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처음으로 외국계 영리병원의 국내 설립이 승인된 가운데 논란이 일고 있다.
보건복지부는 18일 제주특별자치도가 신청한 중국 녹지(綠地)그룹의 투자개방형 외국병원 ‘녹지국제병원’의 설립을 승인하기로 결정했다.
◆복지부 “철저하고 신중하게 검토하여 승인”
이번 승인에 대해 복지부는 절차에 따라 철저하고 신중하게 검토하여 승인한 것이며, 별다른 문제는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는 입장이다.
현재 법적으로도 경제자유구역 내 투자개방형 외국병원 설립이 허용이 된 상황이기 때문에 녹지국제병원이 중요한 시험무대가 될 것이라는 반응이다.
복지부의 승인에 따라 제주도가 최종 허가만 하면 본격적인 설립절차를 실행할 수 있게 된다.
녹지그룹의 사업계획서에 따르면 녹지국제병원은 서귀포시 토평동 제주헬스케어타운에 총 778억원을 투입해 2만8,163㎡ 부지에 지상 3층, 지하 1층 규모로 건립되며, 개원 목표일은 2017년 3월이다.
주요 구성은 성형외과·피부과·내과·가정의학과 등 4개 진료과목에 의사(9명)·간호사(28명) 등 총 134명의 인력으로 운영한다는 계획이다.
◆시민단체들 반발이어져 “국민의 건강과 생명을 내팽개치고야 만 것”
반면 복지부의 이번 승인과 관련해 시민단체들의 강력한 반발이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실제 전국보건의료산업노동조합(이하 보건의료노조)은 18일 ‘보건복지부 제주 영리병원 승인 철회 요구 및 장관 사퇴 축구 성명’을 내고 영리병원 저지를 위한 모든 수단과 방법을 동원해 투쟁할 것이라는 입장을 제시했다. 
보건의료노조는 성명서를 통해 “복지부가 ‘돌아올 수 없는 강’을 건너고야 말았다. 국민의 건강과 생명을 지켜야 할 정부가 의료를 돈벌이의 수단으로 삼는 영리병원 허용에 결국 도장을 찍고 국민의 건강과 생명을 내팽개치고야 만 것이다”고 밝혔다.
또 “영리병원의 승인으로 국민들의 건강과 생명을 담보로 한 돈벌이는 더욱 횡행하게 될 것이고, 의료공공성은 급속하게 파괴될 위협에 놓이게 되었다”며 “오늘의 영리병원 승인은 향후 영리병원 설립을 부추기게 될 것이며 한국의료체계가 더욱 영리화, 상업화, 민영화되어 병원비는 폭등하고, 건강보험마저 붕괴되는 이른바 의료대재앙의 전주곡이 되고 있다”고 덧붙였다.
특히 보건의료노조는 정진엽 보건복지부 장관이 지난 취임 초 인사청문회는 물론 12월 9일에도 “내가 (장관으로)있는 동안 우리나라에 영리병원을 도입할 생각은 추호도 없다”며 “우리나라처럼 이렇게 좋은 건강보험이 있는 곳에서는 영리병원이 필요 없다고 강하게 생각한다”고 한 부분에 대해서도 강하게 비판했다.
보건의료노조는 “우리 노조는 단 하나의 영리병원도 결코 허용할 생각이 없다”며 “보건복지부의 승인 철회를 포함하여 녹지병원 설립을 위해 마지막 남은 절차인 제주도 보건의료정책심의위원회 심의를 저지하기 위한 투쟁과 함께 영리병원 설립을 저지하기 위하여 모든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강력히 투쟁해 나갈 것이다”고 강조했다.

◆네티즌들 “의료민영화 우려”VS “정확한 근거 필요”
이에 네티즌들은 대부분 의료민영화 우려를 제기하고 있다.
실제 “진짜 다른 건 몰라도 이건 막아야 해요. 이게 의료민영화의 시작이고 서민들 헬게이트 오픈이죠. 곧 아픈 게 죄가 되는 시대가 도래할 수도. 점점 멕시코가 되어가는구나” “의료민영화 절대안된다. 누굴위한 민영화인가” “외국영리병원 그동안 최대 관심사는 송도국제병원인데 이제 명분을 받아 조만간 송도에 국제병원생길 듯 ㅋㅋㅋ 경제활성화하려 의료민영화라?” “미국에도 좋은제도 많다 미군 다치면 자비로 치료 안한다. 국가가 해준다. 노인되서 재산 소득 부족하면 자식이 아무리 잘살아도 국가가 부양한다. 이런 좋은거 좀 수입하면 안되나?” 등의 반응을 보였다.
반면 정확한 근거를 가지고 반박해야 한다는 의견도 제시됐다.
실제 “사실상 성형외과 병원이고, 그 투자금을 중국으로 회수할 수 있도록 영리법인의 형식을 취하여 제주도에 설립하는 것이니, 직접적인 경쟁상대는 보험환자를 진료하는 국내병원이 아니라 강남 성형외과 병원들입니다. 반대를 하는 것은 좋으나 근거는 정확성을 기해야 한다”고 밝히기도 했다.
한편 투자개방형 외국병원은 외국 자본과 국내 의료자원을 결합시켜 외국인 환자 위주의 종합 의료서비스를 제공하는 곳으로 주주를 모아서 대규모 자본을 모을 수도 있고, 주주의 이익을 위해 수익을 창출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영리병원은 비영리 기관으로 운영되는 다른 의료기관과 달리 병원 운영으로 생긴 수익금을 투자자가 회수할 수 있다.
정부는 외국인 투자비율이 출자총액의 50% 이상인 외국계 영리병원을 제주도와 경제자유구역에 한해 허용하고 있는데, 건강보험 적용을 받지 않는다는 전제조건에서는 내국인도 이용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