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검색
AI 건강검진, 대만 등 주요 국가 확산 중…‘한국은 제자리걸음” 국내는 수가 체계 부재로 도입 어려워…“정책적 결단” 촉구 2025-09-02
김영신 medicalkorea1@daum.net

“인공지능(AI) 기술을 활용한 건강검진이 대만 등 해외에서는 빠르게 확산되고 있지만, 국내는 제도적 지원 미비로 도입이 지연되고 있다”

대한검진의학회 이창석 학술위원장은 지난 8월 31일 강남 SC컨벤션센터에서 개최된 제34차 추계학술대회 기자간담회에서 “대만은 정부와 민간이 협력해 AI 판독과 개인 맞춤형 검진을 진행하고 있지만, 한국은 여전히 시범사업 수준에 머물러 있다”고 지적했다.

대만은 정부 주도, 한국은 개별 병원 의존

이창석 위원장은 지난 7월 말레이시아에서 열린 국제 아시아 암 및 만성질환 스크리닝 네트워크(IACCS) 학술대회 참가 경험을 소개하며 “대만 정부는 예산과 보험 제도를 뒷받침하고, 민간은 기술과 서비스를 혁신하면서 균형 있는 발전을 이루고 있다”고 설명했다.

반면 국내는 개별 병원 단위의 노력에만 의존하고 있어 AI 도입 확대에 한계가 있다고 분석했다.

이 위원장은 “지금과 같은 개별 병원 의존 체계로는 AI 검진 도입 격차가 점점 벌어질 수밖에 없다”고 우려했다.


◆ “AI 활용해도 비용 인정 안 돼”

국내 AI 검진 도입의 가장 큰 걸림돌은 수가 체계 부재라는 지적이다.

유방암 맘모그래피, 폐 엑스레이, 폐 CT, 뇌 MRI 등 AI 판독 프로그램이 이미 개발됐지만, 건강검진에 활용해도 비용을 인정받지 못하는 상황이라는 설명이다.

이 위원장은 “건강검진에 AI를 사용해도 비용을 받을 수 없어 설치가 어렵다. 저도 도입을 검토했지만 결국 취소했다”며 “봉사 차원으로 운영할 수는 있지만 노동력 가치가 인정되지 않는 구조라 확산이 힘들다”고 지적했다.

국립암센터 김열 대외협력실장도 “한국 기업들이 개발한 AI 솔루션은 세계적으로 경쟁력이 있고, 대만에서도 한국 솔루션을 쓰는 경우가 있다. 하지만 도입 비용에 대한 수가가 없는 것이 국내 현실이다”고 덧붙였다.


◆ 데이터 축적 부족도 발목

AI 발전을 위한 데이터 축적 부족 문제도 제기됐다.

이 위원장은 “국가가 일부라도 예산을 지원한다면, 특히 폐 X-ray·유방촬영 판독 지원이 가능하다면 많은 병원에서 도입할 것이다. AI 발전을 위해선 데이터가 쌓여야 한다. 지금은 데이터가 없어 2단계 발전이 부족한 상황이다”고 주장했다.

국립암센터 양한광 원장은 “맞춤형 AI 검진과 치료 발전을 위해 국가암데이터센터 외에도 민간 병원의 전향적 데이터 축적이 필수적이다. 이 데이터를 활용한 AI 학습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대한민국은 위암, 대장암, 유방암 등 주요 암종에서 발생 대비 사망률이 세계 최저 수준이다. 이는 국가 검진사업과 이를 집행해온 현장의 노력 덕분이다. 그러나 성과를 지속하려면 질 관리와 경제성 평가가 필요하며, 무엇보다 데이터가 누락 없이 축적돼야 한다”고 덧붙였다.

◆ 검진의학회, AI 프로그램 확대 추진

이런 상황에서 대한검진의학회는 AI 확산을 위한 자체 노력을 강화하기로 했다.

대한검진의학회 김현승 총무부회장은 “AI는 단순한 보조 도구가 아니라, 향후 초음파와 내시경 검진의 질을 결정짓는 핵심 인프라가 될 것”이라며 “학회는 학술 프로그램 내 AI 세션을 대폭 확대하고, 교육·정책·기술을 아우르는 방향으로 연구와 협력을 이어가겠다”고 밝혔다.

대한검진의학회 박창영 회장은 “지금이야말로 정부가 민간과 함께 AI 건강검진을 국가 전략으로 설정하고 강력한 정책적 결단을 내려야 할 시점”이라며 “학회가 교육과 제도 개선을 선도해 국민이 안심할 수 있는 ’세계 최고 수준의 AI 검진 체계‘를 마련하겠다”고 강조했다.

[메디컬월드뉴스 김영신 기자]



관련기사
TAG

라이프

메뉴 닫기

주소를 선택 후 복사하여 사용하세요.

뒤로가기 새로고침 홈으로가기 링크복사 앞으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