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신 medicalkorea1@daum.net
서울대학교 의과대학 산부인과 교수의 출생 후 뇌성마비 진단 관련 불구속 기소 사건 이후 의료계의 비판이 이어지고 있다.
◆ 의학적 타당성 배치하는 무리한 형사기소
대한의학회(회장 이진우)는 이번 사건을 “의학적 타당성과 배치되는 무리한 형사기소”라며 “산부인과 의사뿐 아니라 환자의 생명과 관련 있는 모든 필수의료 종사자를 잠재적 범죄자로 내모는 처사”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이어 “뇌성마비와 같이 그 원인이 아직 완전히 밝혀지지 않은 나쁜 결과에 대해 이를 단순히 의료진의 잘못으로 단정하여 고의성을 가진 범죄행위와 동일시하는 것은 어려운 의료환경 속에서도 사명감을 가지고 환자를 진료하는 의사들에게 산모를 보지 말고 분만장을 떠나라는 경고장에 다름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 산과학 교육·인력 멸종 위기 경고
대한의학회는 이번 형사기소 건이 “앞으로 산과학을 가르칠 교수진들을 크게 위축시키고, 고위험 산모 진료 인력을 멸종시킬 우려가 있다”며 깊은 우려를 표명했다.
특히 “평생 수많은 고위험 산모의 진료 현장을 지키고, 우리나라 산과학 발전 연구에 애써온 대학교수가 형사재판에 서는 모습이 그나마 산부인과를 비롯한 필수의료에 대한 꿈이 있는 젊은 의사들에게 전달하는 메시지는 무엇인가”라며 의료인력 양성에 대한 우려를 보였다.
실제로 2025년 기준 대표적 필수의료과인 심장혈관흉부외과(21.9%), 산부인과(48.2%), 소아청소년과(13.4%), 외과(36.8%)의 전공의 지원율이 극도로 저조한 상황이다.
특히 지난 2017년 이대목동병원 소아과 의사 구속 사건 이후(최종 무죄 판결) 소아청소년과 전공의 지원율은 2018년 113.6%에서 2023년 16.6%로 급락했다.
이는 의료행위에 대한 형사처벌 위험이 의사들의 필수의료 기피를 가속화시킨 대표적 사례로 평가된다.
◆ 선진국과 다른 의료행위 형사처벌 관행
대한의학회는 “영국이나 미국 등 영미법 국가에서는 고의나 중과실이 아니면 의료행위는 아예 형사처벌의 대상이 되지 않는다”며 “독일과 스위스 등 대륙법 국가에서도 과실범 처벌 규정이 있지만 의료행위는 고의나 중과실이 아니면 역시 형사책임을 묻지 않는다”고 밝혔다.
이어 “우리나라와 법체계가 가장 유사한 일본은 2016년 이후 통계가 확인되는 2021년까지 의료행위를 형사기소한 사례 자체가 발견되지 않는다”며 우리나라의 과도한 의료행위 형사처벌을 지적했다.
◆ 사법부에 현명한 판단 촉구
대한의학회는 “사회 유지를 위해 반드시 필요하지만 본질적으로 위험성이 내재해 있는 업무들이 있으며, 그런 영역에서 위험이 실제 발생했다고 그 업무자를 형사처벌 하는 것은 정의로운 공권력 행사가 아니고 사회를 마비시키는 행위”라고 강조했다.
이어 “법원을 비롯한 사법기관이 이번 사안을 국민의 생명과 건강, 그리고 필수의료의 존속에 직결된 문제로 인식해 줄 것을 엄중히 요구한다. 지속 가능한 필수의료 체계를 지키고 확립하기 위하여 현명하며 책임 있는 결정을 내려줄 것을 강력히 촉구한다”고 밝혔다.
◆의협 “의료현장 큰 위축 초래” 우려…실질적 대책 마련 추진
대한의사협회는 “해당 의료진이 환자의 생명을 살리기 위해 최선을 다한 상황에서 발생한 불가피한 사고에 대해 형사책임을 묻는 것은 의료현장에 큰 위축을 초래할 수 있다는 점을 우려한다”고 밝혔다.
대한산부인과학회 등에서는 “대한민국에서 분만은 이제 지속할 수 없을 것”이라는 입장이 나오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이와 관련해 의협은 “일정한 요건을 충족하는 의료행위에 대해서는 형사책임을 면제하거나 경감할 수 있는 제도적 장치의 도입이 반드시 필요하다”며, “국회와 정부, 의료계가 참여하는 논의 구조를 통해 실질적 대책 마련을 추진할 것이다. 이와 함께 피해자 구제 방안에 대해서도 앞장서서 대안마련을 요구하고 있다. 의협은 국민 모두가 안심하는 의료제도의 구축에 최선을 다해 나갈 것이다”고 강조했다.
한편 대한의학회는 대한산부인과학회를 비롯해 197개 회원학회를 둔 우리나라에서 가장 권위 있는 의학학술단체이다.
필수의료 붕괴를 막기 위한 근본적인 제도 개선과 사법부의 신중한 접근이 요구되는 상황이다.
[메디컬월드뉴스 김영신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