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신 medicalkorea1@daum.net
소위 빅5로 불리는 대형병원들을 중심으로 ‘무기한 휴진’ 결의가 확산되고 있다.
서울의대 교수들이 오는 17일부터 무기한 휴진을 결정한 가운데 연세의대 교수들도 오는 27일부터 무기한 휴진을 결의했다.
이런 가운데 오는 18일로 예정된 대한의사협회(의협)의 집단휴진에 의대 교수들도 가세하면서 생각보다 파장이 확대될 것이라는 분석이 이어지고 있다.
◆서울의대 이어 연세의대도 '무기한 휴진' 결의…울산의대, 가톨릭의대 등도 휴진 논의
▲연세대의대 6월 27일부터 무기한 휴진
연세의대 교수 비상대책위원회(연세의대, 세브란스병원, 강남세브란스병원, 용인세브란스병원)는 지난 9일부터 11일까지 전체 교수(임상학 전임교원, 기초학전임교원, 임상교원 및 진료교원)들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총 735명의 교수가 응답을 했고, 531명(72.2%)이 “무기한 휴진 입장을 취하고 이를 실행에 옮기겠다.”라고 응답했다.
“교수들이 무기한 휴진을 결정할 경우 연세의대비대위의 무기한 휴진 실행방안을 지지하고 동참하겠다”는 응답도 448명(61.0%)으로 조사됐다.
이에 연세의대비대위는 “오는 6월 27일(목)부터 정부가 현 의료 및 의대교육사태를 해결하는 가시적 조치를 취할 때까지 무기한 휴진 시행을 결의한다.”라고 밝혔다.
휴진의 범위는 응급실, 중환자실, 투석실, 분만실 등을 제외한 모든 외래진료 및 비응급 수술과 시술이다.
▲서울의대
17일부터 무기한 휴진을 예고한 서울의대-서울대병원 교수 비대위 강희경 위원장은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이번 휴진 결의는 그간의 요청에 제발 귀 기울여달라는 저희의 마지막 몸부림이다. 휴진 기간 응급실, 중환자실 등의 필수 부서 진료는 강화할 것이다.”라고 강조했다.
▲가톨릭의대, 18일 휴진 선언
이런 가운데 가톨릭의대 교수 비대위도 가톨릭중앙의료원 산하 8개 병원이 오는 18일 휴진한다고 선언하면서, 정부의 대응을 지켜본 후 오는 20일경 전체 교수회의를 열어 무기한 휴진 등을 논의한다는 계획이다.
▲울산의대
울산의대 교수 비대위(서울아산병원, 강릉아산병원, 울산대학교병원)도 오는 18일 의협 휴진에 참여하는 건 물론이고, 추가 휴진 여부 설문조사를 진행하고 있다.
이번 설문조사 결과에 따라 추가 휴진 등이 진행될 가능성도 높은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성균관의대 교수 비대위
성균관의대 교수 비대위(성균관의대 기초의학교실, 삼성서울병원, 강북삼성병원, 삼성창원병원)는 의협과 전국의과대학교수협의회(전의교협) 등의 결정을 따른다는 방침이다.
다만 내용에 따라 내부 의견을 조율하는 과정을 거친다는 계획이다.
▲고려대의대 교수 90% 이상 “18일 의협 전면 휴진 동참”
(사진 : 교수 총회 참석한 고대 교수들, 서울=연합뉴스 윤동진 기자)
고려대의대 비상대책위원회(고려대 안암병원, 구로병원, 안산병원 포함, 이하 고려대비대위)는 지난 10일~11일에 진행된 투표 결과 90% 이상의 교수들이 6월 18일로 예정된 대한의사협회(의협) 전면휴진에 참여하는 것은 물론 향후 의협 주도하에 단일대오로 의료사태 대응을 해야 한다는 데 뜻을 모은 것으로 확인됐다.
