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신 medicalkorea1@daum.net
오는 25일부터 교수들의 실제 사직이 예고된 가운데 의정간 입장차는 여전한 것으로 확인되고 있다.
◆“사직서가 수리될 예정인 사례는 없는 것으로 파악”
보건복지부 박민수 2차관은 24일 의사 집단행동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 브리핑을 통해 “전국의과대학교수 비상대책위원회(전의비)에서 주 1회 휴진하겠다는 결정을 내리고, 일부 교수들이 예정대로 사직을 진행한다고 표명한 데 대해 유감의 뜻을 밝힌다.”라며, “병원 차원에서 휴진이 되려면 병원장의 승낙하에 조정이 돼야 하는데 아직 그 단계까지는 가지 않은 것으로 알고 있다. 현장에서 얼마만큼 의료 공백을 일으킬 만한 사안인지는 좀 더 면밀히 지켜보겠다.”라고 밝혔다.
▲자동으로 사직 효력 발생
오는 25일 사직서 제출 한 달이 돼 자동으로 사직 효력이 발생한다는 것과 관련해 “일률적으로 사직 효력이 발생한다고 볼 수 없다. 교육 당국에 따르면 현재까지 대학 본부에 정식으로 접수돼 사직서가 수리될 예정인 사례는 없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라며, “절차와 형식, 내용을 갖춰서 정당하게 당국에 제출된 사직서는 많지 않고, 이를 수리할 계획도 없는 것으로 파악됐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사직서가 수리되지 않은 상태에서 사직한다는 게 무슨 뜻인지 모르겠다. ‘나는 사표를 냈으니 내일부터 출근 안 한다’라고 할 무책임한 교수님이 현실에서는 많지 않을 것이다.”라고 덧붙였다.
▲진료유지금지·사직서 수리금지 등 명령 발령 여부
의대교수들의 사직 움직임에 대한 진료유지금지·사직서 수리금지 등 명령 발령 여부에 대한 입장도 제시했다.
박 차관은 “법적으로 가능하지만, 행정명령을 통해 진료를 유지하게 하는 방식은 바람직하지 않다. 명령을 내리지 않아도 극단적인 행동이 구체적으로 실현될 가능성은 높지 않다고 판단한다.”라며, “전공의는 의료현장으로, 의대생은 교육현장으로 돌아와 주기 바란다. 의대 교수 여러분들은 의사로서, 교육자로서 환자의 곁을 지키고 제자들을 바른길로 이끌어달라.”고 당부했다.
이어 “지난주부터 군 복무를 마친 전문의들이 전임의로 계약하는 사례가 늘고 있고, 기존 전임의들도 상당수 복귀해 상급종합병원을 중심으로 전임의 계약률이 높아지고 있다.”라고 덧붙였다.
▲‘의대증원 백지화’ 요구
특히 의료계가 주장하는 ‘의대증원 백지화’ 요구에 대해 “국민의 기대에 반하는 것이며 어렵게 출발한 의료개혁을 무산시키는 것으로 정부가 선택할 수 있는 대안이 아니다. 의료개혁을 흔들림 없이 완수해 국민의 건강을 지키는 헌법적 책무를 다하겠다.”라고 밝혔다.
◆서울의대 교수 4명 사직키로…"타이타닉호에서 승객 살 수 있나"
반면 서울대 의과대학·서울대병원 교수협의회 방재승 비상대책위원장은 “오는 5월 1일부터 비대위 수뇌부 4명이 실질적으로 사직한다. 수뇌부 4명은 모두 필수의료 교수이다.”라고 밝혔다.
이어 “대한민국 의료가 붕괴되는 상황에서 병원에 앉아서 환자를 보는 것이 의미가 있는지 모르겠어서 사직하기로 했다. 사직서는 교수들이 쓸 수 있는 마지막 카드이다. 사직서 제출이 형식적일 뿐이라고 매도하는 시각이 있는데, 정부가 우리의 진정성을 못 믿겠다면 나는 사직하겠다.”라며, “전공의와 의대생이 돌아오지 않으면 의료 붕괴는 5월부터 시작된다. 영화 타이타닉에서 타이타닉호가 침몰하기 전까지 연주하는 장면이 나오는데, 연주한다고 승객이 더 살 수 있느냐. 우리는 그런 심정이다.”라고 덧붙였다.
서울의대 교수협 배우경 언론대응팀장은 “사직 효력이 문제가 된다면 법원에 가서 다퉈봐야 할 것이다. 만약 사직이 안된다면, 우리는 사직도 안 되는데 출근하지 않아 무단결근으로 징계받을 것 같다.”라고 말했다.
(사진 : 서울대학교 의대 교수협 비대위 기자회견, 서울=연합뉴스 신현우 기자)
이런 가운데 서울의대 교수들은 오는 30일 응급·중증·입원 환자를 제외한 분야의 진료를 전면 중단한다.
이들은 의사 정원에 대한 합리적인 근거를 마련하기 위해 의사 수 추계에 관한 연구 논문을 공모해 이를 2026학년도 의대 정원에 반영하자며, 결과가 나올 때까지 전공의는 병원으로, 의대생은 학교로 복귀할 것도 제안했다.
서울대학교 의과대학·서울대병원 교수협의회 비상대책위원회는 24일 서울의대에서 기자회견을 통해 이러한 계획을 발표했다.
한편 주 1회 휴진을 확장한 병원들은 서울의대, 울산의대, 충남대, 충북대, 원광대 등으로 점차 확대되고 있는 상황이다.
[메디컬월드뉴스 김영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