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신 medicalkorea1@daum.net
13일 간호법 국회 본회 상정을 두고 간호법 반대와 찬성간 대립이 더욱 심화되고 있다.
지난 2021년 3월 발의된 간호법은 2년간의 논란 끝에 13일 국회 본회의에서 간호법 관련 표결이 진행될 예정이다.
이에 13개 보건복지의료연대는 간호법 제정 반대를 주장하고 있고, 만약 통과가 되면 총파업 등도 예고하고 있다.
반면 대한간호협회를 비롯한 간호법제정추진범국민운동본부(이하 간호법범국본)는 간호법의 빠른 제정을 촉구하고 있다.
◆간무협, 더불어민주당 규탄 성명 발표
대한간호조무사협회(회장 곽지연, 이하 간무협)는 13일 성명서를 통해 “더불어민주당 ‘간호법 강행 추진’ 언급하며, 국회의원 갑질 행태를 규탄한다”고 밝혔다.
간무협에 따르면 더불어민주당 김민석 정책위의장과 김성주 정책위 수석부의장, 보건복지위 강훈식 간사가 지난 12일 오후 늦게 보건의료단체를 각각 불러 간담회를 진행했다는 것이다.
문제는 “민주당 의원들이 2024년 총선에서도 우리가 1당이 될 것이다”, “1석이라도 더 우세할 터인데 그땐 어쩌려고 계속 반대하냐?”라고 하면서 “당에 계속 반대하는 단체에는 어떤 협조도 없을 것”이라고 협박하면서 더불어민주당을 향한 비판을 중단할 것을 종용했다는 주장이다.
간무협은 “모든 국회의원이 그렇지는 않지만 어제 더불어민주당 소속 일부 국회의원이 보여준 모습은 국민과 민생을 위해 정책을 만드는 사람이라고 볼 수 없었다”며, “더불어민주당이 간호법 등을 강행 처리하기에는 어려움이 없겠지만 간호법이 제정되면 보건의료계는 지금보다 더 혼란스러운 상황을 맞이하게 될 것이며, 혼란가중으로 인해 의료서비스 퇴화는 물론 국민건강에도 적신호가 켜지는 위태한 상황이 생길 것이다. 그 책임은 국회의원으로서 갑질과 횡포를 버젓이 자행하고 있는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이 책임져야 할 것이다”고 밝혔다.
이어 “2024년 총선이 다가오면 또 구역질 나는 가면으로 국민을 위해 일하겠다고 언급하겠지만 우리는 반드시 지금을 기억할 것이다. 우리 간호조무사는 85만 간호조무사 생존권을 위협하고 간호조무사 차별 내용이 담긴 간호법 추진 국회의원에 대해 끝까지 투쟁할 것이며, 13개 보건복지의료연대와 함께 총력 투쟁할 것이다”고 강조했다.
한편 13일 간호법이 국회 본회의에서 의결될 경우 보건복지의료연대는 대한의사협회 회관 앞에서 긴급기자회견을 통해 총파업 등을 포함한 구체적인 대응 방향을 제시한다는 계획이다.
◆현장간호사들 ‘간호법 제정’ 국회에 거듭 촉구
반면 더불어민주당 이수진 국회의원(비례대표)은 지난 3일부터 간호법범국본이 개최해 오고 있는‘간호법 국회 통과 촉구 문화마당’에 참석해 “간호법은 오랫동안 국회에서 논의됐다. 간호법은 여야가 함께 만든 법이다”며, “윤석열 대통령은 후보 시절 간호법 제정을 약속했다. 국민에게 꼭 필요한 법안인 간호법 제정 약속을 반드시 지켜야 한다”고 밝혔다.
‘간호법 국회 통과 촉구 문화마당’에서는 ‘간호법은 부모돌봄법입니다’, ‘부모돌봄의 선진국가 간호법으로 시작합니다’, ‘간호법=부모돌봄법, 가족행복법입니다’라는 현수막을 내걸고 간호법 즉각 통과를 국회에 촉구했다.
전국보건의료산업노동조합 나순자 위원장 “보건의료노조는 보건의료와 관련된 50여 직종이 모여 있다. 따라서 간호법은 찬성은 간호인력 외에도 보건의료 약 50개 직종이 지지하는 것이다”며, “국민돌봄을 책임지고 있는 간호사를 위해 간호법 제정이 반드시 제정돼야 한다. 의사 직역 중심주의를 깨서 국민에게 더 나은 좋은 의료를 제공하는 것이다”고 말했다.
