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신 medicalkorea1@daum.net
30대 고혈압 환자 10명 중 8명 이상은 본인이 고혈압이라는 것을 인지하지 못하는 것으로 조사돼 적극적인 관심과 치료에 나서야 할 것으로 보인다.
◆사각지대에 빠진 30~40대 젊은 고혈압 환자들
제7기 국민건강영양조사(2016~2018년)에 따르면 30대 젊은 고혈압 환자의 인지율은 19.8%였고, 치료율(16.9%)과 조절률(12.3%)은 더 낮아졌다.
40대 고혈압 인지율도 지난 2007~2009년 47.7%에서 2016~2018년 44.8%로 줄었고, 이로 인한 치료율(38.8%->38.2%)도 낮아졌다. 조절률은 27.9%에서 29.1%로 높아졌다.
반면 60대 이상 고혈압 환자 10명 중 8명 이상이 고혈압 진단을 받고, 본인이 고혈압이라는 것을 알고 있으며, 치료율·조절률도 60~80%대를 기록하는 등 꾸준히 향상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70세 이상도 고혈압이 인지율이 2007~2009년 77.6%에서 2016~2018년 87.6%로 향상됐으며, 치료율도 73.5%에서 84.5%, 조절률도 49.4%에서 60.3%로 향상됐다.
대한고혈압학회 편욱범(이대서울병원 순환기내과 교수) 이사장은 “30~40대 젊은층의 낮은 고혈압 인지율로 인해 치료와 관리 사각지대에 빠지고 있다. 이로 인해 목표 혈압으로 낮추고, 조절하는 시기도 늦어져 문제가 되고 있다”며, “젊은층의 적극적인 관심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30대 고혈압 인지율 10%, 치료율 6% ‘심각’
대한고혈압학회가 지난 2019년 5월 한 달간 진행한 MMM캠페인(5월은 혈압 측정의 달·May Measurement Month)에 참가한 9,950명(남 42%, 여 58%)을 분석한 결과 인지율은 30대는 10%, 40대 26%, 50대는 40%였다. 반면 60대 이상에서 고혈압 인지율은 60대 55%, 70대 65%로 높았다.
고혈압 유병률은 30대 18%, 40대 25%, 50대 34%, 60대 33%, 70대 37% 등으로 나이가 많아질수록 그 비율은 높아졌다.
문제는 고혈압 치료율이 30대 6%, 40대 19%, 50대 30%, 60대 52%, 70대 64%로 저조했다는 점이다. 특히 30대(6%)와 40대(19%)의 치료율은 다른 연령대에 비해 크게 낮은 것으로 조사됐다.
또 1년 이내 혈압을 측정하지 않은 경우도 11%, 3%는 “평생 한 번도 측정해보지 않았다”고 답했다.
대한고혈압학회 손일석(강동경희대병원 심장혈관내과 교수) 홍보이사는 “30~40대 젊은 고혈압 환자가 ‘고혈압 관리 취약계층’으로 드러난 것은 물론 소득수준이 낮을수록 고혈압 유병률이 높아지고 격차도 계속 벌어지고 있는 것이 문제이다”고 지적했다.
편욱범 이사장도 “젊은 고혈압 환자들의 병 인지율이 10%에 불과해 치료와 관리 사각지대에 빠져있다”며, “이를 해결하기 위한 사회적인 노력은 물론 환자들의 적극적인 관심과 노력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젊은 고혈압 환자들이 인지 못하는 이유는?…젊을 때 치료가 더 효과적
30~40대 젊은 고혈압 환자들이 인지하지 못하는 대표적인 이유에 대해 손일석 홍보이사는 “▲고혈압 자체가 별다른 증상이 없다는 점 ‘침묵의 살인자(silent killer)’, ▲아직 젊기 때문에 고혈압이어도 큰 문제가 생기지 않을 것으로 본인 건강에 대한 과신, ▲혈압약을 한번 복용하기 시작하면 평생 먹어야 한다는 두려움 등의 잘못된 정보 등 때문인 것 같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젊을 때 적극적인 치료를 하는 것이 더 효과적이다.
◆젊을 때 고혈압 치료 시…합병증으로 인한 사망 줄이는 효과
젊을 때 고혈압을 치료하면 합병증으로 인한 사망을 줄이는 효과가 있다는 분석결과도 제시됐다.
대한고혈압학회 김현창(연세대의대 예방의학교실 교수)윤리이사가 분석한 역학 연구 결과에 따르면 수축기(최고) 혈압이 20㎜Hg 낮아지면 70대에서는 뇌졸중 사망률이 50%, 관상동맥질환 사망률이 40% 줄어들지만 40대에서는 뇌졸중 사망률이 64%, 관상동맥질환사망률은 51%까지 감소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고혈압을 낮추기 위한 관리 방법은?
고혈압을 낮추기 위해서는 혈압이 올라가는 초기부터 적극적인 생활습관 개선이 중요하다. 가정용 혈압계를 이용해 하루 2회(아침 기상 시, 취침 전 등)씩 혈압을 측정하는 것이 좋다.
즉 고혈압이라고 해서 반드시 혈압약을 먹어야 하는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고혈압(140/90㎎Hg 이상) 전 단계라면 생활습관 조절(소금 섭취 줄이기, 체중 조절, 금연 등)을 통해서도 조절이 가능하다.
문제는 고혈압을 방치하면 심장 비대나 심부전·콩팥병 등 합병증이 발생할 수 있고, 동맥경화·뇌졸중 등 심뇌혈관질환으로 이어져 목숨을 위협할 수도 있다.
특히 고혈압·심뇌혈관질환 가족력, 흡연·비만·이상지질혈증 등 심뇌혈관질환 위험인자가 있다면 더 주의해야 한다.
또 최근 일정한 간격으로 측정한 혈압이 꾸준히 135/85㎎Hg를 넘는다면 진료를 받아보는 것이 좋다.
[메디컬월드뉴스 김영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