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의사협회가 지난 5월 30일 국민건강보험공단이 노인요양시설 내 전문요양실 시범사업을 연장·확대하기로 발표한 것과 관련해 시범사업의 즉각적 폐기를 요구하고 나섰다.

현재 노인요양시설은 노인복지법에 따른 급식·요양서비스를 제공하는 노인의료복지시설로 명백히 의료기관이 아니며, 대다수 의사가 상주하지 않고 촉탁의가 방문 관리하고 있다. 

의협에 따르면 전문요양실 시범사업에서 제공하는 의료행위 종류는 ▲영양관리 부문에서 중심정맥영양, L-tube, G-tube, ▲배설관리 부문에서는 Foley, 인공항문, 인공방광, ▲호흡관리 부문에서는 산소투여, 기관지절개관 교체, 인공호흡기, 석션, ▲상처관리부문에서는 욕창 드레싱 등이 진행되고 있다.

의협은 “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전문요양실 시범사업은 의사가 상주하지 않고 간호사만 있는 노인요양시설을 대상으로 하므로, 결국 정부가 간호사의 불법의료행위를 용인하고 조장하는 것과 다름없다”며, “노인요양시설 내 전문요양실 시범사업은 최근 보건의료계의 극심한 분열과 대혼란을 초래하고 있는 간호법안과 직접 연계된 사안으로 보건의료계가 심각하게 우려하고 있는 간호사의 독자적 의료행위를 위한 단독개원의 교두보로 악용될 가능성이 농후하다는 것을 여실히 보여주고 있다”고 밝혔다.

특히 국회에 계류 중인 간호법의 목적에 ‘지역사회’ 가 포함된 것과 관련해 의료계는 이번과 같은 전문요양실 간호사에 의한 무면허 의료행위가 만연해질 것임을 예상하고, 국민건강을 보호하기 위해 간호법의 저지를 강력히 요구해 왔던 것인데, 불행히도 이러한 예상이 확인됐다는 것이다.

의협은 “국회는 이번 사례를 계기로 간호법 제정이 보건의료 현실에 가져올 심각한 문제점을 다시 한 번 인지하고, 해당 법안을 철회해야 할 것이다”며, “불법의료행위의 온상이 되고 있고 수십 만 노인환자들의 생명과 건강을 심각하게 위협하는 노인요양시설 내 전문요양실 시범사업을 즉각 폐기할 것을 강력히 촉구하며, 이번 논란을 초래한 국민건강보험공단에 범보건의료계를 고려한 반성적 태도전환을 요구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건강보험 재정절감 차원이 아닌, 초고령사회의 약자인 노인환자에게 시의적절한 의료서비스와 요양서비스가 제공될 수 있도록 요양병원과 노인요양시설 간 역할을 재정립하여 간호사의 무면허 의료행위를 근절하고 노인환자의 건강권을 보장할 수 있는 정책 마련에 나설 것을 정부에 강력히 요구한다”고 덧붙였다.

[메디컬월드뉴스 김영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