전국의료산업노동조합연맹 신승일 위원장은“당연히 제정돼야 할 간호법이 왜 직역 간 갈등으로 심화되고, 정치적으로 희생양이 되고 있는지 안타까운 마음이다. 의사들은 지난 17년 동안 의대 정원 확대를 반대하며 엄중한 코로나 상황에서도 집단이기주의를 보여주었고, 그때도 현장에서 환자와 국민의 건강을 지킨 것은 바로 간호사였다”며, “간호법은 윤석열 대통령의 대선 공약이었고 간호협회를 찾아 직접 약속한 사안이다. 또한 국민의힘과 민주당이 각각 법안 발의를 하였듯이 여야 모두 공감대를 가지고 있는 법안이며 작년 11월 이 자리에서 여야 국회의원 모두가 간호법 제정을 약속했다”고 밝혔다.
문화마당을 찾은 종합병원 근무 중인 이영미 간호사는“간호법이 제정되면 간호사가 체계적인 인력체계와 합리적인 근무환경을 통해 국민과 환자에게 질 높은 간호를 제공할 수 있게 된다. 간호법은 여야 대선후보의 공통공약이었고, 보건복지위원회에서 여야 만장일치로 합의 통과된 법안이다. 간호의 영역이 활성화 되면서 간호에서 돌봄으로의 변화를 담아낼 법이 필요하다는 사실을 잊지마시길 바란다. 미래 국민건강의 올바른 방향을 위해 하나의 목소리가 되어 간호법 제정에 찬성해 달라”고 간호법 국회 통과를 촉구했다.
이어 상급종합병원에 근무하는 이상숙 간호사는“2000년 의약분업 시 의사들의 파업으로 환자 곁을 떠날 때도 간호사는 묵묵히 환자 곁을 지켰고, 2020년 의대 정원 확대를 반대하며 전공의들이 파업할 때도 간호사는 환자 안전을 위해 진료 현장을 떠나지 않고, 전공의의 빈자리를 메꿨다. 코로나 상황을 지나오며 간호사는 국민에게 코로나 영웅으로 불렸다. ‘내 앞의 환자를 살리고 싶다. 살려야 한다’는 간절한 마음으로 지금까지 버텨왔다”며, “하지만 간호사의 현실에 좌절감이 들 때가 더 많았다. 2021년 간호사 근무환경 실태조사 결과에 따르면 간호사의 74.7%는 근무 중 식사 시간을 포함한 휴식시간이 15~30분 미만이다. 법정 휴식시간 조차 보장받지 못한 현실이다. 전공의 업무가 간호사에게 불법적으로 이관돼 있음에도 현재 의료법 내에서 간호사는 보호받지 못하고 있다”고 현장의 상황을 토로했다.
이어“간호를 받을 국민에게 보다 안전하고 수준 높은 간호를 제공하기 위해 간호법이라는 체계적이고 현실적인 법을 준비하려고 하는 것이다. 간호법 제정으로 간호의 영역과 범위를 법적으로 명확히 정리하고 그 범위 안에서 권리와 책임을 함께 지고자 하는 것이다. 간호법은 환자를 안전하게 간호하고자 하는 염원이 담긴 법이다. 환자안전은 정치가 아니다. 국민 안전의 일부이다. 환자와 간호사, 국민의 안전을 위해 간호법 제정에 마지막 큰 힘을 실어달라”고 국회를 향해 부탁했다.
‘간호법 국회 통과 촉구 문화마당’은 국회 앞에 이어 국민의힘 당사 앞으로 자리를 옮겨 계속 진행됐다.
종합병원에 근무하는 박혜란 간호사는“간호법은 지금까지 그랬듯 최선을 다해 환자를 돌볼 테니 간호사가 건강히 일할 수 있게 해달라는 절박한 외침이다. 간호현장이 개선되지 않고는 간호사는 계속 떠나게 될 것이다. 간호법이 제정되면 간호환경이 개선돼 국민에게 더 나은 양질의 간호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을 것이다”고 말했다.
요양병원에 근무하는 윤서연 간호사는 “간호사 면허증을 평생 제대로 사용하지 못하고 7년6개월 만에 떠나는 대한민국 간호의 현실을 생각해 달라. 간호법 제정은 대한민국 의료의 질적 개선과 도약을 위한 것이다. 부디 간호법 제정에 찬성해 달라”고 국민의힘을 향해 호소했다.
한편‘간호법 국회 통과 촉구 문화마당’은 간호법이 ‘부모돌봄법’임을 알리는 민트 프로젝트의 대표색인 민트색 물품이 활용됐다.
또 참가자 모두 민트색 마스크와 스카프를 착용했다. 민트 프로젝트는 간호법이 부모돌봄법임을 알려 국민의 마음인 ‘민심을 튼다’는 의미를 담아 민트색을 대표색으로 지정하고 전국 캠페인을 진행해 오고 있다.
[메디컬월드뉴스 김영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