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신 medicalkorea1@daum.net
“외과 개원가의 지속적 감소가 대한민국 필수의료 붕괴의 시작이 될 수 있다”
대한외과의사회는 지난 15일 서울 스위스그랜드호텔에서 춘계학술대회 기자간담회를 통해 이같이 경고하며 수가 현실화, 포괄수가제(DRG) 개혁, 의료분쟁 법적 보호 장치 마련 등 6대 제도 개선을 정부에 촉구했다.
◆개원 증가 속 외과만 역주행…“기피과 낙인의 구조적 결과”
의원 개설 수가 전반적으로 증가하는 추세 속에서도 외과 개원은 역행하고 있다.
내과·피부과·성형외과·정형외과 등의 개원은 늘고 있는 반면, 외과 개원은 지속적으로 줄어들고 있다.
대한외과의사회는 김미애 의원(국민의힘)실 자료를 인용하며 “일반과 개원 증가 수치에는 전문과목을 표시하지 않고 일반과로 개원하는 외과의사가 상당수 포함됐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외과 개원가는 지역사회에서 항문질환 수술, 농양 절개 및 배농, 외상 및 상처 치료, 피부·연부조직 종양수술, 유방·갑상선 질환 진단과 치료, 혈관질환 수술적 치료 등 1차 외과 진료의 핵심 역할을 담당해 왔다.
이 기반이 무너질 경우 경증 외과 수술까지 중대형 병원으로 집중되고, 과밀화와 의료비 상승이 동시에 심화될 것이라는 게 학회의 진단이다.

◆저수가·DRG·법적 리스크…외과 개원 기피 부르는 3중 구조
대한외과의사회는 외과 개원 감소의 근본 원인으로 수십 년간 지속된 저수가 구조를 첫손에 꼽았다.
현행 맹장수술 의사행위료는 7만5,003원, 양성종양절제술은 1만8,000원에 불과하다.
의사회는 “발생 빈도가 낮고 의사 업무량도 높은 수술에 책정된 행위료가 지나치게 낮다”고 지적했다.
▲DRG 구조도 외과에 불리
포괄수가제(DRG) 구조 역시 외과에 불리하게 작용하고 있다는 주장이다.
현행 7개 질병군 DRG 중 3개 영역이 외과 질환과 관련되어 있으며, 항문질환 수술 등 외과 개원가의 주요 수술이 다수 포함된다.
수술 난이도나 실제 진료 비용에 관계없이 동일한 보상이 이루어지는 구조여서 외과 개원가가 의료비 억제 정책의 부담을 고스란히 떠안는 형태다.
의사회는 “해외 다수 국가에서는 DRG 운영 시 병원 비용과 의사 행위료를 분리해 보상한다”며 국내 제도의 근본적 개편을 요구했다.
▲의료분쟁 리스크
의료분쟁 리스크도 외과 기피 가속화 요인으로 지목됐다.
의사회는 “작은 수술이라도 합병증 가능성은 존재하는데, 나쁜 결과가 곧 형사처벌로 이어지는 구조에서는 필수의료가 유지될 수 없다”고 강조했다.
국회에서 논의 중인 '필수의료 기소 제한법'에 대해서는 “의미 있는 첫 시도지만 의료행위의 특수성을 근본적으로 반영한 법적 보호 체계가 더 필요하다”는 입장을 보였다.
◆6대 제도 개선 촉구…“미봉책 반복 멈추고 근본 해법 찾아야”
대한외과의사회는 이날 간담회에서 ▲외래 수술 수가 현실화 ▲외과 개원가의 지역 기반 외래수술센터 제도화 ▲의료분쟁 법적 보호 장치 마련 ▲상대가치점수제도 근본 개혁 ▲DRG 제도의 합리적 재검토(의사 행위료 분리 보상 포함) ▲외과 내시경 분야 제도 개선(국가암검진기관 평가에서 외과내시경 연수교육 평점 인정 등) 등 6대 과제를 제시했다.

의사회는 “지금까지 나온 각종 정책은 미봉책의 연속”이라고 비판하면서도 “지금이야말로 정부와 의료계, 사회가 함께 외과 필수의료 체계를 유지하기 위한 근본적 해결책을 모색해야 할 시점”이라고 밝혔다.
이어 “외과 개원가 감소 문제는 특정 직역의 이해관계가 아니라 대한민국 필수의료 체계의 지속가능성과 직결된 문제”라며 정부의 적극적인 정책 대응을 촉구했다.
[메디컬월드뉴스 김영신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