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신 medicalkorea1@daum.net
최근 몇 년간 인공지능 기술의 의료 적용에 관한 많은 소식들이 언론을 통해 보도되면서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지만 실제 진료현장에서 아직 적용되는 인공지능 기술이 거의 없는 것이 현실이다.
◆구글, 인공지능기술 의료적용 관련 현 수준과 의료 도입 등 종합적 설명
이런 가운데 구글이 지난 10월 29일 BMC Medicine 이라는 학술저널을 통하여 관련 내용을 발표해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Kelly CJ, Karthikesalingam A, Suleyman M, Corrado G, King D. Key challenges for delivering clinical impact with artificial intelligence. BMC Med. 2019 Oct29;17(1):195].
이번 발표에 관심이 높은 이유는 ▲많은 전문가들이 인정하는 인공지능 분야 세계 최고 회사에서 발표한 논문이라는 점, ▲인공지능기술의 의료 적용 관련 현 수준과 의료 도입을 위해 풀어 나가야 할 여러 어려움들에 대하여 종합적으로 자세하게 설명하는 논문이라는 점 등 때문이다.
이 논문을 통하여 구글은 인공지능 기술의 의료적용에 있어 대표적인 어려움으로 다음의 15가지를 꼽았다.
▲인공지능 시스템의 유용성을 확인하기 위한 전향적 임상연구의 부족
▲전문가 동료심사(peer review)를 거친 검증자료의 부족
▲환자 진료 결과에 궁극적으로 도움이 되는지를 밝히는 무작위임상시험의 부족
▲진료현장의 실제적 성능/효과를 잘 반영하지 못하는 지표들
▲여러 유사/동일 기능 인공지능 알고리즘 간 성능을 직접 비교하기 어려움
▲인공지능의 과학/기술적 한계
▲환자, 진료환경, 시간에 따라 변화하는 의료자료
▲실제 중요한 정보가 아닌 우연한 교란변수에 의한 영향
▲인공지능 시스템의 결과를 일반화 함에 있어 제약
▲인공지능 알고리즘의 편향(예, 특정 인종에 대한 차별)
▲적대적 공격이나 전산적 조작에 대한 취약성
▲인공지능 시스템 이식이 어려운 현재 의료 전산인프라
▲지속적으로 변화하는 인공지능을 평가/관리하기 위한 체계의 결여
▲인간-컴퓨터 상호작용에 대한 이해 부족
▲블랙박스가 아닌 설명 가능한 인공지능을 만들기 위한 기술 발전의 필요성
◆대한영상의학회에서 바라본 구글 논문은?
대한영상의학회 박성호(울산의대 서울아산병원 영상의학과 교수, ‘Radiology’ 인공지능분야 부편집인)임상연구네트워크장은 “구글의 논문에 나오는 내용들은 의학계에서 최근 Lancet, JAMA 등 저명한 학술지를 통하여 보고하였던 내용들과 일맥상통하고, 대한영상의학회도 유사한 근거와 원칙에 따라 2018년 12월 ‘첨단 디지털 헬스케어 의료기기를 진료에 도입할 때 평가원칙(대한의사협회지)’이란 논문을 발간한 적이 있다”며, “하지만 의학계가 아닌 산업계 특히 최고의 기술력을 자랑하는 구글과 같은 사회적 영향력이 매우 큰 회사가 이런 논문을 발간하였다는 것이 큰 의미가 있다”고 평가하였다.
박성호 임상연구네트워크장은 이번 논문과 관련하여 다음과 같이 분석, 제시하였다.
▲산업계/공학계, 인공지능 기술 의료 적용 이해 높아져
이 논문은 인공지능 기술이 제대로 의료에 적용되기 위하여 무엇이 필요한지에 대하여 산업계/공학계의 이해가 많이 높아졌음을 보여준다는 분석이다.
박성호 임상연구네트워크장은 “이러한 이해가 있었기에 구글이 인공지능의 의료적용에 있어 다른 조직에 비해 우월한 경쟁력을 가질 수 있다고 보아야 한다”며, “의료인공지능 기술을 개발하는 회사나 연구자들이 근시안 적으로 사업적 측면에만 너무 집중을 하거나 상업적 목적의 과장을 만들거나 하지 않고, 환자와 의료진에게 도움을 주겠다는 의료기술개발의 본연의 목적과 가치를 한 번 더 생각하며, 이 논문에 제시된 여러 어려움들을 잘 이해하고 해결하려 노력할 때, 인공지능 기술을 이용한 의료의 혁신과 사업적 성공을 모두 거둘 수 있을 것이다”고 설명하였다.
▲인공지능 의료기기 적절한 임상검증 중요
논문에 제시된 여러 사항들 중 환자의 안전과 이익을 보장하기 위하여 인공지능 의료기기에 대한 적절한 임상검증은 특히 중요하다.
세계의 수많은 개발자들이 유사하거나 동일한 기능의 인공지능 의료기기들을 개발하고 있는 현 상황에서 의료진과 환자 입장에서는 당연히 임상검증이 더 철저하게 된 의료기기를 선택하게 될 것이고, 따라서 개발자 입장에서도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적절한 임상검증의 중요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는 분석이다.
▲인공지능 시스템 결과, 대부분 다양한 의료현장에 일반화 어려워
구글이 논문에 제시한 것처럼 현재 인공지능이 갖는 기술적 제약과 의료빅데이터가 가지는 제약으로 인해 인공지능 시스템이 제시하는 결과는 대다수의 경우 다양한 의료 현장에 일반화가 어렵다.
따라서 대부분의 경우에 있어 전문의료진이 인공지능의 결과를 검토 확인하고, 개별 환자 및 진료 상황에 맞추어 최종적으로 해석을 해야 한다.
또 사람이 잘하는 것과 컴퓨터가 잘하는 것은 서로 다르며 둘의 장점을 합해 놓았을 때 가장 좋은 결과가 나올 것으로 기대된다.
박성호 임상연구네트워크장은 “현재 실제 임상진료에 널리 이용되는 인공지능 기술은 별로 없다”며, “의료 관련 인공지능 기술을 이야기할 때 항상 인용되는 IBM의 Watson for Oncology도 대중에 알려진 것과는 달리 진단이 기대만큼 정확하지 않아 널리 보급되지 못하였고, IBM은2018년 상반기 해당사업부를 70% 정도 줄이는 구조조정을 하며 사업을 대폭 축소하였다”고 설명하였다.
대한영상의학회 오주형(경희대병원 영상의학과 교수)회장은 “이런 상황들을 고려하면 ‘의료인 대 인공지능’은 대부분의 실제 진료상황과는 맞지 않는 생각이며, ‘의료인과 인공지능의 협업’ 또는 ‘인공지능을 잘 알고 사용할 줄 아는 의료인’이 인공지능 시대에 의료를 발전시키는 올바른 방향이다”며, “따라서 인공지능 기술을 이용하여 진료를 개선하고 환자에게 도움을 주기 위해서는 의료진들의 역할이 더욱 중요하다”고 강조하였다.
[메디컬월드뉴스 김영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