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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응급의학의사회 “뺑뺑이 사망사건 등 위기 절정… 53개 법안에도 현장 목소리 전무” - “현장 배제한 탁상입법, 응급의료 완전 붕괴시킨다” - “K-EMTALA 필요…무조건 수용 강제하려면 무조건 면책 보장을”
  • 기사등록 2026-08-30 19:0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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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와 국회의 탁상입법과 징벌적 강제수용 정책이 응급의료 체계를 회복 불가능한 단계로 몰아가고 있다”

대한응급의학의사회(회장 이형민)는 지난 8월 30일 개최한 2026 KEMA학술대회 기자회견에서 이같이 밝히며, 현장 전문가 의견수렴 없는 입법 강행의 즉각적인 중단을 촉구했다.

◆“소아·산모 수용곤란 전국화”…위기의 응급의료 현장

이형민 회장은 “소아나 산모, 특정질환에 대한 응급실 수용곤란과 이송지연이 일부 지역이 아닌 전국적 추세로 고착되고 있다”고 진단했다. 

늘어나는 법적 위험성 부담으로 응급실을 포기하는 응급의학 전문의가 증가하고 있어 향후 어려움이 가중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 회장은 “현장을 모르고 이해하지 못하는 자들이 만드는 법은 개혁이 아니라 개악이 된다”며 “정부를 향해 처벌과 강제, 통제와 감시만을 골자로 하는 입법 선동을 중단하라”고 요구했다. 

이어 “당사자인 응급의학과 의사들의 목소리를 배제한 정책은 수용할 수 없으며, 그로 인한 응급의료 체계 붕괴의 책임은 전적으로 정부와 국회에 있다”고 강조했다.


◆최근 1년 53개 법안 발의…“현장 배려는 어디에도 없어”

의사회에 따르면 최근 1년간 응급의료법 개정안 53개 의안이 국회에 발의됐다. 

▲응급실 수용·전원 체계 개편 17건 ▲구급차·이송 인프라 관리 18건 ▲예산 확보·기금 지원 14건 ▲의료인력 처우 13건 ▲의료취약지 지원 7건 ▲AED 설치 의무 확대 12건 ▲의료사고 책임 경감 4건 ▲응급실 안전·정보공개 7건 등으로 구성됐다.

의사회는 이 중 우선수용병원 강제화 법안에 대해 배후 진료 능력이 없는 상태에서 응급실 수용을 강제하는 것은 현장에 대한 폭력이라고 지적했다. 

이미 수용 능력을 초과한 응급실에 환자를 강제로 밀어 넣을 경우 기존 환자와 신규 환자 모두에게 치명적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는 것이다.

실시간 정보공개 의무화 법안에 대해서도 환자 볼 시간을 빼앗아 컴퓨터 입력에 쓰라는 탁상행정의 극치라며, 입력 정보와 현장 상황의 오차 발생 시 책임자 처벌로 이어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형사처벌을 강화할수록 의사들이 현장을 떠나 결국 응급의료 인력의 완전한 고갈로 이어질 것이라고도 경고했다.

◆“K-EMTALA 필요”… 무조건 수용엔 무조건 면책을

의사회는 미국의 EMTALA(응급의료 관련 연방법)를 예로 들며, 미국은 응급환자 무조건 수용 원칙과 함께 명확한 우회(diversion) 기준과 병원·국가의 책임을 함께 규정해 통상적 수준의 처치를 제공한 의사에게는 결과가 나쁘더라도 형사책임을 묻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반면 한국은 2021년 제정된 수용거부 금지법이 정당한 수용곤란 사유에 대한 구체적 시행규칙 없이 현장을 압박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정부가 입법예고한 응급의료법 시행령 개정안은 시설·인력·장비가 모두 운용 중이거나 재난 상황 등을 '정당한 사유'로 규정하고 있다.

의사회는 “시설·인력이 얼마나 부족해야 정당한지 판단 기준과 주체가 없다”며 “결국 문제 발생 시 수용을 거절한 의료진이 책임을 질 수밖에 없는 구조”라고 비판했다.


의사회는 올해 하반기 시작되는 향후 5개년 응급의료 발전계획 수립 위원회에 현장 전문가 자격으로 적극 참여하겠다며, 비전문가 중심이 아닌 현장의 목소리를 경청하는 위원회 구성을 요구했다.

이 회장은 “현장의 전문가들과 상의하지 않고 임상적 현실을 반영하지 않은 정책은 절대 해결책이 될 수 없다”며 “보건당국과 국회는 실효성 없는 징벌적 입법 폭주를 즉각 중단하고 진정성 있는 대화의 장으로 나올 것”을 촉구했다. 

이어 “응급의료 개혁을 위한 골든타임이 지나갔지만, 지금부터라도 현장에 희망을 주는 정책이 마련되기를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메디컬월드뉴스 김영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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