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신 medicalkorea1@daum.net
성인 10명 중 4명 이상이 최근 3년 내 손 피부질환을 경험했고, 67.2%는 “삶의 질 저하”를 경험한 것으로 조사됐다.
대한피부과학회(회장 이지범 전남대병원 교수)가 지난 9월 10일 서울 더플라자호텔에서 제24회 ‘피부건강의 날’을 맞아 진행된 기자간담회에서 이같은 내용들이 소개됐다.
‘소중한 나의 손, 피부과 전문의와 함께’를 주제로 진행된 이번 기자간담회에서 손 피부질환에 대한 정확한 진단과 치료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매년 이어온 대국민 캠페인, 올해는 ‘손’에 주목
‘피부건강의 날’은 대한피부과학회가 국민에게 올바른 피부 건강 정보를 전달하고 피부질환에 대한 사회적 인식을 높이기 위해 매년 진행하는 캠페인이다.
올해는 일상에서 가장 빈번하게 사용하는 신체 부위인 ‘손’에 주목해, 다양한 손 피부질환이 환자의 일상과 삶의 질에 미치는 영향을 알리고 정확한 진단과 체계적 치료의 필요성을 전달하기 위해 마련됐다.
손은 업무와 가사, 대인관계 등 대부분의 일상 활동에서 지속적으로 사용되는 만큼 질환이 발생하면 통증과 가려움, 피부 손상뿐 아니라 업무 수행과 수면, 사회생활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
특히 손습진, 건선, 손발바닥농포증, 백선(무좀) 등은 임상 양상이 유사해 보여도 원인과 치료법이 달라 정확한 감별진단이 중요하다는 지적이다.
이날 간담회에서는 ▲다양한 손 피부질환의 감별진단 ▲대국민 설문조사 결과 ▲손습진의 진단과 치료 ▲손발바닥농포증의 진단과 치료 등 총 네 개 주제 발표가 이어졌다.

◆“증상만으로 판단 말고 전문적 검사 통해 감별해야”
첫 발표를 맡은 을지의대 피부과 한태영 교수는 손 피부질환의 임상적 특징과 감별진단의 중요성을 소개했다.
손습진, 건선, 손발바닥농포증, 백선 등은 홍반이나 각질, 갈라짐, 물집 등 비슷한 양상으로 나타나 육안만으로 구별하기 어려운 경우가 많다.
정확한 진단을 위해서는 증상과 병력은 물론 직업, 생활환경, 병변의 형태와 경과를 종합적으로 확인하고 필요에 따라 첩포검사, 진균검사 등 전문 검사를 시행해야 한다.
전문적 진찰 없이 증상만으로 판단하면 잘못된 진단과 부적절한 치료로 이어져 질환 악화나 치료 지연을 부를 수 있다.
한태영 교수는 “손 피부질환이 반복되거나 장기간 지속되는 경우 증상만 보고 임의로 판단하거나 자가치료하기보다 피부과 전문의를 찾아 정확한 진단을 받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성인 45.8% “최근 3년 내 경험”…첫 방문지는 피부과 아닌 약국
두 번째 발표에서는 포레피부과 이하은 원장이 손 피부질환 경험과 삶의 질 영향, 피부과 전문과목 인식을 조사한 대국민 설문 결과를 발표했다.
응답자의 45.8%는 최근 3년 이내 가려움, 갈라짐, 수포, 진물, 각질 등 손 피부질환 증상을 경험했다고 답했다.
일상생활에 미치는 영향이 '크다' 또는 '매우 크다'는 응답은 85.1%였고, 영향받는 영역으로는 가사 활동(88.1%), 직장 업무(73.8%), 대인관계(69.0%)가 꼽혔다.
경험자 중 67.2%는 삶의 질이 저하됐다고, 64.6%는 정신건강에도 영향을 받았다고 답했다.
그러나 증상 발생 시 피부과 전문의원(대학병원 포함)을 가장 먼저 찾았다는 응답은 18.1%에 그쳤다.
약국을 먼저 찾았다는 응답이 26.4%로 가장 많았고, 인터넷 검색 21.0%, 아무 조치도 하지 않음 14.8% 순이었다.
방문하지 않은 이유로는 “심각하지 않다고 생각해서”가 45.6%로 가장 높았다.
응답자의 51.6%는 증상이 비슷해 보여도 질환에 따라 진단과 치료법이 다를 수 있다는 사실을 몰랐다고 답했다.
