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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원 개개인의 분노가 극에 달했다. 응급의학전문의분들의 헌신과 노고에 감사드리고 죄송합니다” 의협 비대위, 서신문 통해 “이번 투쟁에서 반드시 승리하겠다” 2024-02-19
김영신 medicalkorea1@daum.net

대한의사협회 비상대책위원회(이하 의협비대위)가 19일 응급의료 종사 회원들에 대한 서신문을 통해 “응급의학전문의분들의 헌신과 노고에 감사드리며, 죄송하다.”라고 밝혔다. 


◆의료계 투쟁 열기 고조

의협비대위에 따르면 최근 의대정원 증원 및 필수의료 패키지 정책으로 인해 의료계의 투쟁의 열기가 고조되고 있다는 것이다.


이번 투쟁도 다시 전공의들의 움직임으로 시작됐고, 그를 뒤따라 각각 직역의 의사들이 의업을 내려놓기 시작했다는 것이다.


이로 인해 가장 먼저 업무 부담이 발생하는 곳은 바로 응급실 일 것이고, 응급실을 지키는 분들과 거리에서 투쟁하는 의사회원들이 한마음이란 것을 모든 의료인들은 잘 알고 있다는 설명이다. 


의협비대위는 “정부는 의대 정원 증원의 이유로 필수의료 인력의 부족을 제시하며, ‘응급실 뺑뺑이’를 거론했다. 그동안 열악한 제도와 환경에서도 사명감 하나로 묵묵히 대한민국의 응급의료현장을 지켜온 여러분들을 분노하지 않을 수 없게 만들었다.”라며, “대한민국의 응급의료 위기는 응급의료 종사자 부족이 아닌 정부의 무지몽매한 응급의료 정책 때문이다.”라고 주장했다. 


환자들의 무분별한 의료기관 선택이 가능한 제도, 중증도나 수용가능 여부와 상관 없는 이송체계, 응급의료행위로 인한 결과에 대한 각종 민형사 소송과 처벌 및 배상 등이 원인인데 정부는 대한응급의학과의사회와 대한응급의학학회, 대한의사협회 등의 지속적인 대책마련 요구에 응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의협비대위는 “이러한 문제를 해결할 수 없고, 더욱 악화 시킬 수밖에 없는 의대 정원 증원이라는 정책을 발표했다.”라며, “정부는 정책으로 국가 구성원들의 미래를 제시해야 한다. 지난 2월 1일 발표한 정부의 정책은 대한민국 의사 뿐만 아니라 의료의 미래를 망가뜨릴 것이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응급의료현장을 지키고 계시는 응급의학전문의 선생님들의 헌신과 노고에 감사드리고 죄송하다는 말씀드린다. 이러한 움직임이 어디까지 이어질지 저희도 예측하기 어렵다. 회원 개개인의 분노가 극에 달해 있다.”라며, “의협비대위는 이번 투쟁에서 반드시 승리하여 매도당한 응급의학전문의들의 명예를 회복하고 응급의료현장을 떠나지 않도록 최선을 다할 것을 약속드린다.”라고 강조했다.


◆대한응급의학의사회 이형민 회장 특별 기고문 통해 주요 문제 제기 

대한응급의학의사회 이형민 회장도 특별 기고문을 통해 현재 상황과 주요 문제들에 대해 제기했다.  


이형민 회장은 “어느 날 갑자기 등장한 필수의료를 살리겠다는 정부의 말에 의사들은 어리둥절했지만 일말의 기대가 있었던 것도 사실이다. 그러나 정작 필수의료를 살릴 법안은 없고 오히려 의사들을 억압하는 악법들이 이어지면서 기대가 실망으로 바뀌고 결국 포기와 분노로 바뀌는 데에는 그리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의사들을 동반자가 아닌 적으로 인식하는 정부와 복지부의 독단과 편견에 분노한다.”라며, “말도 안 되는 필수의료 프레임을 폐기하고 의료계와 함께 장기적 의료환경개선에 나서라.”라고 주장했다.  


