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신 medicalkorea1@daum.net
관세청 부산본부세관은 지난 8월 27일 식품의약품안전처와 협업해 약사법 위반혐의가 있는 수입한약재를 수거·검사해 부적합으로 확인된 한약재를 긴급 회수 및 폐기조치해 불량 한약재의 시중 확산을 막았다고 발표했다.
지난 5년간 약3,000톤, 127억 원 상당의 불법 한약재가 전국으로 유통된 것으로 알려졌다. 불법 수입한 한약재는 오가피, 홍화, 계피, 맥문동, 돼지감자, 현삼, 백출, 진주모 등으로 일부 한약재에서는 중금속인 카드뮴이 기준치보다 2배 많이 검출되기도 했다.
이에 대해 대한의사협회와 대한한의사협회의 입장 차이를 소개한다.
◆한의협 “식약처, 실질적인 해결책 마련 등” 촉구
대한한의사협회(회장 최혁용)는 “불법수입 한약재 문제는 국민과 한의사 모두에게 막대한 피해를 주는 심각한 사안으로, 국민의 건강증진과 생명보호 차원에서 식약처가 막중한 책임의식을 가지고 보다 철저하고 강력한 관리감독을 실시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또 “전국의 한의원과 한의병원에서는 hGMP 인증을 받은 안전한 의약품용 한약재를 처방하고 있음에도 한약에 대한 신뢰성에 흠집을 내는 불미스러운 일이 발생한 것에 대해 심히 유감스럽게 생각한다”며, “이 건을 빌미로 마치 모든 한약에 문제가 있는 것처럼 침소봉대하거나 전체 한의계를 매도하는 악의적인 폄훼에 대해서는 단호하게 대응할 것이다”고 밝혔다.
이어 “이번에 발표된 보도자료에 따르면 문제의 불법수입 한약재건은 이미 지난 2018년 1월에 적발된 것으로 진작에 법적처벌이 이뤄졌어야 맞다”며, “불량 한약재를 단속하면 즉시 회수와 폐기 조치하고 행정처분을 내려야 할 식약처가 지난 1년 6개월 기간 동안 고발 이외에 어떤 행정 조치 처분들을 시행했는지를 국민에게 소상히 밝혀야 할 것이다”고 주장했다.
또 “관련 업무를 총괄, 책임지고 있는 식약처는 한약재 유통·관리 전담부서 신설과 해당 인력 대폭 충원, 식약공용품목 즉각 폐지 등 안전한 한약재 공급을 위한 실질적인 해결책 마련에도 적극 나서야 한다”며, “한의협은 국민의 소중한 건강과 생명을 보호하고, 한약에 대한 신뢰도를 더욱 높이기 위하여 깨끗하고 안전한 한약재 유통에 적극 협조할 것이다”고 강조했다.
◆의협, 보건당국에 4가지 사항 강력 촉구
반면 대한의사협회(회장 최대집)는 불량 한약재가 일선 한의원으로도 유통돼 해당 한의원에 방문해 한약을 지어먹은 환자들의 건강과 안전이 매우 우려스럽다는 입장을 보였다.
이보다 더 큰 문제점으로 해당 한약을 지어먹은 환자들이 자신이 이러한 불량 한약재로 지은 한약을 먹었는지 조차 모르고 있고, 한의원에서 지어주는 한약에 포함된 원료나 성분은 물론 한약재의 원산지도 표시하지 않고 있다는 문제도 제기했다. 해당 한약이 안전한지, 효과가 있는지 전혀 알 수 없다는 주장이다.
의협은 “한의계에서는 한의원에 유통되는 한약재는 GMP 시설을 거쳤기 때문에 안전하다 주장하고 있지만 사실은 전혀 그렇지 않다”며, “GMP 시설에서 생산된 한약재들의 품질 부적합으로 식약처 및 지방 식약청에서는 수많은 한약재에 대한 판매중지, 회수폐기 등을 끊임없이 처리하고 있는 현실이다. 한의계의 말대로 GMP 시설의 한약재가 한약의 안전을 담보하는 것이 전혀 아닌 것이다”고 문제를 제기했다.
이와 함께 의협은 식약처 및 복지부 등 보건당국에 ▲의약품을 검증할 때와 같은 기준으로 한약에 대한 안전성 및 유효성 검증절차를 의무화 할 것, ▲한약에 대한 조제내역서 발급, 성분표시, 한약재 원산지표시를 의무화 할 것, ▲이번 불법·불량 한약재의 유통경로를 면밀히 조사하고, 전국 한의원의 한약 및 한약재 관리실태에 대한 전수조사를 통해 국민들의 안전을 담보하기 위한 조치를 취할 것, ▲허울뿐인 한약재 GMP 제도에 대한 전면적인 재검토를 진행할 것 등 4가지 사항을 강력히 촉구했다.
의협은 “효과가 있는지는 차치하고, 최소한의 안전성조차 담보되지 않은 한약을 건강보험에서 급여로 보장하겠다는 복지부의 정책방향은 국민들의 세금으로 국민들의 안전과 건강을 위협하겠다는 것임을 명심해야 할 것이다”고 강조했다.
결국 양측의 입장차이로 인해 또 다른 논란은 계속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메디컬월드뉴스 김영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