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신 medicalkorea1@daum.net
디아제팜·페니토인 등 응급 뇌전증지속상태 치료제의 생산중단 위기, 브리바라세탐 등 신약의 급여 지연, 한국인 뇌전증 임상데이터베이스 구축 필요성이 제기됐다.
대한뇌전증학회는 지난 19일 개최한 2026 KEC 국제학술대회 기자간담회에서 이같은 문제를 제기하며 정부 차원의 정책적 대응을 촉구했다.
학회 측은 “약이 있어야 치료할 수 있고, 데이터가 있어야 정책이 움직인다”며 필수의약품 공급, 신약 접근성, 국가 데이터 기반 마련을 이번 간담회의 핵심 의제로 제시했다.

◆뇌전증지속상태 응급 주사제 공급 중단 위기
▲디아제팜주와 페니토인주 생산·공급 중단
학회에 따르면 경련성 뇌전증지속상태의 1차·2차 치료에 쓰이는 표준 응급약제인 디아제팜주와 페니토인주의 생산·공급이 중단됐다.
로라제팜주도 공급 중단이 우려되며, 포스페니토인주 역시 중단이 예정된 상태다.
학회 측은 약가가 낮아 생산원가와 물류비를 보전하기 어려운 구조가 근본 원인이라고 설명했다.
퇴장방지의약품 제도만으로는 실제 공급 지속성을 보장하기 어렵다는 점도 지적했다.
▲환자·의료현장 영향
응급 뇌전증지속상태는 분 단위로 치료가 예후를 좌우한다.
발작이 지속되면 저산소증, 뇌손상, 중환자실 입원, 사망 위험이 높아진다. 대체 약제가 있더라도 작용시간·투여경로·안전성·축적된 임상경험이 달라 완전한 대체가 어렵다는 게 학회 측 설명이다.
학회 측은 응급실과 소아·성인 중환자실에서 치료 알고리즘이 무너질 수 있고, 지역·기관별 재고 차이로 치료 불평등이 확대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생명을 지키는 공공재”
학회는 △응급 항발작제의 국가필수의약품 별도 관리체계 구축 △실제 원가·공급비용을 반영한 약가·원가보전 방식 개선 △중앙 비축 및 권역별 응급 재고 모니터링 시스템 운영 △공급중단 사전예고 의무 강화 및 대체 수입·위탁생산 신속 절차 마련 △학회-정부-제약사 상시 협의체 구성을 제안했다.
학회 측은 “응급 항발작제는 ‘수익성 낮은 품목’이 아니라 생명을 지키는 공공재”라고 강조했다.
◆항발작제 신약 도입·급여 지연
학회에 따르면 뇌전증 환자의 약 30%는 기존 약물로 발작이 충분히 조절되지 않는다.
학회 측은 신약 접근성이 이들 환자의 삶의 질과 안전, 사회 참여를 좌우한다고 설명했다.
브리바라세탐은 국내 허가 이후 약가·급여 문제로 장기간 접근이 제한됐으며, 2026년 현재 급여 절차가 진행 중이다.
국내 개발 신약인 세노바메이트는 해외에서 먼저 사용된 뒤 국내 허가를 받았고, 현재 급여·비급여 심의 절차가 진행되고 있다.
드라벳증후군·레녹스-가스토증후군 등 중증 소아·난치 뇌전증에 필요한 펜플루라민도 급여 등재 및 적용범위 논의가 진행 중이다.
학회 측은 환자들이 해외 원정 처방, 비급여 비용 부담, 치료 지연을 감수하고 있으며, 신약 도입 지연은 단순한 가격 문제가 아니라 난치성 환자의 치료 기회 상실로 이어진다고 지적했다.
학회는 △난치성 뇌전증 신약의 신속등재·조건부 급여·위험분담제 적극 활용 △경제성 평가에 삶의 질, 응급실·입원 감소, 보호자 부담, 사회복귀 효과 반영 △국내 개발 혁신 신약의 역차별 방지를 위한 예측 가능한 허가 후 급여 로드맵 마련 △환자단체·전문학회 의견의 약제평가 과정 공식 반영을 제안했다.

◆한국인 뇌전증 Clinical CDE 기반 데이터베이스 구축
학회는 뇌전증 외래에서 기록해야 할 핵심 임상자료(CDE)를 표준화하는 작업을 추진하고 있다고 밝혔다.
발작 종류·빈도, 원인, 뇌파(EEG)·자기공명영상(MRI) 소견, 항발작약, 부작용, 삶의 질 등 핵심 항목을 공통 양식으로 수집해 여러 병원이 같은 기준으로 기록하는 한국인 뇌전증 데이터베이스를 구축한다는 계획이다.
학회 측은 표준화된 CDE가 스마트 전자의무기록(EMR)을 거쳐 다기관 데이터로 축적되면 진료 질과 정책 개선으로 이어지는 구조라고 설명했다.
이를 통해 의료진이 환자 상태를 빠짐없이 파악해 진료의 질을 높이고, 약물난치성 환자나 임신·고령·수술 대상자 등 취약군 관리를 강화할 수 있다고 밝혔다.
한국인 특성에 맞는 치료 근거와 정책 자료 확보도 기대 효과로 제시됐다.
학회 측은 “병원마다 흩어진 뇌전증 진료 기록을 공통 기준으로 모아, 더 안전한 진료와 더 빠른 연구·정책 개선으로 연결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환자 안전과 치료 접근성, 근거 기반 정책 마련을 위해 정부와 제약업계의 협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메디컬월드뉴스 김영신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