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지럼증으로 인한 의료비용이 연간 약 5,500억 원이고, 환자가 1회 병원을 방문할 때마다 지출하는 의료비도 평균 의료비 지출보다 30% 이상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분당서울대학교병원 신경과 김지수 교수, 가정의학과 이혜진 교수, 의생명연구원 김효정 교수 연구팀은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청구 데이터를 분석, 어지럼증으로 인한 사회 전반의 비용 부담을 산출하는 연구를 통해 이같이 밝혔다.

(사진 : 분당서울대병원 신경과 김지수 교수, 가정의학과 이혜진 교수, 의생명연구원 김효정 교수)

교수팀은 어지럼증이 국가적으로 어느 정도 규모의 의료비 부담을 유발하는지 건강보험심사평가원 데이터를 통해 산출하는 연구를 수행했다. 

그 결과, 전 국민의 4% 이상이 어지럼증으로 의료기관을 방문했으며, 어지럼증의 주요 6개 원인 질환 중에서는 △양성돌발체위현훈(28.34%) △메니에르병(26.34%) △심인성어지럼(18.95%) △혈관어지럼(16.06%) △전정편두통(6.39%) △전정신경염(3.39%)의 순서로 원인 비율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러한 어지럼증의 주요 원인 질환 6가지로 인해 발생하는 연간 의료비용은 5,478억 원이었으며, 연간 의료비 지출은 양성돌발체위현훈(1,834억 5,000만 원)이 가장 높았다. 양성돌발체위현훈(BPPV)는 통상 이석증으로도 불린다.

[그래프 : 어지럼증으로 인해 사용된 연간 의료비용(하늘색 막대)과 1회 병원 방문마다 사용된 의료비용(짙은 파란색 막대)

*왼쪽부터 BPPV(양성돌발체위현훈), VVD(혈관어지럼), MD(메니에르병), Psychogenic(심인성어지럼), VN(전정신경염), VM(전정편두통) 순으로 총 의료비 지출이 높다.]

또한 어지럼증 환자들이 병원 1회 방문 시 사용하는 평균 의료비는 9만 6,524원으로 평균 의료비 지출(7만 3,948원)에 비해 30% 이상 높고, 1회 의료비 지출이 가장 높은 원인 질환은 혈관어지럼으로 확인됐다. 

이외에도 대도시보다는 소도시에서 어지럼증 발병 비율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교수팀은 이를 소도시의 급격한 노령화 현상으로 인한 결과로 추정하고 있다.

[그림] 지역에 따른 어지럼증의 비율

[서울, 경기, 인천, 부산 등 대도시 지역에서 발생 비율이 낮게 나타나고(연한 하늘색), 지방에서는 비교적 높게(짙은 파란색) 나타나고 있다.]

김지수 교수는 “고령화 사회가 심화됨에 따라 어지럼증의 유병률이 높아지며 이로 인한 의료비용 및 사회적 비용 부담이 급격하게 증가하고 있다.”라며, “향후 국가 의료정책을 수립할 때 어지럼증에 의한 의료비 부담을 고려해야 할 것이다.”라고 밝혔다.

이어 이혜진 교수는 “어지럼증은 다양한 원인으로 발생하고, 이에 따라 방문해야 할 진료과가 달라 환자들이 여러 병원, 진료과를 전전하며 의료비 지출을 가중시킬 수 있다.”라며, “어지럼증 진료에 대한 효율적인 프로세스를 마련한다면 국가적인 의료비 부담을 크게 경감시킬 수 있을 것이다.”라고 말했다.

이번 연구 결과는 의학 전문 학술지 ‘The Journal Of Korean Medical Science’에 게재됐다. 

한편 어지럼증은 평생 3명 중 1명이 겪을 정도로 흔한 생리적 증상이며, 이석증 등 귀 질환에서부터 뇌경색과 같은 뇌 질환 혹은 심장병 등의 전신 질환, 심리적 문제 등 다양한 원인 질환에 의해 발생한다. 

원인 질환을 정확하게 파악한다면 그에 따른 치료 방법은 명확한 편이지만, 많은 환자가 여러 병원을 전전하며 원인을 파악하는 데만 오랜 시간과 비용을 소모하고, 이 중 상당수가 치료를 중단했다가 병을 키우고 있다.

[메디컬월드뉴스 김영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