고려대비대위는 “정부는 전공의의 7대 요구안은 물론이고, 의대 학장단 협의회, 한림원 의견과 전의비(전국의과대학교수 비상대책위원회)의 어떠한 중재안에도 한발도 물러설 수 없다는 입장만 고수하면서 의료계의 의견을 집단이기주의로 여론몰이에만 집중해왔다. 6월 4일에는 보건복지부 장관이 전공의 사직 금지 명령과 업무개시명령 철회 발표로 전공의 복귀를 독려하면서, 미복귀 및 사직하는 전공의에 대해서는 면허정지 3개월을 준비하고 있다.”라며, “정부의 독단과 비과학적인 정책에 의료계와 의대 교수들이 더 이상 할 수 있는 수단이 부재한 상황에서 정부와 국민께 호소하는 전 의료계의 결집된 호소이다.”라고 밝혔다.
이어 “후배들을 지키기 위해, 나아가 다음 세대의 건강권을 수호하고 폭발적인 의료 부담을 줄여나가기 위해 헌법이 보장하는 직업 선택의 자유와 집회 결사의 자유를 지켜나가기 위해 의료계가 한목소리로 정당한 주장을 하는 것이다.”라고 강조했다.
◆분당서울대병원노조, 교수 휴진 반발 “휴진 시 진료변경 협조 말라”
반면 서울대병원 김영태 병원장이 직접 나서서 전면 휴진을 허락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냈고, 분당서울대병원 노동조합이 직원들에게 오는 17일로 예정된 교수 휴진에 협조하지 말라고 안내한 것으로 확인됐다.
노조는 병원 곳곳에 ‘히포크라테스의 통곡’이라는 제목의 대자보를 붙이고 교수들의 휴진 결정에 반발했다.
이는 지난 4월 30일 서울대의대 교수 비대위에서 휴진시 더 이상의 휴진은 없을 거라고 노조에 말했던 것과는 배치되는 것이고, 휴진시 그 피해는 고스란히 직원들이 떠안아야 한다는 것이다.
이 대자보에는 ‘의사제국 총독부의 불법파업결의 규탄한다’, ‘휴진으로 고통받는 이는 예약된 환자와 동료뿐!’이라는 내용이 포함됐다.
한편 분당서울대병원 노조는 3,100명의 조합원을 둔 단일노조로 서울대병원 노조인 공공운수노조 의료연대본부 서울대병원분회와는 다르다.
◆환자단체들 휴진 철회 요구
한국중증질환연합회(회장 김성주)는 12일 서울대병원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교수들을 향해 휴진 철회를 요구했다.
28년째 루게릭병으로 투병 중인 한국루게릭연맹회 김태현 회장은 휠체어에 탄 채 대독자를 통해 정부에 “법과 원칙에 입각해 의사집단의 불법 행동을 엄벌해 달라.”라고 촉구했다.
식도암 4기 환자인 김성주 회장은 "서울대병원을 시작으로 다른 대형병원 교수들도 휴진을 선언할 분위기이고, 대한의사협회의 전면 휴진도 맞물려 중증질환자들은 죽음으로 내몰리고 있다.“라고 호소했다.
◆건보노조 “의사단체, 말로만 국민 위하는 집단행동 당장 철회해야”
국민건강보험노동조합도 12일 의사단체들의 집단행동을 당장 철회를 촉구했다.
건보노조는 12일 입장문을 통해 “의사단체들은 정부가 의료 정책을 추진할 때마다 집단 진료거부로 자신들의 이익을 챙겨왔다.”라며, “정부 정책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발생한 혼란을 해결하겠다고 국민이 어렵게 모은 보험 재정을 임의로 사용하는 데 어떤 정당성이 있나. 계속 지출을 연장 의결하면서 건보재정을 소모하는 것은 재정 건전성을 흔들고 국민의 신뢰를 저버리는 최악의 선택이다. 건보재정은 의료안전망의 재원이지 정부의 쌈짓돈이 아니다.”라고 주장했다.
이어 “의료공백 사태 해결을 위한 선심성 필수의료 수가 인상과 의료 영리화 목적의 수가 반영은 철저히 배격돼야 한다.”라며, “정부는 2000년 의약분업 이후 건강보험 재정파탄 사태를 반면교사 삼아 건보재정 건전성을 고려한 대책을 강구해야 한다.”라고 덧붙였다.
[메디컬월드뉴스 김영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