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신 medicalkorea1@daum.net
식품의약품안전처(처장 김강립)가 국내 개발 코로나19 백신 ‘㈜에스케이바이오사이언스 GBP510’의 3상 임상시험 계획에 대해 승인했다.
이번 승인으로 국내 업체가 개발한 코로나19 백신이 최초로 3상에 진입하게 됐으며, 이미 허가된 백신과의 비교로 효과를 입증하는 비교임상 방식으로는 세계에서 2번째로 3상을 진행하게 된다.
◆18세 이상 성인 대상 임상시험 진행
이번에 승인한 3상 임상시험은 18세 이상의 성인을 대상으로 GBP510의 면역원성과 안전성을 평가하기 위한 임상시험이다.
이번 3상 임상시험은 국내에서 허가되어 예방접종에 사용하고 있는 ‘아스트라제네카코비드-19백신주’를 대조백신으로 사용해 시험 백신의 효과를 확인하는 비교임상 방식으로 진행된다.
대조백신은 허가된 코로나19 재조합 백신이 없는 상황을 고려해 바이러스벡터 방식인 아스트라제네카코비드-19백신주를 선정했고, 중화항체가의 우월성·혈청반응률의 비열등성을 확인하는 것으로 설계됐다.
전체 시험대상자는 총 3,990명이다. 시험백신은 3,000명, 대조백신은 990명에게 0.5㎖씩 4주 간격으로 2회 접종하게 되고, 안전성과 면역원성을 평가한다.
이번 3상 임상시험은 국내뿐만 아니라 동남아시아, 동유럽 등 여러 나라에서 동시에 진행될 예정이다.
◆임상시험 심사 진행 경과
식약처는 시험대상자의 안전을 최우선으로 과학적 근거에 기반해 GBP510에 대한 임상시험계획을 면밀하게 심사했다는 설명이다.
3상 임상시험은 의약품의 안전성과 유효성을 확증하기 위한 시험으로, 선행 임상시험 결과와 임상약의 품질, 비임상 자료 등을 토대로 그 타당성을 검토한다.
GBP510의 경우 현재 임상 2상이 진행 중이나 1상에서 안전성과 면역원성이 충분히 나타나 임상 3상 진입 가능성을 보여주었다는 설명이다.
지난 1월 26일 임상 1·2상 승인 후 건강한 성인(만19세~55세 이하) 80명을 대상으로 1상 임상시험이 진행됐으며, 240명 대상으로 2상 임상시험이 진행 중이다.
1상 중간분석 결과, 유효성 측면에서는 모든 백신 접종자에게서 중화항체가 생성됐으며, 국제표준혈청[완치자혈청: 국립바이오의약품연구소(NIBSC, 영국)에서 제조] 패널 대비 5배 이상의 높은 수치를 나타냈다.
안전성 측면에서는 백신 접종 시 일반적으로 나타나는 이상사례(주사부위 통증, 피로, 근육통, 두통 등) 외 특별한 부작용은 보고되지 않았다.
이 외에 생식발생 독성(시험물질이 포유류의 생식·발생에 미치는 영향을 규명하는 시험) 및 동물모델 공격시험(코로나19 바이러스에 감수성이 있는 동물에 백신을 접종한 후 코로나19 바이러스에 노출시켜 백신의 방어효과를 확인하는 시험) 등 비임상시험자료, 3상 시료의 특성 및 배치분석 결과 등 품질에 대한 자료를 검토했다.
◆전문가 자문 및 검토 결과…자가면역질환자 임상시험에서 제외
식약처는 코로나19 백신의 심사 과정에서 전문성과 객관성을 확보하기 위해 임상승인 전 전문가 자문회의를 거치고 있다는 설명이다.
실제 지난 9일 코로나19 백신 외부 임상전문가들과 자문회의를 개최하고, 3상 임상시험 진입을 위한 근거자료의 적절성 및 임상시험계획의 타당성에 대하여 자문을 받았다.
자문회의 결과 3상 비교임상 진입이 가능한 것으로 결론을 내렸으며, 대조백신의 부작용으로 알려진 ‘혈전증이나 면역혈소판감소증 등 자가면역질환자’는 임상시험에서 제외해야 한다는 의견이 제시됐다.
◆임상시험 승인…국내 백신 자급화 첫걸음
이번 임상시험 승인은 코로나19 유행이 이어지는 상황 속에서 최초로 국산 코로나19 백신이 3상 임상에 돌입함에 따라, 국내 백신 자급화를 위한 첫걸음을 내딛었다는 데 의미가 있다.
