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신 medicalkorea1@daum.net
전국 병원 중앙공급실 10곳 중 3곳만 수술기구 전 과정 멸균을 하는 것으로 조사돼 전문화된 재처리과정이 필요한 것으로 나타났다.
병원중앙공급간호사회(회장 유주화, 서울대학교병원)가 지난 23일 삼성서울병원 본관 대강당에서 개최한 2018년 춘계학술대회에서 이같은 내용의 2017 전국 중앙공급실 운영 현황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병원 내부 지침서나 규정집, 멸균일지 작성 vs 500병상 미만 기계세척기 보유 부족
이번 조사는 전국 160개 의료기관 중앙공급실 담당자를 대상으로 진행했다.
그 결과 응답기관 중 중앙공급실에서의 수술기구 멸균 현황은 세척부터 전 과정을 시행하는 곳은 33.1%(53개 병원), 일부 시행은 40.6%(65개 병원)로 조사됐다.
이에 따라 수술장 내의 재처리과정이 중앙공급실로 통합되어 보다 전문화된 재처리과정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또 500병상 이상의 응답기관 대다수(94~96%)가 기계세척기를 갖추고 있는 반면, 300~499병상과 300병상 미만의 기계세척기 보유율은 각각 68.8%(32개 중 20개), 45.8%(59개 중 27개)에 그쳤다.
‘체내 삽입기구 및 즉각사용 멸균 시’에 약 절반(52.5%)만 멸균모니터링 지표(생물학적 지표 등)를 사용한다고 응답했다.
아울러, 의료기구의 1차 오염제거 장소로 사용부서(59.4%)가 중앙공급실(31.9%)보다 높아 더 안전한 세척환경이 정착되도록 개선하는 노력이 필요한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응답기관의 98.8%(158개)가 세척·포장·멸균에 대한 병원 내부 지침서나 규정집을 보유했으며, 99.4%(159개)가 멸균일지를 작성하는 등(수기 73.1%, 전산 6.3%, 병행 20.0%) 의료감염 관리를 위한 회원 병원들이 노력하고 있는 조사됐다.
◆글로벌 멸균확인 방식에 대한 가이드라인 소개 외
이번 학술대회에는 글로벌 멸균확인 방식에 대한 가이드라인(이하 가이드라인)도 소개돼 관심을 모았다.
서울의료원 김지인 팀장은 해외연수발표 세션에서 2017 세계멸균학회 컨퍼런스에 참석했던 내용 중 이 같은 가이드라인을 소개했다.
김 팀장은 “유럽, 북미 지역 모두 환자치료에 사용되는 의료장비의 멸균을 감염예방 전략의 필수요소로 보고, 지역에 따라 강조하는 방식의 차이는 다소 있지만 멸균과정의 모니터링을 위한 멸균확인 프로그램을 적극 적용하고 있다”며, 멸균확인의 세계적 일반화 경향에 대해 제시했다.
또 학술세미나 세션에서는 효율적인 중앙공급업무 수행과 실무환경 개선을 위한 학술연구 6건의 구연발표와 5건의 지면발표가 이어졌다.
특히 울산대학교병원팀은 ‘멸균 표준관리 강화활동’ 주제로 멸균 관리 지속성을 유지하기 위한 주기적인 교육과 관리의 필요성 및 멸균기 관리 업무 프로세스 정립 및 관련부서 협조의 중요성에 대해 소개해 관심을 모았다.
이외에 의료기구 세척과 관련된 업무개선을 통한 감염예방활동, 멸균물품 관리지침 제공을 통한 지침준수율 향상, 멸균물품 유효기간에 관한 연구 등 다양한 실무에서의 업무개선 사례도 주목 받았다.
◆‘중앙공급부서 업무표준 지침서’ 5차 개정판 공개 등
이번 학술대회에는 ‘중앙공급부서 업무표준 지침서’의 5차 개정판도 공개됐다.
이번 개정판에는 환경·시설관리, 직원 안전 등의 내용이 강화됐으며, 변화하고 있는 재처리과정의 실무적 근거와 기준에 대한 최신내용들이 담겼다.
지난 1994년 최초 발간된 후 국내의 철저한 멸균과정 감시 및 검증, 평가, 기록 등에 대한 표준을 제시해온 이번 개정판은 학술대회에 참석한 중앙공급간호사회 회원 대상으로 무료 배포됐으며, 이후에는 병원중앙공급간호사회 홈페이지에서 구매할 수 있도록 했다.
병원중앙공급간호사회 유주화 회장은 “세계적으로 의료관련감염 관리가 주목 받고 있고 중앙공급실 간호사의 역할이 더욱 중요해지고 있는 시점에 이번 학술대회를 통해 병원감염예방의 첫 단추인 세척·소독·멸균에 대한 학술연구와 최신경향을 공유할 수 있어 뜻깊었다”며, “올 해 ‘중앙공급실 관련 소모품 자료집’ 발간과 선진병원 견학 프로그램 등 중앙공급부서 업무 향상을 위한 연구와 새로운 지식 보급에 앞장섬으로써 안전한 의료환경 조성에 기여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