▲“필수의료, 뭔지는 모르지만 하여튼 살려야 한다?”

이 회장에 따르면 가장 먼저 전 세계 어디에도 없는 필수의료라는 신조어가 탄생했고, 결국 뭔지는 모르지만 하여튼 살려야 한다고 대대적인 홍보를 이어왔다는 것이다. 


이어 ‘응급실 뺑뺑이’라는 사건들이 발생하고, 소아과의 폐업증가와 전공의 수급저하로 ‘소아과 오픈런’이라는 현상이 발생하면서 정부가 이 두 가지를 필수의료 위기라 정의하고 이것을 해결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홍보했다는 것이다. 


이 회장은 “이 문제들은 원래 해결될 수 있는 문제들이 아니었기에 당연히 적절한 대책은 나올 수가 없었다. 결국 최종적으로 유일한 해결책이라며 2,000명 증원이라는 경악할만한 정책을 의료계와 합의 없이 일방적으로 발표했다.”라고 말했다. 


특히 ‘응급실 뺑뺑이’가 과거에도 ‘병원 뺑뺑이’로 있었고, 현재는 이름만 바뀐 것으로 본질적으로는 동일하다는 설명이다. 

‘소아과 오픈런’이 없는 소아과 의원은 폐업할 수밖에 없는 것이 지금의 현실이라는 것이다. 


▲필수의료위기=정부에서 방관했던 문제들 

이 회장에 따르면 정부에서 주장하는 필수의료의 위기라고 하는 것이 어느 날 갑자기 생긴 것이 아니고 오래 전부터 의료현장의 전문가들이 주장했지만 정부에서 방관했던 문제들인 것이라는 주장이다. 


이것을 정부 스스로 필수의료가 위기라 하는 것은 너무나도 무책임한 낯 뜨거운 일이며, 지금까지 고칠 수 있는 수많은 시간과 기회들이 있었음에도 책임을 방기해 왔다고 자인하는 것이라는 것이다.


▲“질 저하 없다”…2~3개월 안에 준비가능하다? 

또 다른 문제는 의대 정원 2,000명 증원을 미리 생각했다면 최소 10년 전부터 사전에 준비했어야 한다는 주장이다. 


이 회장은 “물리적인 강의실이야 어떻게 늘린다고 하더라도 최소한 학생이 60%를 늘리려면 교수도 60% 늘려야 하는데 교수 양성에 걸리는 시간을 고려해 본다면 단기간에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 질 저하도 없고 2~3개월 안에 준비도 가능하다는 복지부의 설명은 국민들조차 이해하지 못하고 있는 부분이다.”라며, “유래가 없는 사직서 제출금지와 수리금지, 이제는 단체행동 교사 금지 명령까지 도대체 복지부 장·차관의 권한이 맞는지 의심스러운 강제명령들을 남발하다가 악어의 눈물을 보인 감성편지에 이르러서는 젊은 의사들의 마지막 남은 참을성마저 거두게 되었다. 의료계는 절대 파국을 원하지 않는다. 지금 이 순간에도 이처럼 많은 전공의, 전문의들이 사직서를 제출하고 거리에서 부르짖는 이유는 어떻게든 의료계를 지키고자 하는 것이지 의료계를 망가뜨리기 위함이 아니다. 더욱 안타까운 일은 정부의 정책폭주에 가장 먼저 피해를 입는 것은 아무 죄가 없는 전공의와 의대생들이다.”라고 말했다. 


이어 “필수의료가 아직도 뭔지 모르겠지만 의료를 진정으로 살리고 싶다면, 적절한 대책부터 함께 논의하자. 강압적 협박으로 의료계를 굴복시켜 설령 정부가 이긴다고 한들 얻을 수 있는 것은 아무것도 없다.”라며, “전문성을 존중하고 동반자의 입장으로 처음부터 다시 논의를 시작할 것을 진심으로 촉구한다.”라고 강조했다.

(표지사진 : 삼육서울병원 응급의료센터) 

[메디컬월드뉴스 김영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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