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신 medicalkorea1@daum.net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이하 심평원)이 오는 11월부터 CT·MRI 촬영이력을 실시간으로 관리하는 ‘요양급여내역 확인시스템’을 시범운영한다
◆대한영상의학회 “정책 취지 공감…10여년간 선제적 연구 지속”
대한영상의학회 정책연구소(소장 최준일, 서울성모병원 영상의학과 교수)는 정부의 이 같은 문제의식과 정책 추진 방향에 원칙적으로 동의한다는 입장이다.
최준일 소장은 “학회는 불필요한 재촬영을 줄이고 환자 안전을 지키기 위해 이미 10여 년 전부터 선제적으로 연구와 대안 마련을 지속해 왔다”고 설명했다.
실제 지난 2013년 ‘고가영상검사 적정관리 방안 연구’를 시작으로 CT 재검사 가이드라인을 제정하고 적용 전 실태조사와 전국 17개 기관 대상 시범운영을 시행한 바 있다.
2017년에는 의료기관 간 영상정보 교류의 효용성을 높이기 위한 품질 기준 연구를 수행했으며, 2023년에는 정보 교류의 공통 언어 구축을 위해 ‘한국 핵심교류데이터 진단영상검사분야 표준용어 세트 개발 사업’을 진행하는 등 의료영상 공유 확대를 위한 다각적인 노력을 기울여 왔다.

◆KCR 2026…재촬영 관련 세션 마련
9월 9일부터 12일까지 일산 킨텍스(KINTEX) 제2전시장에서 개최되는 대한영상의학회 정기학술대회(Korean Congress of Radiology, KCR 2026)에서도 재촬영 관련 세션(9월 11일 10:10-12:00, 404호)이 마련된다.
이 세션은 심평원 자료분석을 통한 현재 재촬영 현황, 학회가 그간 수행해 온 불필요한 재촬영 감소를 위한 정책적 노력 및 영상교류사업 설명, 유럽에서의 재촬영 감소 노력 등으로 구성된다.
심평원과 대한영상의학회, 유럽영상의학회(European Society of Radiology) 연자 및 패널들의 토의도 예정돼 있다.
◆“모든 재촬영이 불필요한 것 아니다”…정확한 선별 필요
최 소장은 “재촬영 문제를 다루는 데 있어 간과하지 말아야 할 점이 있다”며, “모든 CT·MRI 재촬영을 불필요한 중복검사로 간주해서는 안 된다”고 밝혔다. .
환자의 상태 변화나 수술 등 치료 개입 후 결과를 확인하기 위한 추적검사, 원 검사의 나쁜 영상 화질이나 불충분한 검사 부위 누락 등으로 부득이하게 시행하는 추가검사는 환자 안전과 정확한 진단을 위해 의학적으로 필요한 경우로, 예외 없이 부정적으로 간주해서는 안 된다는 설명이다.
최 소장은 “정책의 초점이 맹목적으로 모든 재검사 횟수를 줄이는 것이 아니라, 당위성이 없는 ‘불필요한 재검사’를 정확히 선별해 줄이는 데 집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대한영상의학회, 4가지 정책 대안 제시
대한영상의학회는 불필요한 재촬영을 실질적으로 줄이기 위해 다음과 같은 정책적 대안을 정부에 제안한 바 있다.
▲재촬영 사유 코드 입력 의무화
진료비 청구 시 필요한 추가검사, 허용 가능한 중복검사, 추적검사, 불필요한 재검사, 무관검사 등 세분화된 재촬영 사유 코드 입력을 의무화해 처방 단계에서 재촬영의 필요성을 다시 한번 환기하고, 통계적 분석이 가능하도록 해야 한다.
▲영상검사정보 교류 활성화
의료기관 간 영상정보와 판독 소견의 원활한 교류 시스템 확대를 통해 정보 부족으로 인한 불필요한 재촬영을 원천적으로 감소시켜야 한다.
기존에도 여러 차례 정책연구 및 추진이 있었으나 실질적인 소득이 없었던 만큼, 이번 정책 변화를 계기로 적극 추진해야 한다.