특히 △글로벌 백신 선도 기업이 없는 국가임에도 국내 개발 코로나19 백신에 대한 임상 3상을 승인했다는 점, △면역대리지표(ICP)가 정립되기 전이지만 전통적인 위약임상으로 국제적인 임상 3상을 하기가 쉽지 않은 상황에서 적극적이고 면밀한 심사로 비교임상 방식을 추진했다는 점, △코로나19 변이 바이러스 대응을 위해 필수불가결할 것으로 전망되는 비교임상 방식을 선제적으로 도입, 향후 국제 표준을 주도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내부 심사결과 및 자문의견 종합 검토…승인 결정
식약처는 내부 심사결과 및 자문의견을 종합적으로 검토해 GBP510에 대한 3상 임상시험을 승인하기로 결정했다.
GBP510의 비임상, 1상 중간분석 결과 안전성과 면역원성 측면에서 3상 임상시험 진입이 가능하고, 시험백신의 효과를 입증할 수 있는 디자인으로 임상시험이 설계됐다고 판단했다.
다만 전문가 자문결과에 따라 ‘혈전증이나 면역혈소판감소증 등 자가면역질환자’는 제외하도록 임상시험계획을 시정승인했다.
식약처는 “이 제품의 임상승인 이후에도 임상 현장과 지속적으로 소통하면서 임상시험이 원활하게 진행될 수 있도록 지원하고, 이 외에 국내에서 임상을 진행하고 있는 다른 제품도 신속하게 3상 임상시험에 진입할 수 있도록 지속적으로 지원하겠다”며, “임상시험 참여자의 예상하지 못한 중대한 이상반응 등 안전에 관한 사항이나 임상시험 실시에 영향을 미치는 의약품 정보 등을 철저히 모니터링하면서 임상시험이 안전하게 진행될 수 있도록 관리에 만전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GBP510은 유전자 재조합 기술을 이용해 만든 코로나19 바이러스의 표면항원 단백질을 주입해 면역반응을 유도하는 ‘재조합 백신’이다.
표면항원 단백질을 투여하면 체내에서 면역세포를 자극해 중화항체 생성을 유도하며, 인체에 코로나19 바이러스가 침입했을 때 바이러스를 중화해 제거하게 된다.
이 백신은 특히 항원 노출을 증가시키는 기술을 활용하여 항체를 많이 생성해 면역효과를 높일 수 있도록 개발됐다.
(그림)GBP510 제조과정 개요
(표)진행 중인 코로나19 백신 임상시험(8.10. 기준)
연변 | 의뢰자 | 제품명 | 단계 | 승인일 | 플랫폼 |
1 | 국제백신연구소 | INO-4800 | 1·2a상 | 2020-06-02 | DNA 백신 |
2 | 에스케이바이오 | NBP2001 | 1상 | 2020-11-23 | 재조합백신 |
3 | (주)셀리드 | AdCLD-CoV19 | 1·2a상 | 2020-12-04 | 바이러스벡터 백신 |
AdCLD-CoV19-1 | 1상 | 2021-07-23 | |||
4 | 진원생명과학(주) | GLS-5310 | 1·2a상 | 2020-12-04 | DNA 백신 |
5 | (주)제넥신 | GX-19N | 1·2a상 | 2020-12-11 | |
1상 | 2021-01-29 | ||||
6 | 에스케이바이오 | GBP510(면역증강제: 알루미늄) | 1·2상 | 2020-12-31 | 재조합백신 |
7 | ㈜유바이오로직스 | 유코백-19 | 1·2상 | 2021-01-20 | |
8 | 에스케이바이오 | GBP510(면역증강제: AS03) | 1·2상 | 2021-01-26 | |
3상 | 2021-08-10 | ||||
9 | (주)큐라티스 | QTP104 | 1상 | 2021-07-19 | RNA 백신 |
10 | 에이치케이이노엔(주) | IN-B009주 | 1상 | 2021-07-22 | 재조합백신 |
◆비교임상 필요성 국제사회 확산 노력 등
식약처는 비교임상 필요성에 대해 세계보건기구(WHO), 감염병예방혁신연합(CEPI), 해외 규제기관들과의 회의, 워크숍 등에서 지속적으로 소통해 백신 접종률이 높아지고 있는 상황 속에서 기존의 위약대조 방식으로 3상 임상을 진행하는 것이 현실적으로 어려워 비교임상이 필요하다는 공감대를 국제사회에 확산시키고 있다는 설명이다.
또 식약처는 코로나19 등 신종 감염병 위기에 대응하기 위해 국내 개발 백신으로 백신 주권을 확보할 수 있도록 연구개발부터 허가까지 백신 개발 전(全) 과정을 지원하는 ‘우리 백신 프로젝트’를 추진하고 있다.
[메디컬월드뉴스 김영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