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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료분쟁조정법 개정안 법사위 통과…대한응급의학의사회 “최악의 개악” 규탄 - 중과실 기준 모호·책임보험 의무화 등 쟁점 산적 - 의료계·환자단체 엇갈린 평가
  • 기사등록 2026-03-31 19:03: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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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료분쟁조정법 개정안이 3월 30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를 통과해 본 회의만을 남겨뒀다.

하지만 의료계와 환자단체 안팎에서 환영과 반발이 동시에 쏟아지며 법안의 실효성과 균형성을 둘러싼 논란이 가열되고 있다.


◆‘설명의무·책임보험·조정성립’ 충족 시 기소 제한

이번 개정안은 보건의료인에게 특정 의료사고 발생 시 설명 의무를 부여하되, 유감 표시가 향후 민형사상 책임의 증거로 사용될 수 없도록 했다. 

또한 업무상 과실치상죄를 범한 보건의료인이 중대한 과실 없이 설명의무를 이행하고 책임보험에 가입한 상태에서 의료분쟁조정제도에 따른 조정이 성립한 경우, 피해자의 의사에 반해 공소를 제기할 수 없도록 하는 내용을 담았다.


◆ KEMA “형사면책이라는 허울 좋은 포장지…최악의 개악”

대한응급의학의사회(KEMA)는 성명서를 통해 개정안을 “기만적 법안”으로 규정하며 대표적인 4가지 문제점을 제시했다. 


▲중과실 기준

‘중대한 과실’ 예외 조항에 대해 중과실의 기준이 어디에도 명시되지 않아 환자 측이 동의하지 않으면 중과실로 몰아갈 여지가 크고, 경찰·검찰의 강압적 수사는 달라지지 않을 것이라는 우려다.


▲“감옥 안가려면 합의금 협박”

책임보험 가입 의무화와 손해배상 이행을 형사면책 조건으로 내건 구조에 대해 “감옥에 가지 않으려면 천문학적 합의금을 물어주라는 협박”이라며, 배상 책임을 현장 의료진과 의료기관에만 떠넘기는 구조가 진료 축소와 필수의료 기피를 가속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국가, 무과실 보상체계 선행 주장 

불가항력적 의료사고에 대해 국가가 전적으로 배상 책임을 지는 무과실 보상체계가 선행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현행 법안은 국가는 뒤로 빠지고 의료진과 환자가 소모적 분쟁을 반복하도록 방치하는 구조라는 비판이다. 


▲사법적 혼란 우려 

의료사고 심의위원회에 대해서도 비전문가가 심의 과정에 개입해 의료진의 선의를 맥락 없이 단죄할 경우 사법적 혼란이 극에 달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KEMA는 “선의의 필수의료에 대한 100% 형사 책임 면제와 무과실 의료사고에 대한 국가 주도 보상제도가 마련되지 않는 한 필수의료는 결코 소생할 수 없다”고 경고했다.


◆환자단체 간에도 시각차

환자 측 내부에서도 평가가 엇갈렸다. 

한국환자단체연합회는 지난 30일 국회 정문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형사 기소 제한 등의 문제를 지적하며 반대 입장을 밝혔다.

반면 한국중증질환연합회는 31일 성명을 통해 “이번 개정안은 의료사고 입증 책임을 환자에게 전가해온 구조를 완화하고 국가 차원의 분쟁 해결 틀을 마련했다는 점에서 매우 고무적인 진전”이라며 환영했다. 

다만 제도 시행 이후 환자 중심 위원회 구성과 실효성 있는 보상 재원 마련 등 후속 조치가 뒷받침돼야 한다고 덧붙였다.


◆여야 내부에서도 시각차

법사위 심의 과정에서 여야 의원들 사이에서도 시각차가 드러났다. 

박은정 조국혁신당 의원은 중과실 판단이 법원마다 달라 의료인 입장에서 예측이 불가능했던 형사 리스크를 유형화한 것으로 평가하며 법안 취지에 공감한 반면 신동욱 국민의힘 의원은 결국 의사들만 면책시켜주는 법이라고 비판했다. 

표결 과정에서도 유관단체 이견과 여야 간 충분한 논의 부재를 이유로 이의가 제기됐다.


◆본회의 앞두고 과제 산적…중과실 기준·보상체계 구체화 관건

의료분쟁조정법 개정안은 의료인의 형사 부담 경감과 환자의 신속한 피해 구제라는 두 가지 목표를 동시에 추구하지만, 의료계는 면책 범위가 불충분하다고 보고 일부 환자단체는 면책 자체가 과도하다고 보는 상반된 비판에 직면해 있다. 

결국 중과실 기준의 구체화, 책임보험 운영 방식, 무과실 보상체계 도입 여부, 객관적 감정 시스템 구축 등 세부 쟁점에 대한 후속 논의가 본회의 처리 과정에서 어떻게 다뤄질지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메디컬월드뉴스 김영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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