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재관 newsmedical@daum.net
질병관리청 국립보건연구원(원장 직무대리 김원호)이 23일 ‘뇌질환 연구기반 조성 연구사업(BRIDGE)’을 통해 치매와 파킨슨병의 조기 진단·예측 기술과 한국인 맞춤형 질환 관리 전략 개발을 위한 핵심 연구성과를 담은 성과집을 발간했다고 밝혔다.
◆질환전주기 관리 위한 연구기반 구축
2021년부터 구축된 뇌질환 연구기반은 2025년까지 국제학술지 논문 101편, 특허 5건을 포함한 우수한 연구성과를 축적했다.
특히 지난해 발표된 논문 중 45.5%가 영향력지수(mrnIF) 상위 5% 이내 저널에 게재되며 연구 수준의 우수성을 입증했다.
BRIDGE 사업은 치매와 파킨슨병의 정확한 진단·예방·치료를 위해 흩어져 있는 연구자원을 통합하고, 연구자들이 쉽게 활용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국가 단위 연구사업이다.
질병관리청과 국내 여러 대학 및 의료기관이 협력해 뇌질환 코호트를 중심으로 산재된 인프라를 통합하고 연계하는 기반을 구축했다.
치매와 파킨슨병은 증상이 뚜렷해진 이후에야 진단되는 경우가 많아 질환 발생 이전 단계에서의 조기 발견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이번 연구기반은 조기진단·예측을 위한 AI·영상 기반 연구, 국민과 임상 현장에 적용 가능한 중재·관리 연구, 한국인 특이적 특성 분석을 통한 맞춤형 질환 관리 연구 등 세 가지 핵심 분야에서 성과를 창출했다.
◆AI 분석으로 질환 악화 가능 환자군 조기 선별
국립보건연구원은 뇌영상(PET·MRI)과 임상 지표 등의 장기 추적 자료를 활용해 인공지능 분석기법을 적용, 질병의 진행 경로와 위험도를 분석했다.
증상이 본격적으로 나타나기 이전 단계에서의 변화 양상을 규명한 것이 핵심 성과다.
대표적인 사례로 대규모 MRI 영상 데이터를 딥러닝 기반 모델로 분석해 개인별 뇌 변화 양상을 정량적으로 파악했다. 이를 통해 질환이 빠르게 악화될 가능성이 있는 환자군을 조기에 선별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했다.
딥러닝 분석 결과 알츠하이머병 환자의 뇌 위축 패턴은 전반적 위축형, 내측측두형, 두정측두형, 최소 위축형 등 4개 아형으로 구분됐다.
특히 두정-측두 경로 환자군은 시·공간 기능 영역 중심으로 빠른 악화 및 치매 전환 위험이 높은 것으로 확인됐다.
또한 MRI 기반 ‘가속된 뇌 나이(ABA)’ 개념을 도입해 정상에서 경도인지장애로 전환될 위험이 높은 집단을 조기 식별하는 기술도 개발했다.
예측된 뇌 나이와 실제 나이의 차이를 분석한 결과, 추적관찰에서 경도인지장애나 알츠하이머병으로 진행된 집단은 비전환군보다 ABA가 유의하게 높았다.

◆신체활동 수준 높을수록 인지기능 저하 늦춰져
국립보건연구원은 국민과 임상 현장에서 활용 가능한 중재·관리 전략 연구도 함께 추진했다.
한국인 성인 1,144명을 대상으로 신체활동 수준과 혈액 바이오마커, 인지기능 간의 관계를 분석한 다기관 연구가 대표적이다.
연구 결과 신체활동 수준이 가장 높은 그룹은 가장 낮은 그룹에 비해 알츠하이머병 혈액 바이오마커인 p-tau217과 NfL 수치가 각각 0.14, 0.12 감소했다.
신체활동량이 증가할수록 인지기능 평가 점수(MMSE)는 0.94점 향상되고, 치매평가척도(CDR-SB)는 0.55점 감소해 인지기능이 상대적으로 우수한 경향을 보였다.
특히 65세 이상 및 인지 저하 그룹 등 고위험군에서 효과가 더 강하게 나타났다.
이 연구는 생활습관 요인이 생물학적 지표와 연관될 수 있음을 입증한 성과로, 국제학술지 JAMA Network Open에 게재됐다.
◆한국인 특이 위험인자 규명…세계 최초 성과도
한국인 코호트 기반 집단 특이적 분석도 주요 성과로 꼽힌다.
연구진은 희귀 조발성 치매 실어증의 유전요인을 세계 최초로 밝혔다.
ANXA11 유전자의 병적 변이가 근위축성 측삭경화증(ALS) 없이도 의미 변이형 진행성 실어증을 유발할 수 있다는 점을 최초로 보고한 것이다.
또한 한국인 1,559명의 전장유전체 데이터 분석을 통해 APCDD1, SAMD3, PTPRD 등 기존 연구에서 보고되지 않았던 새로운 알츠하이머병 연관 위험 유전자를 발견했다.
이들 유전자 변이는 아밀로이드 침착과 인지기능 저하 등과 관련이 있으며, 서양인과 다른 한국인 특이적 발병 특성을 제시했다.
파킨슨병 분야에서도 한국인 환자 대상 코호트 연구를 통해 심장 교감신경 기능 변화, 후각 기능 저하, 대사 요인 등 비운동 증상과 질병 특성 간의 연관성을 규명했다.
본태성 떨림 환자 중 일부에서 루이소체 병리가 동반될 경우 파킨슨병으로의 진행 위험이 높다는 점도 확인됐다.
◆정밀진단·맞춤형 관리 전략 개발 기반 마련
국립보건연구원은 이번 성과가 치매와 파킨슨병의 조기 진단과 예측, 현장 적용 가능한 중재 기술, 한국인 맞춤형 질환 관리 전략으로 확장될 수 있는 첫 단계 성과라고 설명했다.
성과집에는 주요 연구 결과와 함께 연구기반 구축 과정 및 활용 사례가 담겨 있어, 국가 뇌질환 연구의 현재와 향후 확장 가능성을 확인할 수 있다.
성과집은 (질병관리청 누리집)과 (국립보건연구원 누리집)을 통해 다운로드 받을 수 있다.
임승관 질병관리청장은 “이번 성과집은 국가 단위 코호트와 데이터 인프라 구축의 의미를 정리한 결과물”이라며 “질병관리청은 앞으로도 뇌질환 연구기반을 바탕으로 치매와 파킨슨병의 조기 진단, 예방 및 맞춤형 관리 기술 개발로 이어지는 연구성과를 지속적으로 창출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메디컬월드뉴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