▲영상검사 품질관리 강화
재촬영의 주요 원인이 되는 ‘불량 화질 영상’을 근절하기 위해 객관적인 화질 평가 지표를 적용하고 국가적 차원의 영상 품질 관리를 강화해야 한다.
객관적인 화질 평가 지표는 불량 화질로 인한 재촬영 시 근거가 될 수 있다.
▲단순 영상 저장용 수가 신설
현재 환자가 외부에서 가져온 영상을 전원된 병원의 PACS에 저장·유지하는 데 대한 보상 기전이 없어, 판독 자체가 꼭 필요하지 않은 경우에도 불가피하게 재판독을 의뢰하거나 재촬영을 시행하는 경우가 발생하고 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단순 ‘영상 저장용 수가’를 신설해 불필요한 재판독 및 재촬영을 줄여야 한다.
◆CT·MRI 촬영정보 실시간 제출 의무화…중복 촬영 막는다
한편 심평원은 지난 8월24일 자체 전산 개발 의료기관 및 청구소프트웨어 업체를 대상으로 ‘실시간 의료이용 관리제도 사전 설명회’를 진행했다.
이번 설명회에서는 CT·MRI 실시간 관리 대상과 의료기관의 정보 확인·제출 절차, 전산시스템 연계 방법 등이 공개됐다.
이는 오는 12월24일 시행 예정인 ‘실시간 의료이용 관리제도’에서 실시간 의료이용 관리항목으로 CT와 MRI가 선정된 데 따른 조치다.
심평원은 ”타 기관의 CT·MRI 촬영이력을 확인하기 어려워 중복·과다 이용이 발생하며, CT 촬영 시 방사선 노출 등 환자 안전이 우려된다“며 ”CT·MRI 촬영정보를 실시간으로 관리해 진료 시 의료진에게 환자별 촬영이력을 제공함으로써 중복 촬영을 예방하고 환자 안전 위험 및 건강보험 재정 부담 완화에 기여하는 것이 목적“이라고 밝혔다.
이에 따라 앞으로 의료기관은 CT·MRI 촬영 전 환자의 최근 1년간 검사이력을 확인한 뒤 촬영해야 하며, 실제 촬영 직후 관련 정보를 심평원에 실시간으로 제출해야 한다.
심평원은 제출된 촬영정보를 환자별로 누적·관리해 진료 시 의료진에게 제공한다.
촬영정보를 제출하지 않은 채 요양급여비용을 청구하면 심사 과정에서 진료비가 조정될 수 있다.
◆재촬영 26.8%…정부 특별대책
이번 제도는 최근 반복적으로 이슈화된 CT·MRI 재촬영, 중복검사를 줄이기 위해 시행된다.
지난 6월25일 김선민 의원실이 발표한 ‘고가의료장비 재촬영 현황’ 자료에 따르면, 30일 이내에 다른 병원에서 동일 상병으로 CT를 재촬영한 경우가 26.8%로 조사됐다.
이에 지난 7월15일 대통령은 CT와 MRI 중복검사를 줄여 건강보험 재정 낭비를 막기 위한 특별대책 마련을 지시했으며, 보건복지부는 7월22일 ‘AI 기본의료 전략’을 통해 환자의 개인건강기록(PHR)을 기반으로 병원 간 의료영상 공유를 확대하겠다고 발표했다.
최 소장은 ”대한영상의학회는 불필요한 영상 검사를 줄여 환자의 방사선 피폭을 줄이고 의료자원 낭비를 막는 데 항상 앞장서 왔으며, 재촬영과 관련해서도 많은 연구 결과를 축적해 왔다“고 강조했다.
이어 ”의학적으로 반드시 필요한 검사는 철저히 보장하되, 그렇지 않은 불필요한 재촬영을 효과적으로 줄이기 위해 앞으로도 정부 및 환자들과 적극적으로 협력할 것이다“고 덧붙였다.
[메디컬월드뉴스 김영신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