민국의 소중한 분들이다.”라며, “본인 자신과 환자, 대한민국 의료의 미래를 위해 바람직한 결정을 내려주시기를 기대한다.”라고 말했다.
이어 “복귀한 전공의들이 변화된 수련환경을 체감할 수 있도록 근무 여건부터 수련 프로그램까지 속도감 있게 개선해나가겠다.”라며, “상급종합병원 구조 전환 등 ‘지속 가능한 진료체계’를 마련해 과도한 전공의 의존에서 벗어날 수 있도록 근본적으로 혁신해나가겠다.”라고 밝혔다.
정부는 최근 온라인상에 복귀 전공의 명단을 공개하는 낙인찍기 행위가 또다시 발생한 것에 대해 유감도 표명했다.
정부는 개인의 선택과 소신을 방해하고 조롱하는 행위를 즉각 멈춰줄 것을 촉구했으며, 전공의 복귀를 저해하는 불법행위에 대해서는 엄정 조치한다는 계획이다.
◆사실상 하반기 전공의 모집 안하는 병원들
이에 대해 주요 대형병원들 중 사실상 하반기 전공의 모집을 하지 않기로 한 병원들도 확인되고 있다.
병원들은 이번 하반기 정원을 받아 새로 모집하면 기존에 사직한 전공의들이 돌아올 자리가 없어지기 때문에 이번 사태와 관련 없이 전공의 개인 사유나 미충원으로 발생한 결원 등에 대해서만 모집을 진행하는 것으로 확인되고 있다.
특히 교수들은 “사직한 전공의들이 돌아올 자리를 없애는 것은 안된다.”라며, “교수들의 의견을 반영하지 않고 뽑는다고 해도 실질적으로 교육이 되지는 않을 것이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각 의대 교수 비대위에서는 “정부는 내년도 정원 감축 등을 언급하며 압박하기 보다 근본적인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노력을 해야 한다.”라는 입장을 보이고 했다.
이런 가운데 사실상 하반기 전공의 모집을 하지 않으려는 병원들이 더 늘어날 것이라는 예측도 나오고 있다.
◆의협 “전공의와 의대생들 원하는 바 전적 수용이 해법”
이에 대해 대한의사협회는 환영의 입장을 보이며 “교수와 제자 사이를 갈라놓으려는 정부의 시도에 굴복하지 않겠다는 의지이다.”라며, “의료현장에서 전공의들과 함께 보내는 시간이 많으신 교수님들의 의견을 최대한 존중하는 것이 중요하다.”라고 밝혔다.
이어 “의료현장의 붕괴가 이미 눈앞에 펼쳐지고 있는 바, 전국의 수많은 병원들이 도산 위기에 처해 있다. 이대로라면 지역의료, 필수의료 현장이 돌이킬 수 없을 정도로 붕괴될 것이 자명하다. 정부는 지금이라도 의료계의 목소리를 들어야 한다. 잘못된 의료정책 추진으로 국민들의 건강이 위협받고 있고, 국민들의 염려와 불안이 나날이 커지고 있다.”라며, “정부가 현 사태를 일거에 해결하는 방법은 전공의와 의대생들이 원하는 바를 전적으로 수용하는 것이다.”라고 덧붙였다.
◆전공의 사직미처리, 결원미제출 병원…“내년도 전공의 정원 감축”
정부는 집단사직 전공의 사직 처리를 하지 않거나 하반기 전공의 모집을 위한 결원 제출을 하지 않은 수련병원에 대해 내년도 전공의 정원 감축을 추진한다.
보건복지부 김국일 보건의료정책관은 18일 진행된 ‘의사 집단행동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정례브리핑에서 전공의 사직 처리와 결원 제출을 하지 않은 수련병원에 대해 ”전공의 정원을 감원하겠다고 밝힌 바 있고 감원 규모는 사정을 고려해 판단할 예정이다. 다만 이번에 결원 제출을 하지 않은 곳에 대해서는 전공의 정원 축소를 적극적으로 검토할 예정이다.“라며, ”전공의 수도권 쏠림에 대해서는 내년도 전공의 비중을 지방과 수도권 5대 5로 조정한다. 이를 감안해 전공의 정원 조정을 하반기에 할 예정이다. 종합적으로 고려해 정원을 확정할 것이다.”라고 덧붙였다.
◆대통령실, 9월부터 전문의 중심 전환 가능성 제시
대통령실은 하반기 전공의 모집 절차가 예정대로 진행되지 않을 경우 전문의 중심 전환 가능성을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대통령실 고위관계자는 지난 16일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하반기 모집에도 지원하는 전공의가 많지 않다면 의료개혁특별위원회에서 발표한 대로 상급종합병원을 전문의 중심 병원으로 구조 전환한다는 큰 방향을 제시했다.
이에 따라 빠르면 9월부터라도 원하는 상급종합병원에 대해 구조 전환 시범사업을 실시한다는 계획이다.
한편 복지부에 따르면 7월 22일부터 7월 말까지 (하반기 전공의) 모집을 진행하고, 8월 병원별로 필기‧실기시험 등 각자 정해진 절차에 따라 진행하게 된다.
이에 따라 9월 1일부터는 하반기 수련이 이뤄질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메디컬월드뉴스 김영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