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신 medicalkorea1@daum.net
지난 10년간 파킨슨병 분야를 연구해왔던 내용이 새로운 학설로서 인정받게 됐다.
국내 교수팀이 뇌 흑질의 도파민 신경계와 망막을 연구하는 첨단영상기법이 파킨슨병의 차세대 진단도구로서 개발 가치가 있음을 규명했다.
서울대학교병원운영 서울특별시보라매병원(원장 정승용) 신경과 이지영(서울의대 신경과학교실) 교수팀은 망막 광간섭 단층촬영(OCT) 및 병리조직 연구를 통해 파킨슨병 초기 환자의 황반부위에서 정상인과 구별되는 구조적인 변화가 나타나는 사실을 밝혀냈다.
또 망막의 두께 감소가 자세 불안정과 보행장애, 인지장애, 환각증상 등 파킨슨병의 주요 징후들과 밀접한 연관이 있음을 보여줬다.
파킨슨병 환자에게서 망막 이상이 나타난다는 것은 1970년대 후반부터 알려진 사실이지만 본격적인 연구 성과들이 발표가 되기 시작한 것은 최근 10년 전의 일이다.
이지영 교수는 이번 논문을 통해 현재까지 진행된 연구방법론의 한계를 냉철하게 언급하면서도, 파킨슨병 조기진단 및 예후를 평가하는 도구로서 망막 영상기법의 새로운 가능성을 날카로운 통찰력으로 짚어냈다.
이지영 교수는 “이번 연구결과는 국내에서 주도한 망막영상연구의 성과를 세계 최고의 학술지에서 인정받음과 동시에, 파킨슨병 진단을 위한 새로운 학술적 지평을 열었다는 점에서 매우 중요한 가치를 지닌다”며, “뇌에 생기는 병리와 상호 연관성 속에서 MRI 검사와 망막의 영상기법이 더욱 발전해 나간다면 향후 파킨슨병을 조기에 진단하고 병의 진행상태 및 예후를 판정하는 데 매우 유용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이번 연구결과는 최근 임상신경학 분야에서 최고 권위를 가진 ‘Nature Reviews Neurology(IF 42.9)’에 게재됐다.
이번 학술지에 임상의로서 제1저자이자 교신저자로 논문을 발표한 것은 국내에서는 이지영 교수가 처음이다.
특히 이 교수팀이 발표한 논문은 차세대 진단기법을 발굴하기 위한 목적으로 인체조직 중 뇌조직과 유일하게 직접 연결되어 있는 시신경과 망막의 구조적 변화와 파킨슨병 진행 사이의 연관성을 밝힌 연구 성과들을 집대성한 내용이다.
한편 대표적인 퇴행성 뇌 질환인 파킨슨병은 아주 서서히 시작되어 진행되므로 언제부터 병이 시작됐는지 정확하게 알기 어려운 특징이 있다.
이 때문에 증상이 명확해진 뒤에야 뒤늦게 병원을 찾아 파킨슨병을 진단받는 경우가 많은데, 이때는 이미 운동증상을 초래한 뇌신경계 조직의 신경퇴행이 절반 이상 진행돼 치료에 많은 어려움을 겪게 된다.
따라서 파킨슨병은 신경퇴행이 나타나려는 초기 단계에 발견해 더 이상의 뇌신경세포 사멸이 진행되지 않도록 막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며, 이에 따라 파킨슨병을 조기에 진단할 수 있는 방법의 개발 필요성은 더욱 강조되고 있는 추세다.
최근 파킨슨병이 진행하는 과정에서 뇌 흑질에서 나타나는 조직 내 철분 함량 증가, 신경멜라닌 감소, 니그로좀 신호 소실 등의 미세조직변화를 감지하기 위한 뇌 자기공명영상(MRI)기법이 개발되고 있지만 이 또한 흑질이 아닌 중추신경계 침범이 먼저 발생하는 파킨슨병을 조기에 진단하기 어려운 태생적 한계가 존재했다.
[메디컬월드뉴스 김영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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