반면 94.9%는 치료에 가장 적합한 의료진으로 피부과 전문의를 꼽아, 인식과 실제 의료 이용 행태 사이에 간극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원장은 “손 피부질환이 삶의 질과 정신건강 등 일상 전반에 부담을 줄 수 있다는 점이 확인됐다”며 “전문 진료 필요성에 대한 인식에 비해 실제 피부과 전문의 방문은 낮은 만큼, 증상을 가볍게 여기지 않고 조기에 적절한 진료로 이어지도록 인식을 높이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손습진, 절반 이상은 두 가지 이상 유형 겹쳐
서울의대 피부과 이동훈 교수는 ‘손습진의 진단과 치료, 악화인자 관리의 중요성’을 설명했다.
손습진은 손과 손목에 붉어짐과 각질, 물집, 갈라짐이 반복되는 염증성 피부질환으로, 전 세계 성인의 연간 유병률이 9.1%이다.
3개월 이상 지속되거나 1년에 두 번 이상 재발하면 만성 손습진으로 분류된다.
물·세제·마찰에 반복 노출돼 생기는 자극접촉피부염이 가장 흔하지만, 환자의 절반 이상은 두 가지 이상 유형을 동시에 갖고 있어 겉모습만으로는 원인을 확정하기 어렵다.
이 때문에 3개월 이상 지속되거나 치료에 반응하지 않을 경우 접촉 알레르기 여부를 확인하는 첩포검사가 권고된다.
치료에서는 물에 손을 담그거나 잦은 손 씻기, 세제·소독제 노출을 줄이고 씻은 뒤 보습제를 바르는 것이 도움이 된다.
국소 스테로이드는 적절히 사용하면 안전하지만 진단 없이 오래 사용하면 피부가 얇아지고 장벽 회복이 늦어질 수 있다.
무좀으로 오인해 항진균제를 바르면 오히려 악화될 수 있다.
중증 난치성 손습진에는 경구 레티노이드가 사용돼 왔으며, 최근 비스테로이드성 국소 야누스인산화효소(JAK) 억제제가 국내 허가되면서 치료 선택지가 확대됐다.
이 교수는 “증상이 좋아졌다고 치료를 중단하면 상당수가 반년 안에 다시 나빠진다”며 “만성 손습진은 장기적 조절이 필요한 만큼 피부과 전문의와 함께 치료 계획을 세우고, 증상이 없어도 보습과 피부 보호는 이어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2주 이상 관리해도 낫지 않거나 3개월 이상 지속되고 1년에 두 번 이상 재발한다면 진료를 받아야 한다"며 "중증 만성 손습진 환자의 치료 접근성 개선이 남은 과제”라고 덧붙였다.
◆손발바닥농포증, 생물학적 제제 도입으로 치료 선택지 확대
네 번째 발표에서는 국립중앙의료원 피부과 정혜정 교수가 손발바닥농포증의 원인, 관리 방법과 최신 치료제를 소개했다.
손발바닥농포증은 손바닥과 발바닥에 무균성 농포가 반복적으로 발생하는 만성 난치성 피부질환이다.
증상이 심하면 통증과 피부 갈라짐으로 물건을 잡거나 걷는 등 기본적인 일상 활동에도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
건선, 습진 등 다른 피부질환과 유사한 양상을 보일 수 있어 정확한 감별진단이 중요하며, 임상 양상과 질환 경과를 평가한 뒤 중증도와 기존 치료 반응을 고려해 적절한 치료를 선택해야 한다.
정 교수는 “과거에는 국소치료와 광선치료, 전신 면역조절 치료 등이 주로 활용됐지만, 최근에는 IL-17 억제제, IL-23 억제제 등 질환의 면역학적 기전을 표적으로 하는 생물학적 제제가 도입되면서 치료 선택지가 확대되고 있다”며 “적절한 시기에 피부과 전문의를 찾아 정확한 진단을 받고, 환자 상태에 맞는 치료를 꾸준히 이어가는 것이 치료 성과와 삶의 질 향상에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자가치료 의존 말고 조기에 정확한 진단 받아야”
대한피부과학회 이지범 회장은 “손 피부질환은 증상이 비슷해 보여도 원인과 질환에 따라 치료가 달라지고, 적절한 진단과 치료가 지연되면 만성화되거나 일상과 삶의 질에 부담을 줄 수 있다”며 “증상이 지속되거나 반복된다면 자가치료에 의존하기보다 조기에 피부과 전문의를 찾아 정확한 진단과 치료를 받아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대한피부과학회도 국민이 안전하고 올바른 피부과 진료를 받을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고, 피부 건강에 대한 사회적 인식 제고 활동을 지속하겠다”고 덧붙였다.
[메디컬월드뉴스 김영신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