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지원 newsmedical@daum.net
최근 반려동물에게 염증성 장질환(IBD, Inflammatory Bowel Disease)의 진단 사례가 증가하고 있다.
IBD는 강아지와 고양이의 위장관에 만성 염증이 발생하는 질환이며, 사람의 크론병이나 궤양성 대장염과 유사한 점이 많다.
증상은 흔한 소화기 질환과 유사해 보호자가 간과하기 쉽지만 장기적으로 관리하지 않을 경우 반려동물의 건강에 심각한 영향을 미칠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 IBD란?
루시드동물메디컬센터 미아 본점 조성준 내과 원장은 “염증성 장질환(IBD)은 면역계가 음식물, 장내 세균, 환경적 요인에 과민하게 반응하면서 장 점막에 만성적인 염증을 일으키는 질환이다.”며, “특히 유전적 소인이 있는 일부 품종에서 자주 발생하며, 대표적으로 샴 고양이, 노르웨이 숲 고양이, 복서, 독일 셰퍼드 등이 위험군에 속한다.”고 밝혔다.
또한 “IBD의 원인은 단일 요인이라기보다 유전적 요인, 면역 반응 이상, 장내 미생물 변화, 식이 구성, 환경적 스트레스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한다.”고 덧붙였다.
◆ 증상 다양, 비특이적…꾸준한 관찰 필요
IBD는 전형적인 만성 소화기 증상을 동반한다.
강아지의 경우 점액성 또는 혈변을 포함한 만성 설사, 식사 직후 구토, 체중 감소, 복부 통증, 식욕 변화 등이 대표적이다.
고양이는 만성 구토, 설사 또는 변비, 근육 위축을 동반한 체중 감소, 무기력 및 활동량 저하 등이 관찰된다.
조성준 내과 원장은 “이러한 증상은 일반적인 소화 불량이나 식이 변화에서도 나타날 수 있어 보호자의 지속적인 관찰과 기록이 중요하다.”라고 말했다.
◆ 진단은 복합적 검사 필요…내시경·조직검사까지
IBD는 다양한 검사를 통해 진단된다.
초기에는 혈액 검사로 염증 수치와 빈혈 여부를 확인하고, 분변 검사로 기생충 및 세균 감염 여부를 배제한다.
이후 X-ray나 초음파 검사를 통해 장 점막의 두께 변화나 구조적 이상을 확인하며, 필요 시 내시경 검사 및 조직 생검으로 확진을 내린다.
조성준 내과 원장은 “장내 흡수 장애를 평가하기 위해 비타민 B12(코발라민)와 엽산 농도 측정 등의 특수 검사가 병행되기도 한다.”라고 설명했다.
◆ 식이요법과 약물 병행…장기적인 관리 필요
치료는 보통 식이 조절과 약물 치료, 생활 습관 개선의 세 가지 축으로 진행된다.
식이요법은 염증 유발 가능성이 적은 저자극성 사료(가수분해 단백질 사료 등)로 전환하고, 저지방식이나 고섬유식을 통해 장 자극을 최소화하는 것이 원칙이다.
약물치료에는 염증을 억제하는 스테로이드제와 반응이 미흡할 경우 면역억제제, 항생제 등이 사용된다.
장내 균형을 위한 프로바이오틱스, 프리바이오틱스도 보조적으로 투여된다.
생활 관리 역시 중요하다.
조성준 내과 원장은 “급격한 식단 변화나 환경 변화, 과도한 스트레스는 증상을 악화시킬 수 있으므로 정해진 패턴을 유지하고, 정기적인 건강 검진을 통해 이상 여부를 모니터링해야 한다.”라고 밝혔다.
◆ 완치보다 관리 핵심…비타민 B12 보충도 고려
IBD는 완치가 어려운 만성질환이며, 증상이 개선되더라도 지속적인 관리가 필요하다.
치료 반응이 좋은 경우에는 증상 조절이 가능하지만, 장기적인 약물 복용에 따른 부작용(면역 저하, 간 기능 장애 등)에도 주의가 요구된다.
조성준 내과 원장은 “특히 흡수 장애로 인해 발생하는 비타민 B12 결핍은 빈혈, 식욕 저하, 체중 감소 등의 문제를 야기할 수 있어 필요 시 보충이 권장된다.”라고 말했다.
◆ 조기 진단과 관리 중요
IBD는 흔하지만 간과되기 쉬운 질환이다.
조성준 내과 원장은 “보호자가 반려동물의 소화기 증상을 단순한 장염으로 여기고 넘길 경우, 증상이 악화되거나 만성화될 수 있다. 만성 설사나 구토가 반복되거나 체중 감소, 활력 저하가 동반되는 경우, 동물병원에서 진료를 통해 보다 정확한 진단과 체계적인 관리를 받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메디컬월드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