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신 medicalkorea1@daum.net
대한인지중재치료학회가 지난 5월 22일 서울 백범김구기념관에서 춘계학술대회를 열고 AI 기반 조기 예측 기술과 디지털치료제(DTx)를 결합한 인지중재 치료 전략을 논의하며, 치매 관리 패러다임이 ‘약물 단독’에서 ‘약물·인지중재 병행’으로 전환되고 있다고 밝혔다.
◆항체 치료제 시대, 비약물 치료 역할 UP
이날 학술대회는 ‘AI and Digital Innovation: Clinical Evidence and Future Strategies in Cognitive Intervention’을 주제로, AI 기반 조기 예측 기술·디지털 치료기기·비침습 뇌신경 조절 기술 등 최신 인지중재 치료 전략을 집중 조명했다.
레켐비 등 항체 치료제 도입이 오히려 비약물 치료의 역할을 확대시키고 있다는 것이다.
정지향 이사장(이대서울병원 신경과 교수)은 “약물치료와 인지훈련을 병행했을 때 치매 진행을 더 늦출 가능성을 기대하고 있다”며 “이번 학술대회는 AI 기반 조기 예측 기술과 디지털치료제의 실제 적용 가능성을 함께 논의함으로써 인지중재치료의 확장 방향을 제시하는 자리”라고 밝혔다.

◆AI로 병원 밖에서 경도인지장애 조기 발견
현재 국내 치매 환자는 약 100만명, 경도인지장애 환자는 약 300만명으로 추정된다.
학회는 경도인지장애 단계에서의 조기 개입이 치매 진행을 늦추고 사회·경제적 부담을 줄이는 데 핵심이라고 설명했다.
학회 임원진들은 “경도인지장애 환자를 조기에 찾아 인지중재 치료를 시행해 치매 진행 시기를 1~2년만 늦춰도 사회·경제적 의미가 상당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경도인지장애는 일부는 치매로 진행하지만 일부는 가역적으로 회복 가능한 경우도 있어 초기에 발견하고 적극적으로 개입할수록 치료 효과 폭이 커진다”고 강조했다.
이를 위한 AI 기술 활용 가능성도 집중 논의됐다.
학술대회에서는 모바일 기기로 수집한 보행·수면 데이터를 머신러닝으로 분석하거나 음성 데이터를 활용해 고위험군을 선별하는 연구 결과들도 소개됐다.
학회는 음성·보행·수면·유전체 등 다양한 데이터를 통합한 멀티모달 AI를 적용했을 때 경도인지장애 선별 정확도가 단일 모델보다 높아졌으며, 연구에 따라 AUC 기준 0.8~0.9 수준까지 확인됐다고 설명했다.
김건하 총무이사(이대목동병원 신경과 교수)는 “기존에는 병원에 와서 1시간 이상 신경심리검사를 해야 경도인지장애 진단이 가능했다”며 “앞으로는 병원에 오지 않고도 다양한 생체신호를 활용해 인지기능 변화를 확인하는 방향으로 가고 있다”고 말했다.
다만 AI 기반 디지털 바이오마커는 아직 연구 단계이며 병원 현장에서 실제 처방 가능한 수준은 아니라는 것이다.
◆디지털치료제, 집에서도 치료 가능…관리 체계가 관건
디지털치료제는 기존 병원 중심 1대1 치료의 한계를 보완하는 수단으로 주목받고 있다.
환자가 스마트폰이나 태블릿으로 집에서도 인지훈련을 지속할 수 있고, 의료진이 사용 시간과 수행 정도를 실시간으로 확인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임현국 홍보이사는 “디지털 치료기기의 장점은 집에서도 치료를 지속할 수 있다는 점”이라며 “치료자가 환자의 사용 시간과 수행 정도를 확인할 수 있어 순응도 관리에도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레켐비와 병행, 효과 기대
김 교수는 최근 처방이 확대되고 있는 알츠하이머 치료제 레켐비와 디지털치료제를 병행할 경우 치료 효과를 높일 가능성이 있다고 평가했다.
김 교수는 “레켐비 설명만으로도 진료실에서 30분 이상 소요되는 경우가 많다”며 “여기에 디지털치료제를 함께 적용하면 환자 상태 개선에 도움이 될 수 있다고 본다”고 밝혔다.
또 보호자들에게는 “지방만 뺀다고 복근이 생기지 않는 것처럼 약만으로 인지기능이 유지되는 것은 아니다”라며 “뇌 기능 훈련 병행의 필요성을 설명한다”고 말했다.
▲순응도·관리 체계, 시장 생존의 핵심
그러나 현장에서는 고령 환자의 디지털 기기 활용 한계가 뚜렷한 과제로 지목됐다.
김 교수는 “어르신들 중에는 디지털 기기에 익숙하지 않은 분들이 많다”며 “실제 처방 이후에는 앱 설치부터 사용법 설명까지 의료진이나 병원 인력이 상당 부분 개입해야 한다”고 밝혔다.
그는 의료진 부담 문제도 짚었다.
김 교수는 "의사가 결과 데이터를 쉽게 확인할 수 있도록 요약·정리된 형태로 제공하는 제품이 현장 활용도가 높다“며 ”매번 별도로 접속해 데이터를 확인해야 하는 제품은 의료진 부담이 커질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이어 ”효과가 있더라도 관리 체계와 사용 지속성을 확보하지 못하면 시장에서 오래 살아남기 어려울 것“이라고 강조했다.

◆제도 기반 확충도 시급
학회는 인지중재 치료 활성화를 위한 제도 개선 필요성도 제기했다.
현재 인지중재 치료는 대부분 비급여 영역이며, 디지털 치료기기도 임상 효과를 입증해도 의료현장 도입까지의 과정이 쉽지 않다고 학회는 설명했다.
학회 임원진들은 ”인지중재 치료가 중요한 치료라는 인식이 아직 충분하지 않다“며 ”치매 관련 디지털 치료기기와 진단 기술 개발을 위한 연구 지원과 제도적 기반이 더 확대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한편 오전 세션에서 멀티모달 AI와 디지털치료제의 리얼월드 데이터가 다뤄진 데 이어, 오후 세션에서는 생성형 AI 시대 의료 변화와 함께 tDCS·광생체조절·비침습 미주신경자극 같은 차세대 인지중재 기술의 가능성이 논의됐다.
발표자들은 기술 발전 속도보다 환자가 지속적으로 사용할 수 있는 구조와 설명 가능한 AI, 재현 가능한 임상 데이터, 한국 의료 환경에 맞는 검증 체계 구축이 더 중요하다고 공통으로 강조했다.
[메디컬월드뉴스 김영신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