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료정책연구원이 한국개발연구원(KDI)의 건강보험 진료비 지출 증가 요인 분석에 대해 방법론적 한계와 해석상 문제점을 지적하며, 우리나라 전문의 중심 일차의료의 효율성을 간과했다고 비판했다.
◆ 의료정책연구원, KDI 연구 분석의 한계 지적
의료정책연구원은 KDI가 Focus를 통해 발표한 ‘건강보험 진료비 지출 증가의 주요 요인이 의원급 의료기관(동네 병원)의 가격 상승’이라는 주장에 대해 여러 측면에서 반론을 제기했다.
연구원은 우선 KDI의 분석이 근거로 삼은 보고서가 아직 발간되지 않아 결과의 객관성을 검토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연구원은 KDI가 건강보험 지출 증가 요인을 가격, 수량, 인구요인으로 분해한 분석 방식에 한계가 있다고 비판했다.
특히 이 방식은 단순 가격 상승과 서비스의 강도(intensity)를 구분하지 못하는 문제가 있다고 설명했다.
최신 의료 장비 도입, 고품질 의약품 사용, 전문화된 의료서비스 제공 등으로 인한 비용 증가가 모두 ‘가격 요인’으로 집계되어 의료의 질적 향상이 반영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 의료비 증가의 다양한 요인과 국제 비교
의료정책연구원은 국민 생활수준 향상, 근거 중심 의학의 확산, 의료기술 발달 등이 의료비 증가의 자연스러운 요인임을 강조했다.
GDP 대비 경상의료비는 2009년 5.9%에서 2019년 8.1%로 증가했지만, 같은 기간 소비자물가지수는 18.5%, 1인당 명목국민소득은 56.3% 증가했다는 점을 언급했다.
연구원은 한국의 의료기관 방문 건당 진료비가 주요 선진국에 비해 높지 않다고 주장했다.
2025년 4월 기준, 영국 GP(일반의) 비용은 약 77,300원, 캐나다의 서비스 비용은 약 11만 8,400원인 반면, 한국의 외래방문 비용은 약 5만 1,928원으로 주요국의 50~60% 수준에 불과하다고 설명했다.
◆ 전문의 중심 일차의료의 장점 강조
의료정책연구원은 우리나라가 전문의 중심의 일차의료를 구축해 정확하고 신속한 진단, 최적의 치료계획 수립, 질병 진행 및 합병증 예방 등의 장점을 갖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를 통해 상급병원에서 고비용으로 진료받아야 할 질환을 일차의료에서 저비용으로 효율적으로 관리하고 있다는 것이다.
의료정책연구원은 “우리나라는 저비용으로 모든 건강지표를 세계 최고 수준으로 유지하고 있으며, 이는 효율적인 운영의 결과”라며 “건강보험 진료비 지출 분석 시 단순 요인 분해를 넘어 다차원적이고 정교한 분석 방법을 적용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일부 지표만으로 우리나라 의료체계를 평가하는 오류는 경계해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메디컬월드뉴스 김영신 기자]